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덴, 인조흑연 전문 제조기업 2011년 포항 영일만 1산단 첫발 2020년, 2024년 대규모 증설 진행 존재감 키워
인조흑연 전문제조기업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이하 이비덴그라파이트)가 최근 포항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비덴그라파이트는 2011년 영일만 1산단에 2천억원을 투자해 외국계 기업으로 첫발을 디뎠다.
설립 초 연간 인조흑연 생산량은 100t 미만이었지만 꾸준한 투자를 통해 2020년말 기준 2천160t까지 증가했다.
올해 초에는 지난해 1년 총 매출과 버금가는 470억원 규모를 투자해 인조흑연 생산량을 기존의 2배에 달하는 4천230t까지 끌어올렸다.
인조흑연은 전통적으로 철 및 알루미늄 등의 야금 분야에서 전극봉 등으로 널리 사용되어왔으며, 원자력 발전에 중성자 감속재, 반도체 제조용 히터나 도가니 등으로 다양한 업종에서 사용된다.
이비덴그라파이트가 생산한 인조흑연소재는 현재 반도체 제조공정에 주로 사용되며 SK실트론, OCI, KOMEX, 하나머티리얼 등 국내 반도체 업체에 공급된다.
이비덴그라파이트 설립 이전 첨단산업의 전략적 무기로까지 사용되는 인조흑연 소재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야 했다.
하지만 이비덴그라파이트가 국내 포항에 설립됨으로 인조흑연소재를 국내 자체생산할 수 기술을 갖게 됐다.
이비덴그라파이트의 매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48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직전년 403억원의 매출액 대비 20% 가까운 상승이다.
올해 상반기에도 월평균 40억원대의 매출을 유지하고 있으며 제품별 10~20%대의 높은 이익률 거두며 지역균형발전에 앞장서고 있다.
이비덴그라파이트 모회사 ‘이비덴’은 일본 기후현에 1912년 설립해 100년 이상 역사를 가진 기업이다.
이비덴은 프린트 플립칩패키지 관련 전자기판과 세라믹 제품 DPF, 내열섬유의 제조 판매를 주력으로 건설 및 주택자재업까지 영위하고 있다.
100년 장인정신 이비덴이 지난 2011년부터 포항에 영일만 산단 내 이비덴그라파이트를 설립하고 올해까지 13년이란 긴 시간 동안 체계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다.
기업탐방을 통해 이비덴그라파이트가 지역경제 발전에 미친 영향을 세부적으로 살펴본다.
◇포항지역에 투자를 진행한 이유와 이점은
이비덴 그룹의 성공적인 해외 진출, 국내 및 인접 국가에 대한 시장경쟁력 강화, 무역 및 환율 등 대외 위험분산 등의 여러 이점을 얻었다.
이비덴그라파이트는 모회사 이비덴 설립 100주년을 기념한 새로운 도전으로 싱가포르 이비덴 아시아 홀딩스가 100% 출자해 설립한 해외 거점 자회사다.
큰 의미가 있는 도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일본과 가까운 거리, 인조흑연사업과 연관된 기반시설을 보유한 지역,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판단되는 거점을 우선 선정했다.
그 결과 제철업과 반도체산업이 근접하고 기존 산업의 인프라가 확보된 포항이 최고의 선택지로 떠올랐다.
포항 영일만 1산단은 일본 본사와 가까워 물류비 저감과 편리성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세계 최대규모의 성형(정수가압)장비 CIP장비와 기타 중량물 설비의 반입이 쉬운 항만을 보유하고 있었다.
또 포항시의 해외투자에 대한 원스톱 지원과 회사부지 무상임대, 각종 세제 혜택 등도 입지 선정에 중요한 고려 상항으로 작용했다.
아시아의 여러 후보지를 뒤로하고 2011년 포항에 이비덴그라파이트를 설립 후 꾸준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투자 진행 상황과 예상치 못한 어려움은 없었나
이비덴그라파이트는 지난 2023년 470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진행 생산량을 기존 2천160t에서 4천230t까지 끌어올렸다.
이번 생산량을 크게 증가시키는 대규모 투자였음에도 기존 사업부지 사용과 전문성을 가진 엔지니어들의 수고로 인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올해 2월 계획된 일정에 완료됐다.
이와 별개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은 2017년 포항지진, 2019년 코로나19 등 천재지변과 주요 고객사의 갑작스러운 수요 감소 등이 있다.
2017년도 포항지진 피해로 생산라인이 약 3개월 중단돼 매출이 직전년 대비 21억원(8.7%)가 감소했다.
연이어 2019년 코로나19 영향으로 반도체 산업 등 전방산업의 인조흑연 수요량이 급감했으며 한때 생산라인이 6개월간 멈추는 끔찍한 경험을 했다.
2019년 연간 매출액도 전년대비 약 51억원(18.3%)이 감소했으며 설립 이래 큰 실적 후퇴를 맛봤다.
