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협상서 車 관세 인하...철강 50% 고율 관세 유지...포스코·협력사 수출 직격탄...철강 중심 구조 고도화 필요
1박 2일간 경주에서 개최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본회의가 1일 공식 폐막했다.
한국은 올해 의장국으로서 정상회의 의제 조율과 합의 문서 채택을 주도하며 다자 경제협력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의장국 직은 중국으로 넘겨지며 내년 APEC은 중국 선전(深圳)에서 열린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전 열린 두 번째 정상세션을 끝으로 공식 일정을 마치며 “아태 지역에 새로운 이정표가 필요한 중차대한 시기에 대한민국이 의장국을 맡아 큰 기쁨과 영광”이라며 “적극 협력해준 각국 지도자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공식적으로 의장국 지위를 인계하며 “시 주석의 리더십 아래 APEC이 새로운 항해를 시작할 것”이라며 “한국도 올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 APEC의 성공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의장직을 이어받게 되어 영광”이라며 “회원국들의 신뢰와 지지에 감사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이번 회의를 성공적으로 이끈 한국 정부와 국민께 감사드린다”며 “아름다운 경주에서 훌륭한 경험을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시 주석은 지난밤 공식 만찬에서 등장한 나비 연출을 언급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는 “만찬장에 날아다닌 나비가 매우 아름다웠다”며 “내년에도 그 나비가 선전까지 날아와서 노래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내년에도 나비를 아름답게 날리겠느냐”고 묻자 이같은 답을 했다고 소개했다. 외교무대에서 보기 드문 유머가 오가며 우호적 분위기를 연출한 셈이다.
이날 폐막식에서는 회원국 대표들이 옥색 전통 직물 목도리를 두르고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스마일(Smile)”을 외치며 각국 정상들에게 미소를 유도하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일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는 서로 등을 두드리며 웃음을 나눴고, 미국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주요 인사들과도 환담을 나눴다.
참석자들에게 전달된 옥색 목도리는 한지 상자에 담겨 선물로 제공됐다. 누에고치로 만든 전통 직물 ‘갑사’를 활용해 제작됐으며, 한복 목도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이다.
여기에 APEC 3대 중점 가치인 ‘연결·혁신·번영’ 문구가 한글 자모로 새겨졌다. 대통령실은 “옥색은 회복·성장·평화를 상징하는 전통 색”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이번 경주 회의에서 △경제·디지털 협력 강화 △AI 공동비전 채택 △인구구조 대응 프레임워크 △문화콘텐츠 산업 협력 문서 채택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특히 지난밤까지 이어진 마라톤 협상을 통해 회원국 이견을 조정하며 정상선언문을 성공적으로 도출했다는 평가다.
외교 당국자는 “미·중 경쟁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도 APEC 협력이 흔들리지 않고 이어질 수 있도록 한국이 가교 역할을 했다”며 “내년 중국 의장국 체제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며 다자 외교 무대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경주에서 열린 이번 회의가 지역 관광·국제도시 이미지 제고 효과도 가져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 세계 21개 회원국 정상이 방문한 만큼 향후 경주·대구경북 글로벌 홍보 효과도 기대된다.
이로써 한국은 2025년 APEC 의장국 임무를 마무리하고, 국제 경제무대에서 실용·균형 외교 기조를 재확인하며 다자 외교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