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낙영 경주시장-박운석 영남경제신문 대표이사 대담

찬란한 문화유산 오롯이 보존...한국 대표 역사문화관광도시...첨단과학산업도시로 급변화...인접도시 연계 시찰 프로그램...경제 발전 경험 공유에도 최적...APEC 경주 유치 당위성 피력

▲ 지난 7일 주낙영 경주시장과 박운석 영남경제신문 대표이사가 경주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만나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의 당위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영남경제 자료
▲ 지난 7일 주낙영 경주시장과 박운석 영남경제신문 대표이사가 경주시청 시장 집무실에서 만나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의 당위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영남경제 자료

“가장 한국적인 도시인 경주야말로 APEC 정상회의 개최 최적지다.”

2005년 이후 20년만에 한국에서 열리는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에 뛰어든 주낙영 경주시장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이같이 역설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지난 7일 본지 박운석 대표이사와 만난 자리에서 경주시가 APEC 정상회의가 개최되어야 하는 이유들에 대해 하나하나씩 설명했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는 아·태지역 21개 회원국 정상들을 비롯해 외교통상 장관, 경제사절단 등 6천여명이 참여하는 명실상부 역내 최고위급 지역경제협력체 회원국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다.

더구나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4강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유일한 회의체로, 회원국이 돌아가면서 해마다 개최하고 있다. 2025년 정상회의의 한국 개최는 2015년 필리핀에서 열린 제23차 회의에서 결정됐다.

현재 경주를 비롯해 인천, 제주, 부산 4곳의 지자체가 유치전에 뛰어든 가운데 경주시는 유일한 기초지자체다.

경주는 한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관광도시로서의 명성을 넘어 국제회의도시이자 첨단과학산업도시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APEC 정상회의 유치를 통해 발전 속도를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낙영 시장은 “지난해 경주시는 1조103억원의 국도비 확보를 비롯해 예산 2조원 시대를 열었고, 新형산강프로젝트를 비롯한 사상 최대 정부공모사업 선정, 공공기관 청렴도 1등급 달성, SMR국가산업단지 유치 등 그 어느 때보다 눈부신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제 남은 것은 경주의 미래 백년대계를 앞당길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로 마지막 화룡점정을 찍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주 시장의 설명대로 경주는 지금 광속도로 변모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통문화유산의 보고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도시로 한국의 찬란한 문화를 오롯이 보존하고 있는 경주는 도시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이자 전통문화의 전시장이라 할 수 있다.

한마디로 가장 한국적인 도시인 것이다.

경주는 이제 문화관광도시라는 명성에다 대한민국의 발전상과 첨단산업기술을 선보이기 위한 적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원자력 분야에서는 연구개발(R&D)에서 고준위방사성물질 처리장 및 발전소 해체 기술까지 전 생애를 모두 갖춘 국내 유일의 도시로 평가받고 있다.

▲ APEC 정상회의 경주유치 100만 서명운동 출정식 퍼포먼스. ⓒ영남경제 자료

경주에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와 월성원자력발전소, SMR 연구개발의 전초기지가 될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양성자가속기센터, 경주 e-모빌리티 연구단지가 있다.

특히 최근에는 SMR 국가산업단지 선정이 되면서 차세대 에너지원이자 향후 글로벌 시장규모 650조원으로 전망되는 첨단산업분야에 있어 연구개발과 실증·생산·수출이 모두 경주에서 이뤄질 수 있게 됐다.

주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탄소중립과 청정에너지산업이 중요한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나라의 에너지 정책을 세계에 알리는 일대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인접한 산업도시인 울산의 완성차·조선분야, 포항의 철강·2차전지를 비롯해 도내 구미의 전자·반도체산업과 안동의 바이오산업 등과 연계한 다양한 산업시찰 프로그램을 통해 대한민국의 경제발전 경험을 공유하기에도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경주가‘소규모 지방도시’라는 점도 오히려 선정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본지가 지난 10월 APEC정상회담 경쟁후보지를 대상으로 SNS 검색 순위를 조사한 결과, 경주가 다른 경쟁도시를 제치고 단연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열린 제27차 정상회의에서 APEC은 향후 20년 미래비전을 담은 ‘푸트라자야 비전 2040’을 채택했다. 이 비전의 3대 핵심요소에는 무역·투자, 혁신·디지털경제,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았다.

