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영남리더스포럼 - 장상길 포항시 부시장 '지역의료혁신 포스텍 의과대학' 주제 강연

▲ 장상길 포항시 부시장이 강의를 마친 뒤 이재영 한동대 석좌교수, 토론자, 포럼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소헌 기자
▲ 장상길 포항시 부시장이 강의를 마친 뒤 이재영 한동대 석좌교수, 토론자, 포럼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소헌 기자

장상길 포항시 부시장은 포항지역의 열악한 의료현실을 밝히며 지역 의료 불균형 해소를 위해 연구중심 포스텍 의과대학·스마트병원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장 부시장은 27일 영남경제신문이 주최한 ‘2024 영남리더스포럼’에서 회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의료혁신 포스텍 의과대학’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강연에 앞서 경북도의 열악한 의료현실을 보도한 기사를 소개하며 ‘응급실 뺑뺑이 경북이 제일 취약’, ‘전국 꼴찌 수준 경상북도 의료현실’, ‘경북 7개 지역에 산부인과 ’0‘...4곳은 소아청소년과도 없어’ 등 의료 개선을 주문했다.

장 부시장은 지역 의료 현실 중 가장 먼저 ‘상급종합병원이 전무’한 것을 꼽았다.

정부의 제5기 지역별 상급종합병원 지정현황을 보면 전국 47곳 중 서울권 14곳, 경기권 9곳 등 수도권에 절반에 가까운 병원이 집중됐고 경북권은 경북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영남대병원, 대구가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 등 5곳을 지정했다.

하지만 경북권 5곳은 모두 대구에 위치해 경북에는 전무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로 열악한 의료지표라고 주장했다.

경북도는 소개된 모든 지표에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인구 천 명당 의사 수가 1.39명(전국 17개 시·도 중 16위)이며 산재환자 사망률은 2.9%로 전국 최고, 인구 10만 명당 치료가능 사망률은 45.78명으로 7위라는 불명예를 안았고 10만 명당 의대정원은 1.8명으로 14위를 차지하는 등 의료 전반의 지표에서 전국 최하위 수준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장 부시장은 의료 접근성도 현저히 떨어진다고 역설했다.

경북도의 응급의료시설 평균 접근시간은 32분으로 서울 3분, 광주 7분 등과 비교해 차이가 큰데 이는 의료시설과의 거리의 영향이 크다.

서울과 광주가 각각 3㎞, 6㎞인 반면 경북은 20㎞라고 설명했다.

▲ (사진 왼쪽부터)강흥식 포항가속기연구소장, 김민호 포항시 바이오미래산업과장, 심영은 헬시버디 이사, 이재영 한동 대 석좌교수. ⓒ김소헌 기자
▲ (사진 왼쪽부터)강흥식 포항가속기연구소장, 김민호 포항시 바이오미래산업과장, 심영은 헬시버디 이사, 이재영 한동대 석좌교수. ⓒ김소헌 기자

거리와 시간이 늘어나면 골든타임을 놓칠 가능성이 높아 중증외상 환자의 사망률은 높아지고 생존하더라도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장 부시장은 실제 포항에서 가장 가까운 상급종합병원은 경북대병원으로 자차로 약 90분이 소요된다고 점을 예로 들었다.

이런 지역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포스텍 의과대학 설립, 스마트병원의 필요성이 힘을 받는 이유라고 역설했다.

장 부시장은 포스텍 의과대학은 국내 최초의 공학 기반의 의대로 미래형 의사과학자를 양성할 것이라고 설명하며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스마트병원 유치를 통해 최첨단 의료시스템 도입, 병원 중심 중개·임상연구를 수행하고 지역 거점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포스텍 의대와 기존 의대의 차이를 설명했다.

기존 의대는 임상 중심, 사후치료 중심으로 정형화된 커리큘럼에 따라 운영되지만 포스텍 의대는 임상에 연구를 더하고 의학과 과학을 융합해 포스트 팬데믹 대비한 백신 신약 개발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의사, 의사과학자 등 복합 인력을 양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장 부시장은 포항은 이미 차별화된 바이오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의과학 연구가 가능한데 포스텍 의대설립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일례로 국내 유일의 3·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갖추고 있어 단백질 변이 미세입자 구조를 관찰할 수 있다.

또 극저온 전자현미경(Cryo-EM)이 전국에 18대가 있는데 이 중 4대가 포항에 있다.

