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74.1%·경북 24.3%…요금보다 처리원가 훨씬 높아 ‘재정적자 구조’...경북도 하수도요금 1653억원 받아서 6796억원 혈세 충당...영주시 현실화율 8.9%, 수익 26억원 적자 274억원...경산시 45%, 김천시는 36.1% 도내 평균치 대비 높아...대구시 74% 전국 평균치 크게 45.3% 대비 높아
경북도 산하 시군의 하수도사업 1635억원 벌어서 5143억원을 혈세로 충당하는 만성 적자 구조가 만성화되고 있어 경영 혁신이 시급하다.
5일 환경부가 공개한 2024년 전국 하수도 요금 자료에 따르면, 대구시의 하수도요금 현실화율은 74.1%에 달해 전국 평균치 45.3%에 비해 다소 높은 편이지만 경북도는 24.3%로 최하위권이다.
경북의 수도요금은 m³당 489.5원에 불과해 전국최저 수준이지만, 원가는 2012.8원으로 무려 4배 이상 차이가 난다. 현실화율은 고작 24.3%에 그쳤고, 연간 수익 1653억원 대비 총 운영원가는 6796억원으로, 적자 규모만 약 5143억원에 달한다.
경북도내 시부별 하수도 요금 현실화율이 심각한 불균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천시와 상주시 등 상당수 기초지자체의 현실화율이 한 자릿수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하수도 재정이 구조적 적자 상태로 고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북 10개 주요 시부 가운데 하수도 요금 현실화율이 가장 낮은 지자체는 영주시의 8.9%로 조사됐다.
m³당 요금은 274.1원인데 반해, 실제 하수도 처리원가는 3071.3원으로 무려 11배 이상의 역마진 구조다. 연간 수익은 26억원인데 총 운영원가는 300억원을 넘는 수준이다.
상주시(10.3%), 문경시(12.9%)도 고비용 구조 속 요금 동결로 인해 현실화율이 10%대 초반에 머물렀다. 공공서비스 공급의 지속 가능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우려가 있는 수준이다.
반면, 경산시는 40.9%, 김천시는 36.1%, 포항시는 21.1%로 도내 평균보다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경산은 m³당 요금이 747.6원으로 도내 최고 수준이며, 원가는 1824.2원으로 현실화율은 전국 중하위권에 속하지만 도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포항시는 수익 규모가 연간 257억원으로 가장 크고, 요금도 407.4원으로 비교적 낮지만 절대 처리원가(1925.0원) 대비 낮은 수준으로 인해 현실화율은 여전히 21.1%에 머물렀다.
이 같은 수치는 경북도의 하수도 요금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수십 년째 동결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방증한다.
이에 따라 노후 하수관로 보수, 방류수 수질 개선, 처리장 현대화 등 필수 환경 투자 여력마저 고갈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구시는 2024년 기준 m³당 하수도 요금이 620.1원으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낮은 반면, 처리원가는 836.2원으로 요금보다 약 35% 높다.
대구시의 연간 하수도 사용료 수익은 약 1697억원이지만, 총 원가는 2289억원에 달해 약 592억원의 운영 적자가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수도권 주요 도시의 현실화율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서울시는 54.8%, 인천시는 76.5%, 경기 48.5%로, 전국 평균을 상회하거나 근접한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울산시는 m³당 요금 886.2원, 원가 721.2원으로 유일하게 현실화율이 98.0%에 달하며 사실상 수익-비용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방자치단체 간 요금정책 차이와 함께, 지방재정 여건, 정치적 부담, 주민 수용성, 지역별 하수처리 환경의 복잡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지자체가 하수도 운영에 필요한 비용의 절반 이상을 세금으로 메우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며, “물 사용량 대비 정당한 요금을 부과하는 원가연동형 요금체계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경북도 관계자는 “현실화율이 낮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으며, 단계적 조정을 위한 중장기 요금 현실화 계획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라며 “취약계층 보호, 지방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연착륙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 관계자도 “현재 요금은 전국 평균 대비 낮은 수준이며, 수처리 고도화 및 관로 개선을 위해 일부 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수도요금 현실화율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물가’다. 그러나 이는 환경기초시설의 지속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사회적 요금이다.
싸지만 지속 불가능한 서비스보다, 적정하고 지속 가능한 공공요금 체계가 결국 지역환경과 시민의 미래를 지킬 수 있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