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곶 해맞이 광장 해안단구에 건립...상생의 손은 파식대 위에 설치

▲ 민석규 박사 ⓒ영남경제 자료
▲ 민석규 박사 ⓒ영남경제 자료

포항 호미곶 구만리 해안단구와 수중 파식대가 관광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해안단구는 해수면 높이와 관련된 계단형 지형을 말하는데, 지반 융기나 해수면 변동으로 형성된다. 주로 제4기 빙하주기와 지각운동에 의해 생성되는데 동해안 호미곶 구룡반도가 대표적이다.

파식대는 암석해안에서 기반암이 지속적인 파랑의 침식에 의해 형성되는 해안의 평탄한 지형을 말한다. 파식대는 보통 해수면보다 약간 아래에 형성되며, 조차(潮差)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파식대가 형성된 이후로도 파도의 영향으로 해식애가 침식을 받아 후퇴하면, 파식대는 점점 넓어지게 된다. 포항 호미반도의 대표적 해안단구는 호미곶 구만리 20만 평 논에 펼쳐지고 있다.

구만리 청보리밭은 쌀보리가 주종으로, 1970년대 식량 자급을 위해 가을에 벼를 수확한 후 파종해 이듬해 늦은 봄에 보리를 수확하는 방식으로 재배됐지만 현재는 포항시의 경관농업 대상이 되면서 관광자원화 됐다.

호미곶 해안단구의 경관농업은 구만리 일대에 청보리, 유채, 메밀을 계절에 따라 번갈아 심음으로써, 사계절 내내 호미곶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다채로운 풍경을 선사하고 있다.

민석규 박사는 “자연이 만든 해안단구라는 지형도 사회·경제적 여건이 바뀌면, 그 위에 살아가는 인간의 필요에 따라 토지 이용 방식이 달라진다”며 “호미곶 해안단구의 토지 이용은 ‘인간과 대지의 진화’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랑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되는 대표적인 지형이 파식대다. 파식대의 넓이는 파랑 침식작용의 활발함을 나타내는 지표가 된다. 민 박사는 “구룡반도 동쪽, 대보리-강사리-석병리-삼정리-구룡포로 이어지는 해안에는 넓은 파식대가 잘 발달해 있다”고 말했다.

▲ 구만리-대보리-강사리로 이어지는 해안의 파식대. 

호미곶면 구만리와 대보리에 분포하는 신생대 고 제3기와 신 제3기의 화산성 퇴적암은 층리의 발달이 불량해 파식대가 매우 울퉁불퉁하다고 했다.

민 박사는 “파식대 앞바다에는 ‘짬’이라 불리는 수중 암초와 바위섬이 밀집해 있어 항해에 큰 위험이 됐고, 이로 인해 1908년 호미곶 등대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건립됐다”며 “이곳에 국립등대박물관이 위치한 이유도 넓은 파식대와 수중 암초라는 지리적 배경 때문”이라고 했다.

파랑의 침식이 강하게 작용하는 구만리-대보리-강사리 해안은 조간대(밀물과 썰물의 영향을 받는)와 늘 물에 잠겨있는 조하대 모두에 파식대가 발달했다. 민 박사는 “수중 파식대와 수면 위로 드러난 암초와 바위섬은 선박 운항에는 장애물이 되지만, 해조류와 어패류가 서식할 수 있는 천연 어초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호미곶 해맞이 광장은 해안단구 위에 조성됐고, 상생의 손은 파랑의 침식으로 형성된 파식대 위에 세워졌다. 넓은 파식대는 호미곶에 국립등대박물관이 들어서게 된 중요한 배경이 되기도 한다.

민 박사는 “포항에서만 볼 수 있는 이 소중한 지형·지질 유산을 잘 가꾸고 보존해 후세에 물려주는 일은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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