이 장비는 모더나 코로나 백신 개발에 사용된 첨단 바이오 장비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바이오미래 혁신연구센터(2033년 준공예정),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 포항지식산업센터, 세포막단백질연구소,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 생명공학연구센터 등 준공됐거나 준공을 앞둔 시설로 핵심 R&D바이오 인프라가 풍부하다고 주장했다.

장 부시장은 생리의학부문 노벨상을 수상한 역대 수상자 227명 가운에 절반 이상인 119명이 의사과학자 출신이고, 모더나 등 글로벌 상위 제약사 기술책임자(CTO)의 70%가 의사과학자라고 소개했다.

미국 의대의 경우 졸업생의 4% 정도인 연간 1700명이 의사과학자로 배출되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의대 졸업생의 1%에 불과한 연간 30명 내외로 인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그 필요성은 더 높아진 상황이다.

장 부시장은 의대는 스마트병원과 연계할 때 시너지효과가 크다고 주장했다.

스마트병원의 역할은 지역 상급종합병원 역할을 수행하며 초광역권 ‘의료 혁신거점’ 구축으로 경북 동해안권 의료 소외지역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역 종합병원과 연계·협력을 통한 전방위 의료 네트워크 구축이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결국 스마트병원은 바이오헬스·의료산업의 융복합을 통한 획기적이 지역 의료의 개선을 이끌 핵심축인 것이다.

장 부시장은 포스텍 의대와 스마트병원 설립을 위해 2018년 5월부터 노력해왔고 지난해 3월 포스텍 의과학대학원 개원, 같은해 12월 포스텍 의대 설립촉구 결의대회 및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의료불균형 해소와 바이오 인프라가 갖춰진 포항에 의과대학과 스마트병원 설립은 우리 지역민만의 염원이 아닌 경북도 동해안 지역민들의 염원인 것이다.

강연에 이어 이재영 한동대 석좌교수가 좌장으로 강흥식 포항가속기연구소 소장, 김민호 포항시 바이오미래산업과 과장, 심영은 헬시버디 이사가 패널로 참석해 종합토론의 시간을 가졌다.

토론은 강연과 같은 주제로 진행됐다.

강흥식 소장은 “포항은 3,4세대 방사광가속기 등 전세계 최고 수준의 분석장치를 보유하고 있어 경쟁력이 높다”며 “연구시설 인프라와 함께 포스텍 의대설립은 경쟁력이 보다 확보되는 것으로 포항은 준비가 돼 있는 도시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유한 방사광가속기는 일반 X-선에 비해 1천배의 높은 정밀도를 자랑하며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의 변이 미세구조 연구에 큰 도움이 된다”며 “의료는 진단 후 치료가 진행되는데 포항은 방사광가속기, 중입자가속기를 모두 보유해 진단과 치료가 모두 가능하다”고 말하며 의대와 스마트병원의 당위성을 피력했다.

김민호 과장은 “포항은 기초지자체에서는 보기 드물게 바이오 관련 부서를 조직화하는 등 바이오 선도도시로 발돋움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부가가치가 높은 신약개발에는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한데 포스텍에서 의사과학자를 양성된다면 인력은 물론 시간을 단축할 수 있어 신약개발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또 “바이오 산업의 발전 4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고 다소 미흡한 부분은 보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의 4요소는 인력, 인프라, 기술, 자본으로 포항은 미국 보스턴(하버드대학, M.I.T), 스위스(바젤대학) 등과 같이 바이오 산업이 왕성한 지역처럼 우수한 인재 양성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3,4세대 방사광가속기와 연구센터 등으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포스텍은 60%를 바이오 연구에 몰입해 기술력도 축적돼 있다고 설명했다.

다소 부족한 부분은 자본인데 이는 포항시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포항은 바이오펀드를 준비하고 있어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4요소를 충족하게 되면 마지막 단계는 ‘임상’으로 포스텍 의대와 스마트병원 설립으로 완성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포항바이오기업협의회를 대신해 참석한 심영은 헬시버디 이사는 포항시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본사를 서울에서 포항으로 이전하는 등 포항시의 지원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심 이사는 “포항은 의료시설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며 “지역 의료 불균형을 해소하고 중증 질환자 등의 골든타임을 실기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포스텍 의대와 스마트병원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재영 교수는 패널들의 주장과 설명을 정리하면서 포스텍 의대와 스마트병원 설립을 위한 시민들의 관심과 협조 그리고 포항시, 관련 대학과 기관의 노력을 당부했다.

한편 포럼에 참석한 회원 A씨는 “포스텍 의대와 스마트병원의 필요성은 언론을 통해 많이 접했지만 그 이유를 명확히 알게 된 시간이었다”며 “계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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