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수협 적자총액 388억...수도권 부동산 부실 직격탄...후포수협 상반기 흑자전환...7개 점포 자산건전성 ‘심각’
경북 동해안 8개 수협은행의 적자 경영이 올해 연말을 기점으로 해소될지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상반기 결산결과 후포수협이 흑자 전환되고 긍정적 금융지표등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는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경북 8개 수협 모두 지난해 적자를 기록해 자산건전성에 심각한 상황에 봉착했지만 올해 상반기를 기점으로 후포수협이 흑자전환하고 일부 조합의 적자 규모가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경북지역 수협의 적자행진은 구룡포·강구수협 등이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부실대출 증가로 2023년부터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포항·죽변수협 등은 지난해부터 적자가 계속되고 있다.
구룡포·강구수협 관계자는 “수도권 금융점포의 대출부실을 상당 부분 털어냈으며 부동산 경기 회복 조짐에 따라 금융지표가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올해를 내년 하반기에는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올해 상반기 7개 수협의 순손실은 38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적자총액 306억원에 이어 올해도 적자 경영이 계속되고 있지만 적자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올 들어 숙지는 모습이다.
후포수협은 전년도 13억3738만원 적자에서 11억743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하면서 흑자전환됐다. 구룡포수협은 올해 상반기 8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110억원 적자에 비해 21억원이 감소했다.
강구수협도 지난해 상반기 46억원 적자에서 올해 상반기에는 5억원이 줄어들었다. 반면 죽변수협은 55억원에서 133억원으로 증가했고 포항수협도 57억원에서 74억원으로 늘어났다.
구룡포수협과 강구수협은 2023년부터 적자가 시작되고 올해 말 고비를 맞이한 반면 포항수협과 죽변수협은 지난해부터 적자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내년 하반기 이후 적자 해소를 기대하고 있다.
경북 수협의 경영적자가 계속되면서 대손충당금 적립도 1474억원에 달했다. 대손충담금이란 회수불능채권을 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회계 계정이다. 돈을 빌려주었는데 돌려받지 못할 것을 대비해 부실규모에 따라 적립한다.
대손충당금 적립 현황을 보면 강구 370억원, 죽변 320억원, 구룡포 286억원, 포항 284억원, 경주 83억원, 울릉 59억원, 영덕북부 29억원, 후포 9억원 등 순이다.
구룡포는 전년도 356억원에서 70억원 줄어들어든 반면 죽변은 120억원이 증가했다.
대출채권 규모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비중을 보면 포항이 대출채권 8646억원 대비 3.52%를 적립했으며 구룡포 6.1%, 울릉 5.36%, 경주 5.28%, 강구 5.23%, 죽변 5.19% 등을 보였다.
영덕북부와 후포는 1.81%, 2.37%를 적립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높아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총 여신 중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율로, 은행의 자산건전성과 부실채권 관리 수준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비율이 낮을수록 은행의 대출 자산이 안정적이고 건전하다는 의미이며, 높을수록 채무불이행 위험에 더 크게 노출돼 있음을 나타낸다.
경북 수협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보면 영덕북부 1.43, 후포 2.72, 포항 7.44, 구룡포 8.64, 경주 11.71 강구 11.86, 죽변 12.67, 울릉 13.13 등 순으로 나타났다. 울릉·죽변·경주수협 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 부실채권이 심상치 않다.
경북 수협 대부분은 수도권과 대구 등 대도시에 금융점포를 두고 있다. 일부 수협의 총 여신 가운데 수도권 비중이 70%에 달하는 등 수도권 비중이 크다. 부동산 호경기 시절에는 효자 점포였지만, 이제는 천덕꾸러기 신세다.
구룡포수협은 수도권 부실대출 여파를 톡톡히 겪고 있다. 지난해 242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에 김성호 조합장이 취임하면서 올해 위기 극복의 원년으로 삼고 경영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구룡포수협은 서울 은평, 양천, 경기 광명 등 수도권에 3개 금융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김 조합장은 수협 본부 여신 본부장 출신을 상임이사로 영입하며 반전을 모색하고 있다.
강구수협은 서울 양재, 강남, 경기 하남 등 수도권 3개 점포와 대구 2개 등 수도권과 대도시에 모두 5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2024년 총 여신규모는 7593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도 8292억원에 비해 699억원 감소했다.
강구수협의 여신 규모는 경북동해안에서 포항수협의 9천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수도권 부동산 부실대출 타격을 가장 많이 받았다.
강구수협 관계자는 “올 들어 부실을 대부분 털어낸 덕분에 경영이 정상화를 찾아가고 있다”며 “올해 흑자경영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포항수협 관계자는 “올해 중에 부실채권을 털어내고 흑자를 실현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