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만리-대보리-강사리 해안...길이 약 5.5km, 폭 0.6km 평탄한 해안단구 형성
“포항은 젊은 땅이다” 포항의 지형전문가인 민석규 박사는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포항은 한반도의 유일한 신생대 제3기의 젊은 땅이며 다른 지역에서 보기 어려운 다양한 지형과 특이한 지질구조를 가진 혈기 넘치는 땅이지만 정작 포항시민은 잘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은 신생대 제3기(6500만년~250만년 전)에 형성됐다. 한반도 면적 대부분이 시원생대(46억년~5억5천만년 전)의 암석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포항은 매우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면적 가운데 4.8%만이 신생대 제3기층인 점, 지구의 나이 46억살, 포항은 2300만살이라고 하니 나이로 보자면 신생아나 다름없다는 것이다.
33년의 교직 생활을 하면서 ‘교육학 박사 지형전공’ 과정을 공부한 민석규 박사는 2019년 포항에 둥지를 틀면서, 포항 지형을 본격적으로 연구했다고 한다.
민 박사는 국립생태원 지형분야 전문조사원으로 활동중이다. 저서는 ‘2021 포항학 아카데미’, ‘포항해안 지형산책’, ‘지리적 시선으로 본 포항의 읍성’, ‘포항의 지오트레일 사용 설명서’ 등을 출간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지형 관련 출판을 계획하고 있다.
민석규 박사는 “구룡(호미)반도 동해안에는 구만리-대보리-강사리 해안을 따라 해발고도 10~35m 사이에 길이 약 5.5km, 폭 0.6km 규모의 평탄한 해안단구가 대규모로 발달해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구만리의 해안단구 최대 폭은 대략 1.3km에 이르며, 석병리-삼정리 지역의 해안단구도 길이 대략 2.2km, 최대폭은 900여 m를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구룡반도 동해안에 발달한 해안단구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해안단구로 평가되면서 관광상품 가치도 매우 높다고 했다.
해안단구란 해안가에 자리한, 해수면보다 높은 계단 모양의 평탄한 지형을 의미한다. 산지가 해안 가까이 있어 평야가 발달하지 못한 호미반도 등 동해안에서 해안단구는 사람이 거주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공간이 된다.
호미반도 해안단구는 호미곶구만리-대보리-강사리-석병리-삼정리-구룡포로 이어지면서 동쪽 해안은 전국에서 가장 넓은 해안단구가 발달했다고 민 박사는 설명했다.
민석규 박사는 통상 지하로 100m 들어갈 때마다 온도가 평균적으로 2.5~3℃ 상승하는 것과 비교해 포항은 4℃씩 상승할 정도로 높은 지열을 품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신생대 제3기 퇴적암이 지열을 지하에 가두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며, 포항의 여러 단층선은 높은 지열과 이로 인해 데워진 온천수의 통로 역할을 해 많은 온천이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지질학적 특성에 기인한 풍부한 온천 자원은 역사, 문화, 관광, 레저 산업이 주가 되는 21세기에 포항 경제를 이끌 수 있는 경제적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민석규 박사는 포항의 높은 지열을 자원화해 포항의 또 다른 먹거리를 마련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본지는 기획특집을 통해 민 박사의 ‘포항 지형 이야기’를 4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