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박운석 영남경제신문 대표이사 대담

글로벌 배터리 앵커기업 등...블루밸리국가·영일만산단...대부분 분양 성공 완판 임박...적극적 신산업 육성 정책...투자유치 노력 결실 거둬...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수소클러스터 예타 통과...관련기업 투자 속도 붙어...‘신에너지산업 허브’ 도약

▲ 이강덕 포항시장(오른쪽)은 지난 10일 영남경제신문 박운석 대표(왼쪽)를 접견하고 “포항을 이차전지 등 신에너지산업의 생태계 구축의 허브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포항시
▲ 이강덕 포항시장(오른쪽)은 지난 10일 영남경제신문 박운석 대표(왼쪽)를 접견하고 “포항을 이차전지 등 신에너지산업의 생태계 구축의 허브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포항시

세계의 경제 패권은 ‘에너지 권력’을 어느 나라가 선점하고 그에 기반을 둔 경제력을 확보했느냐에 따라 결정되어 왔다. 19세기 석탄과 20세기 석유 등 화석연료가 인류 역사에서 주력 산업, 기업 투자 등을 결정하며 이른바 에너지 권력 지형을 장악했고, 에너지 확보가 국가 안보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자리 잡아 왔다.

이제 에너지패권은 기후변화에 따른 지구환경 위기로 탄소중립이 더욱 강조되며 이차전지, 수소 등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권력의 무게추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전환을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이차전지(배터리), 수소연료전지 등 이른바 ‘신에너지 경제 패권’을 좌우할 신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는 포항의 행보가 주목 받고 있다.

최근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과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예비타당성 최종 통과라는 2개의 대형 국책사업을 동시에 유치해 관련 기업의 대규모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는 등 괄목할 성과를 거두며 세계적인 ‘신(新)에너지 허브도시’로 우뚝 서고 있는 포항시 로드맵의 설계자, 이강덕 시장을 영남경제신문 박운석 대표가 만나봤다. <편집자 주>

포항시는 이강덕 시장 취임 이후 ‘신산업 육성과 산업구조 다변화’를 적극 추진하며 지속 가능한 도시의 미래와 대한민국 신산업 혁신, 지역 균형 발전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온 결과 소중한 결실을 거두고 있다.

포항시에 따르면 시의 적극적인 기업 유치와 신산업 육성 정책에 힘입어 올 한 해에만 역대 최대인 7조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낸 가운데 오는 2027년까지 이차전지 분야를 중심으로 지역 내 14조원의 대규모 기업 투자가 예정돼 있다.

▲ 이강덕 포항시장(가운데)이 최근 서울에서 열린 이차전지 특화단지 추진 전략 평가 발표회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있다. ⓒ포항시
▲ 이강덕 포항시장(가운데)이 최근 서울에서 열린 이차전지 특화단지 추진 전략 평가 발표회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있다. ⓒ포항시

이를 통해 조성 초기 분양에 어려움을 겪은 블루밸리국가산단과 영일만일반산단이 입주희망 기업을 포함하면 대부분 분양에 성공했다. 코로나19와 경기 침체 등 최근 국내외 어려운 여건을 이겨내고 지역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 넣는 괄목한 만한 성과를 이뤄내고 있는 것이다.

영일만일반산단(1~4단지)은 세계적인 이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의 계열사 6개사를 비롯해 포스코퓨처엠, 중국 CNGR 등 기업이 유치되면서 잔여부지가 거의 없어 사실상 ‘완판’된 상황이다.

블루밸리국가산단에도 포스코퓨처엠과 중국 절강화유코발트가 합작법인을 설립해 고순도 니켈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아울러 한국-사우디 합작 연료전지 전문기업 'FCI'가 공장을 짓고 있고, 한수원은 20㎿ 규모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건설하는 등 ‘투자 러시’가 이어지며 산업 용지가 빠른 속도로 분양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에코프로는 2017년부터 현재까지 영일만산단에 2조9천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성능과 가격을 좌우하는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중심으로 원료에서 리사이클링까지 전주기 밸류체인을 갖춘 세계 유일의 ‘에코배터리 포항캠퍼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까지 약 2천명의 고용을 창출하며 철강 중심의 산업 체질을 이차전지로 탈바꿈하는 혁신산업 육성 전략의 선봉에 섰다. 에코프로는 또한 블루밸리국가산단에 2조원을 투자해 양극 소재 일관 생산 공장인 ‘블루밸리 캠퍼스’를 신설해 ‘양극재’의 생산 능력을 대폭 늘리고, 1천800명을 추가 고용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포항은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공장 가동 및 전구체·양극재 등에 대한 대규모 투자로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는 세계 유일 도시라는 타이틀을 확보하게 됐다.