이 중 가장 핵심적인 요소가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인데, 이 비전에 걸맞는 개최지는 경쟁 도시 중 유일한 기초지자체인 경주시가 가장 먼저 꼽히고 있다.

사실 그 국가의 수도에서 정상회의가 열린 경우는 11차례에 불과하다. 그것도 도시국가인 싱가포르(2009)와 2001년 상하이에서 한 차례 정상회의를 가진 중국 베이징(2014)를 제외하면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태국, 칠레, 페루, 베트남, 파푸아뉴기니 등 7개 개도국이 전부다.

이는 지방도시의 국제회의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사정으로 수도에서 열린 것으로 보인다. 그간 개최된 정상회의 중 멕시코 로스카보스(2002), 러시아 블라디보스톡(2012), 인도네시아 발리(2013), 베트남 다낭(2017) 등에서 성공적으로 개최한 사례를 보면 소규모 지방도시인 경주 유치의 당위성이 오히려 설득력을 가진다.

특히 2002년 멕시코 로스카보스의 경우 정상회의 개최 당시 인구 7만에 불과한 소규모 지방관광휴양도시였으나 개최 이후 멕시코 3대 관광지로 부상했다.

멕시코의 중요 관광지와 역사적 유산을 갖고 있던 로스카보스는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광 인프라 개발에 큰 투자가 진행돼 현재는 인구 34만의 국제적 관광도시로 변모했다.

주 시장은 “APEC 정상회의는 수도권이 아닌 지방도시에서 개최하는 것이 포용적 성장을 지향하는 APEC의 관례”라며 “현재 유치 의사를 피력한 도시 가운데 유일한 기초자치단체로, 정부의 국정목표인 ‘대한민국 어디서나 잘사는 지방시대 실현’을 위해서라도 지방도시인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해야 할 충분한 명분과 당위성이 있다”고 말했다.

도시의 규모가 작다고 해서 국제회의 개최 역량이 부족한 것은 아니다.

경주시는 지난 수년간 APEC 교육장관회의, 제7차 세계물포럼, 제14차 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 등 대형 국제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경험과 충분한 역량을 갖추고 있다.

각국의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만큼 경호와 안전 문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 경주 황리단길에서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 서명 운동을 펼치고 있는 모습. ⓒ영남경제 자료

수도권이나 대도시에서 정상회의를 개최할 경우 경호와 안전에 대한 요구사항이 많아지게 된다. 이로 인한 각종 교통통제와 보안 요구는 시민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게 된다.

경주는 정상회의 개최 시 경호와 안전에 있어 가장 적합한 도시로 주목받고 있다.

주 시장은 “국제회의 복합지구로 지정된 보문관광단지는 지리적 특성상 정상 경호와 안전에 유리할 뿐만 아니라, 다수의 성공적인 국제행사 개최 경험을 살려 가장 한국적 이미지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모멘텀이 될 경주야말로 정상회의의 최적지라 자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 경주 보문관광단지는 회의장과 숙박시설이 밀집해 이동 동선이 매우 짧을 뿐 아니라 다른 경쟁도시와 달리 바다에 접해있지 않아 해상을 봉쇄할 필요가 없다.

또한 지형 특성상 호리병처럼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고, 높은 고층건물이 없어 정상 경호와 안전에 있어 완벽한 통제가 가능하다.

2005년 APEC 정상회의가 부산에서 개최됐을 때에도 한·미 정상회담 만큼은 경주에서 열렸는데, 회담 장소인 보문단지 일대가 경호에 최적지였기 때문이다.

주 시장은 “지난 9월부터 시작한 100만인 서명운동이 한 달 반만에 벌써 90만명이 동참해줬는데, 인구 25만 규모의 도시에서 이 같은 성과는 경주와 경북도는 물론 전국에서 경주를 지지해 주는 마음들이 모인 것이라 볼 수 있다”며, “뜨거운 경주시민들의 유치 열기를 결집하고 대정부 유치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적극적인 협조를 지속적으로 건의하면서 적극적인 홍보를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2025 APEC 정상회의 경주 유치는 경주를 세계에 알리고 대한민국 균형발전을 선도할 매우 중요한 국가 이벤트”라며, “경주에서 APEC 정상회의가 반드시 열릴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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