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곳 중 1곳 70% 이상 이행...5곳 이상은 40% 미만 수준...지역업체 살리기 조례 필요

ⓒ김창숙 기자
ⓒ김창숙 기자

포항지역 건설물량에 대한 지역건설업체 하도급 비율을 조례로 명문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포항시 공동주택 건립에 따른 하도급 현황에 따르면 지역업체 하도급 비율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현장 14곳 가운데 1개 현장만 70% 이상을 이행한 것으로 나타났고, 대부분 대구시와 경북도 조례기준에 비해 저조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40% 미만인 곳은 5곳이나 됐다.

포항시는 지역건설업계를 살리기 차원에서 ‘포항시 지역건설산업 활성화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있지만 하도급 비율에 대해서는 정하고 있지 않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조례를 통해 다른 지역 건설산업체가 지역건설산업에 참여하는 경우 지역건설업체 하도급 비율을 70% 이상으로 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포항과 가까운 경주시도 하도급 비율을 70%를 정하고 있어 포항시 차원에서 하도급 정하고 준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포항시는 하도급 비율을 높이는 것을 권장할 수 있다고 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비율을 정하지 않아 현장마다 재각각이다.

공동주택 공사현장에서 가장 낮은 하도급 비율을 보이고 있는 곳은 오천읍의 ‘남포항 태왕아너스’로 614억원의 공사금액 가운데 15.3%만을 지역건설업체에 하도급을 줬다.

두호동의 ‘두호 상떼빌 2차’는 19.5%로 나타났고 흥해읍 ‘한화 포레나 2차’는 793억원 가운데 21.0%만이 지역건설업체 하도급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학잠동의 ‘자이 애서턴’은 4천억원 중 30.7%, 오천읍의 ‘포항1차 아이파크’는 37.8%를 기록해 저조했다.

이외에도 50%에 못 미치는 현장은 두호 상떼빌 1차(44.7%), 포항 푸르지오 마린시티(44.9%), 학산 한신더휴 엘리트파크(46.6%),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 2단지(48.2%)로 나타났다.

가장 높은 하도급 비율을 보인 곳은 환호동의 ‘힐스테이트 환호공원 1차’로 3천800억원 가운데 72.8%를 지역건설업체에 하도급을 줬다.

이어 힐스테이트 환호공원 2차가 66.6%,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 1단지 58.6%, 지난해 11월 준공인가를 받은 양학퀘렌시아 58.0% 순으로 나타났다.

삼구건설의 득량지구 삼구트리니엔 시그니처는 57.3%를 기록했다.

하도급 비율을 높이는 것은 자본력과 시공실적 등 경쟁력이 부족한 지역업체의 경영개선과 기술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 포항은 공동주택 미분양이 전국 최고 수준으로 지역건설경기가 침체돼 있어 지역업체들의 고충은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건설업체의 하도급 비율이 높아지면 지역민의 고용 등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될 수 있다.

포항시 관계자는 공사일부 하도급에 관련한 사항은 훈령으로 정해 권장하고 있지만 조례를 통해 일정 이상의 하도급 비율을 정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서는 조례를 통해 하도급 비율을 높이는 것을 권장하더라도 건설업계가 준수하지 않는다면 유명무실해질 수 있으므로 관계당국의 철저한 지도, 감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그럼에도 지역건설업 경기의 회복과 활성화를 위해 포항시와 시의회가 조례를 개정해 명문화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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