포항에는 이들 선도기업 뿐만 아니라 솔루엠, 미래세라텍, 해동엔지니어링 등의 강소기업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를 통해 포항은 전구체, 리튬, 음·양극재, 리사이클링까지 전주기적인 소재 생태계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과 ‘수소연료전지 클러스터’ 예비 타당성 최종 통과로 핵심 인프라 구축과 초격차 기술개발, 인재 양성 지원 등 기업 활동에 정부 차원의 대대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포항에는 향후 더욱 폭발적인 기업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이강덕 포항 시장이 지난 9월 11일 개최된 전지 보국대 시민보고회에서 이차전지산업의 혁신적인 발전을 선도해 지속 가능한 포항의 미래를 열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포항시

포항시는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양극재 연산 100만t △매출 70조원 △일자리 1만5천개 창출을 정조준하고 있다. 부가적인 산업 연계성까지 감안하면 생산 유발효과 23조 3천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9조 5천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수소클러스터 역시 △기업 총 70개사 유치 △기업 매출 1조원 △일자리 3천600개 창출 달성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지역의 역량을 모으고 있다.

포항시는 몰려드는 기업 투자 유치에 필요한 산업용지 확충을 위해 ‘신산업 개발전략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기업이 적기에 입주할 수 있도록 전기, 용수 등 기반 시설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에너지밸리’ 포항…이차전지, 수소에너지 미래 가치 선점
이렇듯 포항에 에너지 혁신기업 투자 러시가 이어지며 에너지 신산업 최적지로 각광받는 것은 포항시가 선견지명을 갖고 구축한 신산업 R&D인프라와 함께 우수한 산단 입지여건 등이 시너지 효과를 거둔 결과로 분석된다.

포항시는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르면서 전기차를 필두로 한 이차전지 산업과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각광받는 수소산업의 성장성에 주목하면서 ‘이차전지·수소’를 철강 일변도인 도시 산업 구조를 다변화할 미래 먹거리로 선점하고 차별화된 인프라 구축과 선제적인 투자유치 활동을 펼쳐왔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포항에는 배터리 산업 육성의 중추인 이차전지종합관리센터, 수소연료전지 전분야(KOLAS, KS인증, 대용량 설비) 검인증 자격을 갖춰 기업 제품화와 상용화에 큰 도움이 될 수소연료전지인증센터 등을 선제적으로 구축했다.

아울러 전국 최초의 ‘배터리 규제자유특구’ 지정에 이어 전국 유일 4년 우수 특구 지정을 비롯해 배터리·수소 산업 육성 조례 제정과 전담부서 신설 등의 노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R&D 인프라와 전문인력 양성 시스템도 갖춰가고 있다.

▲ 이강덕(오른쪽) 포항시장이 지난 7월 20일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차전지특화단지’ 선정과 수소연료전지발전 클러스터 ‘예비타당성조사를 최종 통과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포항시

무엇보다 에코프로·포스코퓨처엠·한수원-포스텍·한동대-포항테크노파크·포항금속소재진흥원-포항시·경북도 등 산학연관이 유기적으로 협업해 얻은 연구개발과 기업 지원 역량은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다.

이를 통해 포항에는 고성능·고밀도 에너지를 저장하는 ‘하이니켈 양극재 배터리’ 생태계를 세계 최초로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전구체 생산에서 수산화리튬 가공, 양극재 생산과 재활용까지 전주기적 순환체계 구축에 성공했다.

△바이오·데이터·로봇·그래핀 등 미래 신성장 동력 산업 메카
포항시는 이차전지와 수소 등 에너지산업 뿐만 아니라 데이터·로봇·그래핀 등 대한민국의 혁신 발전을 이끌어 갈 유망 신성장산업 관련 기업 유치에도 총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포항은 최근 국내 최초 육양국(국가 간 연결된 해저 광케이블을 지상 통신망과 연결해주는 중간기지 역할) 연계 데이터센터 캠퍼스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1조5천억원이 투입돼 포항 블루밸리 산업단지에 2027년까지 30㎿ 규모 데이터센터 4개동을 구축하는 사업으로 산업부와 한전, SK에코플랜트 등 8개 기관이 참여해 추진한다.

포스텍 출신이 설립한 협동로봇 전문기업 뉴로메카도 로봇융합연구원, 안전로봇실증센터 등 “산학연 기반이 잘 마련된 포항이 로봇 클러스터 조성에 유리한 조건을 갖췄다”면서 최근 대전에서 포항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대량 양산체계를 갖추고 있다.

▲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포항시
▲ 에코프로 포항캠퍼스. ⓒ포항시

또한 미국 CES2023에 꿈의 신소재 그래핀을 활용한 전열 기기로 ‘최고 혁신상’을 받은 그래핀스퀘어도 수도권에서 포항으로 본사를 이전하고 그래핀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신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혁신기업의 투자 유치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주민 소득 증대 등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한다”면서 “미래 100년을 내다보는 흔들림 없는 튼튼한 경제기반을 마련하고, 첨단산업의 초격차 기술 확보와 지역 균형발전에 포항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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