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월 임차권 등기명령 건수…작년 전체보다 더 많은 649건…전세값 하락세 세종 제외 1위…전세가격지수 2년 전比 27%

ⓒ류가현 기자
ⓒ류가현 기자

대구 아파트의 전셋값이 2년 전보다 20%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으로 따지면 세종 다음으로 전셋값 하락 폭이 가장 크다.

대구 아파트 전세가격은 5년 전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점에서 ‘역전세난’ 우려가 현실화되는 상황으로 판단돼, 임차권 등기명령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8일 부동산 전문기업 빌사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달(7월)까지 대구지역 임차권 등기명령 건수는 총 649건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전체 건수인 402건보다도 247건(61%) 더 많은 수치다.

임차권 등기명령은 전·월세 계약 만료 시점에서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때 세입자가 신청해 법원이 내린다.

전국으로 따지면 대구의 전셋값 하락세는 전국에서 세종을 제외하고 가장 가팔랐다.

지난 달 22일 직방RED를 통해 산출한 전세가격지수를 비교한 결과, 지난 4월 대구 아파트의 전세가격지수가 2년 전(21.4)에 비해 26.5%나 떨어졌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률(11.8%)보다 14.7%p나 높은 수치였다.

지난 4월 기준 대구의 전세가격지수는 85.8p로 나왔다. 이는 2016년 10월과 유사한 수준으로 5년 전 가격까지 하락한 것이다.

이 같은 문제로 인해 전국적으로도 올해 들어 지난 달까지 임차권 등기명령 건수가 2만7천538건에 달해 지난해 전체 건수(1만4천175건)보다도 2배 가까이 많고, 대구도 7월 한 달에만 143건을 기록해 전월(96건)보다 47건(49%) 늘었다.

정부는 이 같은 ‘역전세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 달 27일부터 1년간 전세 보증금 반환 용도에 한해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시행 중이다.

대구 부동산 전문가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 가격이 내려가면서 전세가격 또한 하락해 만기가 도래한 임차인에게 임대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가 돼 보인다”고 말했다.

빌사부 관계자는 “임대 보증금은 세입자의 전 재산인 만큼 정부가 반드시 지켜준다는 믿음을 주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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