해당 기간 매출이 크게 감소한 원인은 인조흑연소재사업이 여타 소재업 대비 제품 생산요구시간이 월등히 길어 수요와 공급에 민첩하게 반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비덴그라파이트가 주력으로 만들고 있는 인조흑연소재의 경우 생산시간이 최소 4개월에서 평균 6개월이 걸린다.
생산기간이 긴 소재업의 특성으로 전체 인조흑연 생산량 중 불과 10%가 수요업체의 주문생산에 그치며 이외 90%가 공급자의 예측생산으로 이뤄지고 있다.
2020년 공급사의 니즈 충족, 수요에 따른 병목현상 감소,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자체 ‘가공라인’을 증설했다.
연이은 실적 감소의 어려움을 뒤로하고 2020년 소재의 생산과 분리된 가공라인을 통합하므로 물류비, 생산기간 축소, 경쟁력을 키웠다.
그 결과 2021년 386억원의 역대 매출을 달성했으며 전년대비 182억원, 89.63%라는 엄청난 매출 상승을 기록했다. 이는 포항지진, 코로나19의 매출 감소액 크게 뛰어넘는 수치였다.
◇이비덴그라파이트 기업의 경쟁력과 성장과정
국내에서 등방성 인조흑연을 제조하는 기업은 이비덴그라파이트가 유일하다.
등방성 인조흑연은 원재료를 1천℃와 3천℃에서 수차례 오랜 시간 가공해 만들며 이는 높은 진입장벽을 형성하고 있다.
등방성 인조흑연소재의 제작 특성상 생산요구시간이 여타 산업보다 긴 것은 경쟁사의 진입을 막는 이점으로 작용한다.
전세계적으로 등방성 인조흑연을 제조하는 메이저 기업(시장점유율 5% 이상)을 보유한 기업은 7개 정도이며 이중 4개사가 일본기업이다.
이비덴은 일본에서 Toyo Tanso, Tokai Carbon에 이어 3번째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이비덴사의 등방형 인조흑연은 해외 경쟁사보다 더 높은 순도율을 자랑하며 품질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등방흑연은 태양광(웨이퍼, 실리콘 결정 및 폴리실리콘의 합성 등), 반도체(초순도 흑연 부품 제조 등), 방전가공(EDM) 분야, 주조 및 야금분야(흑연 도가니, 흑연결정기 등)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2020년대 첨단사업의 발전으로 등방성 인조흑연 시장은 생산량 기준 1000kTon, 수익 기준 10억달러(1조3천억원)을 넘기며 가파른 성장을 이루고 있다.
인조흑연시장성장과 함께 이비덴그라파이트는 2011 설립, 2013년 준공, 2020년 가공라인 증설, 2023년 기존 생산라인 증설 등을 꾸준히 성장력을 키우고 있다.
기존 이비덴 본사에 100% 의존하던 원료공정 라인도 증설과 함께 국내에 구축해 자체적인 생산설비를 확보했다.
설비확충에 따라 직원규모도 점진적으로 키우며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 하고 있다.
설립 이후 양산 안정화까지 약 50명이 였던 임직원 규모는 2023년 말 160여명까지 증가했다.
향후 2년 이내 생산량 증가에 따라 약 40명 규모의 인재 추가 채용하므로 임직원규모를 200명 규모까지 키울 계획이다.
◇ 향후 포항지역 투자계획과 지속발전을 위한 전략은
이비덴그라파이트는 2027년까지 1000억 매출을 목표로 향후 추가적인 생산라인의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이비덴 그룹의 최근 해외거점 재배치 전략을 따라 이비덴그라파이트는 인조흑연 주력 생산거점으로 지정됐으며 본사의 지원 아래 강도 높은 투자계획을 수립 중이다.
향후 투자는 약 700억원 규모로 국내외 인조흑연시장 확장과 한국 정부, 지자체의 협조 등을 고려해 탄력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추가 투자는 제2동 공장 건설과 설비증설을 중점으로 수요확대에 대한 선제 대응, 시장점유율의 확보에 따른 규모 경쟁력 확보를 목표로 한다.
국내 자체 생산능력 증대와 함께 줄탁동시(啐啄同時)의 교육이념으로 독자적인 연구개발도 꾸준히 수행하며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연구개발은 첨단소재산업군 필요한 신규 아이탬 개발, 국내 탄소 관련 연구과제 수행, 2차전지 분야로의 사업진출 검토 등을 진행하고 있다.
자체적인 연구개발로 현재 이비덴그라파이트는 인조흑연 선도시장인 일본에 기술을 역전수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비덴 그룹은 지속발전 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지역경제의 발전, 구성원의 주인의식, 양보다 질적인 성장 등 창업정신의 명맥을 100년 동안 잇고 있다.
이비덴 그룹의 시작은 1888년 당시 낙후된 기후현을 공업 도시로 만들기 위해 지역민들이 자발적으로 십시일반 출자 설립한 기업이다.
지역민들의 노고로 만들어진 이비덴은 포항의 포스코처럼 설립과 동시에 전문경영인체제로 운영되며 지역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이비덴그라파이트도 본사의 창업정신과 맥을 같이하며 포항의 지역 경제와 발전을 위해 지역인력채용, 지역사회봉사에 끊임 없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