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도변경에 따른 난개발·특혜 시비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공사 “심의 과정서 특혜 소지 없도록 공공기여 방안 마련토록”

▲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추진 중인 복합시설지구 용도변경 등을 통한 ‘민간투자 환경개선사업’에 10개 업체가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보문정. ⓒ경주시
▲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추진 중인 복합시설지구 용도변경 등을 통한 ‘민간투자 환경개선사업’에 10개 업체가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보문정. ⓒ경주시

경북문화관광공사(이하 공사)가 추진 중인 복합시설지구 용도변경 등을 통한 ‘민간투자 환경개선사업’에 힐튼호텔 등 10개 업체가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업은 보문관광단지에 복합시설지구가 추가되면서 이를 통한 용도변경이 가능해지고 토지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점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입주업체의 투자 희망 사업계획에 따라 조성계획 변경 등의 행정절차를 지원해주는 혜택이 부여된다.

입주업체는 오랜 세월 경색된 보문단지 내 시설용도 구분과 관계없이 적극적인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자본을 유치할 수 있게 됐다.

보문단지는 그동안 용도변경에 따른 특혜 소지 등의 사유로 인해 수십년 간 조성계획 변경에 사실상 엄두를 내지 못했다. 공사가 이 사업을 전향적인 정책으로 추진하게 된 배경은 지난 4월 개정·시행된 관광진흥법 시행규칙(별표 19)이 토대가 됐다.

이 법령 개정으로 인해 관광단지 내 시설지구에 ‘복합시설지구’가 추가됐고, 이를 통해 기존 토지 소유자 및 업체들은 조성계획 변경을 통해 기존 용도에 얽매이지 않고 두 개 이상의 시설지구 용도에 속하는 시설을 설치할 수 있게 됐다.

이 개정된 법령에 따라 공사는 보문단지 입주업체를 대상으로 관광시설의 신축과 증축, 리모델링을 포함한 모든 신규 투자사업에 대해 복합시설지구 등으로 조성계획 변경을 검토하게 됐다. 조성계획 변경 시 건폐율과 용적률은 각각 30~100% 이내로 적용될 예정이다.

우려도 적지 않다. 무분별한 조성계획 변경을 통한 용도변경으로 인해 난개발이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대한민국 대표 휴양지로 자리매김해온 보문단지의 역사와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용도변경으로 인한 지가 상승이 당연하게 예상되지만 지가 상승으로 인한 개발이익 환수 내지는 초과이익 환수를 요구할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아 여타의 개발사업과의 형평성 문제 내지는 특혜 논란마저 제기될 수 있다.

이 같은 우려와 관련해 공사 측은 사업계획에 대한 심의를 통해 적합여부를 평가하는 과정에서 세간의 우려는 상당부분 해결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사 김동수 신사업투자유치팀장은 “지역 상공인을 포함해 각계 기관 관계자 및 전문가들로 구성될 심의위원회에서 조성계획 변경 여부에 앞서 사업계획을 엄격하고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며, “단순히 토지용도 변경 이후 실제 개발에 나서지 않고 매각해 시세차익을 실현하는 등의 편법적 행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사업이행보증금을 징구하는 등의 안전장치를 마련해놓고 있다”고 말했다.

또 “지가 상승으로 인한 초과이익 환수 문제는 법령 상 근거가 없어 한계가 있으나 심의 과정에서 공공 기여방안을 제시토록 하고 이를 평가지표에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신청 업체의 자발적인 공공 기여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 측의 사업 추진 발표 이후 입주업체들은 매우 반기는 분위기다. 보문단지 내 대표적인 장기 유휴시설로 꼽히는 ‘신라밀레니엄파크(옛 신라촌)’를 소유한 우양산업개발 역시 지난달 공사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우양산업개발은 현재 보문단지 내에 경주 힐튼호텔을 소유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신라밀레니엄파크를 공매를 통해 취득했다.

신라밀레니엄파크는 부지면적 약 17만㎡이고, 설치된 건축물들의 연면적 역시 합산하면 2만2천㎡ 규모에 달한다. 단일 사업부지로는 보문단지 내에서 가장 큰 규모다.

우양산업개발은 신라밀레니엄파크 부지를 6성급 호텔을 포함한 고급 리조트 단지를 유치해 개발할 계획이었으나 조성계획 상 ‘관광휴양오락시설지구’로 지정돼있어 숙박시설 유치가 법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때문에 신라밀레니엄파크 부속시설로 운영되고 있는 한옥호텔 ‘라궁’ 마저도 편법 운영 논란에 시달려왔으며, 신라밀레니엄파크는 사업성 부족으로 인수 이후 지금까지 ‘휴업’ 상태를 유지해오고 있다.

부산의 중견 수산기업인 우양수산의 자회사인 우양산업개발은 그동안 관광·문화사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신라밀레니엄파크를 매입한 이듬해인 2021년 서울 충무로의 대한극장을 소유한 세기상사를 373억원에 인수하기도 했으나 정작 뚜렷한 성과는 내지 못하고 있다.

결국 우양산업개발 입장에서는 신라밀레니엄파크 부지의 용도변경을 통한 리조트 개발이 성사돼야 본격적인 사업확장이 이뤄는 셈이어서 타 업체들에 비해 상당히 적극적으로 투자유치 의향을 밝히고 있다.

우양산업개발 측 관계자는 “현재 용역사를 선정해 사업 타당성 검토 및 사업계획 수립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며, “구체적인 계획은 현재 확정적으로 밝힐 수 없으나 글로벌 럭셔리 호텔 체인과의 협의는 이미 상당한 단계까지 진행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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