선남골프장, 북측 9홀 47만여㎡ 골프장 용도 폐지…계획관리지역서 농림지역으로 환원…특정 법인 땅 38만평 땅값 타격 불가피

ⓒ김창숙 기자
ⓒ김창숙 기자

성주군이 특정인이 소유하면서 18홀 골프장 조성사업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북쪽 9홀 지역에 대해 체육시설 용도를 폐지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기 위한 수순에 들어갔다.

성주군은 지난달 30일 선남면 오도리에 위치한 선남골프장의 최대 걸림돌이던 북측 9홀 47만104㎡ 부지에 대해 골프장 건설을 위해 지정했던 계획관리지역의 용도지역도 농림지역으로 환원하는 형태의 변경안을 열람 공고했다.

이 같은 조치는 당초 18홀로 계획됐던 선남골프장을 북측 부지를 제외하고 남측 9홀 규모로 축소 조성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용도지역 변경 대상은 성주군 오도리 산23번지 일원 47만여㎡ 규모다. 이 땅 가운데 38만㎡가 특정 법인 소유다.

이 부지는 당초 농림지역으로 지정됐다가 지난 2013년 선남골프장 구역에 포함되면서 계획관리지역으로 되면서 공시지가 등 땅값이 급등했다.

농림지역 지정 2013년 당시 공시지가는 ㎡당 460원이었지만 골프장 용도로 변경되면서 공시지가는 2014년 6400원으로 크게 올랐다가 현재는 21.5배 이상 급등한 9900원에 달한다.

특정법인 A사는 2013년 8월 29일 선남면 오도리 소재 골프장 예정사유지 5필지 20만6530㎡ 임야를 7억9945만원에 사들였다. 평(3.3㎡)당 1만2780원선이다.

이 땅을 매입한 이후 2014년 1월 29일 포항 오천농협에서 다른 매수부지와 함께 13억원의 근저당을 설정하고 대출을 받았다. 2013년 평가됐던 평당 공시지가 1519원이 2014년 평당 2만1130만원으로 급등한 점이 반영됐을 것으로 해석된다.

A사는 같은 날 선남면 도흥리 소재 7만4876㎡도 매입했다. 선남골프장의 사업시행자인 대방건설(현 선남대방CC)이 골프장 편입 사유지를 매입해야 하는 2021년 1월 18일에는 5필지 2만4621㎡를 1억400만원에 사들였다.

평당 가격은 1만949원이다. 대방건설은 이 땅을 매입하기 위해 A사 측과 협상을 벌였지만 평당 10만원 이상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져 토지 매입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A사 대표 B씨는 매입한 토지를 다시 쪼개기 했다. 페이퍼컴퍼니 법인을 여러개 설립해 토지를 분할하는 등 토지 소유와 목적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골프장사업을 위한 행보도 보였다. A사는 골프장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C레저 법인을 2022년 7월 14일 설립했다. 대방건설의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를 대비해 추후 지정을 염두에 둔 사전 작업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또한 부동산 투기를 위한 전략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A사가 골프장 사업 추진에 진정성이 있었다면 대방건설 시행사 지정 이전에 충분한 기회가 있었음에도 참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특정법인 A사의 대응도 관심거리다. A사는 이 땅을 2013년 8월 29일 사들였다. 매입 시점은 경북도가 2013년 5월 16일자 체육시설용지로 고시한 직후다.

체육시설 용지로 변경된 상태에서 토지를 매입했다는 이유로 성주군의 이번 용도폐지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A사는 그러나 임업경영을 목적으로 설립한 농업회사법인이 골프장 사업부지를 매입했다는 점에서 체육시설용지 해제에 대한 이의가 정당할지 의문이다.

A사 법인 설립 시점도 석연치 않다. 땅 매입 직전인 8월 9일에 법인을 설립했다. 일회성 법인인 페이퍼컴퍼니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임업을 목적하는 법인이 체육시설용지를 사전에 왜 매입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주군이 추진하는 골프장사업에 대비해 부동산 투기를 목적으로 한 과정이라는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

성주군이 대방건설과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 협약한 2020년 8월 이전에 이미 골프장 예정사유지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선남골프장은 성주군 선남면 관화리 산33-1번지 일원에 110만6243㎡(군유지 71만9036㎡·국유지 2천43㎡·사유지 38만5164㎡) 18홀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었다. 군은 5차례의 공모 절차를 거친 후 2020년 8월 대방건설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선남골프장 조성사업에 편입되는 사유지 38만5164㎡ 대부분은 이처럼 대구 소재 농업회사법인 A사 소유다. 이 업체가 땅을 매도하지 않으면 대방건설은 골프장 조성사업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도시계획 전문가 D씨는 “이미 사업시행자 지위를 확보한 대방건설이 법원에서 모두 승소하면서 성주군이 골프장사업을 위해 북측을 잘라내는 모양새”라며 “이번 일로 A사와 오천농협 등 관계자들의 타격도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성주군 관계자는 “이번 공고는 주민의견을 듣기 위한 것이지, 최종 결정된 내용이 아니다”라며 “향후 행정절차 이행 과정에서 변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주락, 최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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