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관리지역 북구 청약돌풍...힐스테이트 환호공원 3만명 청약...자이 애서턴 2만6천명, 자이 디오션 완판...50만 인구 한 생활권에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미분양관리지역 지정 상반된 대책

ⓒ김창숙 기자
ⓒ김창숙 기자

정부의 포항지역에 대한 부동산 규제 대책이 현실을 외면한 과도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지속되고 있지만 정부 대책은 하세월이다.

정부는 포항지역을 부동산 조정대상지역과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했지만 미분양관리지역인 북구지역 아파트 청약은 과열 현상이 계속되고, 반대로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한 남구지역은 아파트 분양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나 어떠한 이유로 이 같은 지역을 지정했는지 정부 정책의 신뢰성을 실추시키고 있다

인구 50만 도시에 한 지역은 부동산 과열을 우려하는 조치를 취하고 다른 한 지역은 미분양을 우려하는 조치를 취했지만 상반된 현상이 나타나는 등 한 지역 생활권에서 전혀 다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현실과 정반대의 현상이 벌어지면서 부동산시장의 왜곡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는 동안 피해는 고스란히 지역민만이 감수하고 있다.

현실을 무시한 과도한 탁상행정의 부동산 규제는 시장 상황을 악화시킨다는 점에서 조속히 부동산 조정대상지역을 해제해 시장 자율화에 맡기고 정부 정책은 컨트롤 수준에 그쳐야 한다는 촉구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포항 남구지역은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후 투기 수요 억제와 매매 심리 위축으로 이미 가격 조정 효과가 충분히 발생한 상태다. 반대로 포항 북구와 경주는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돼 있지만 아파트 청약시장은 오히려 경쟁이 뜨겁다.

최근 분양한 포항 힐스테이트 환호공원 아파트는 청약자가 3만명이 몰렸다. 이 가운데 포항지역 청약자만 2만8833명에 달하고 외지인 청약은 1천149명에 불과했다. 실수요자가 대거 청약했다는 방증이다.

모두 2천994세대를 모집하는 이번 분양에서 특별공급을 제외한 1천946세대를 모집한 결과 평균 15.4대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경주 힐스테이트 황성도 일반분양 549세대 모집에 1천471명이 몰렸다.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당국의 미분양관리대상지역 지정을 무색게 한 결과가 포항과 경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포항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이 혼란스럽다. 특정 브랜드 아파트는 청약광풍이 몰아친 반면 일부 특정지역 아파트 분양은 무더기 청약 미달 사태를 보이는 등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포항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은 ▲남구지역의 부동산 조정대상지역 지정 ▲포항 펜타시티 무더기 미분양 사태 ▲북구지역의 미분양관리지역 지정 등 이중삼중 엉뚱한 부동산 규제에 묶인 상태다.

그러나 이후 시장 상황은 당국의 예측과는 달리 전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포항자이 애서턴, 포항자이 디오션, 힐스테이트 환호공원 등 연속해서 단행된 분양시장에서 청약돌풍이 몰아쳤다.

미분양관리지역으로 묶인 포항과 경주에서 3천500세대가 분양됐지만 모두 치열한 경쟁률을 보인 것이다. 포항지역 미분양은 5월 말 기준 2천861세대다. 이 가운데 펜타시티가 2천세대에 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약광풍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부동산 전문가의 시각은 다소 엇갈렸지만 포항 분양시장은 아직 대기 분양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여력은 남아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일부는 포항 펜타시티 내 한신, 대방, 동화 등의 무더기 청약 미달 사태는 무리한 사업승인에 따른 것이라 보고 있다.

반대로 포항자이 애서턴, 자이 디오션, 힐스테이트 환호공원의 청약광풍 역시 특정한 현상일 수도 있지만 또 다른 시각은 아파트 청약 대기물량이 여유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일부 전문가는 포항지역에는 1순위 주택청약가입자가 6만명에 달하고 있으며, 포항자이 애서턴에 청약자 2만6천명, 힐스테이트 환호공원 3만명 등이 몰린 점을 감안하면 남은 주택청약 여력도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기업 브랜드 ‘묻지마 청약’에서 품질, 학군, 입지 등 대기업 브랜드 간 차별화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경쟁이 정부가 포항과 경주지역을 미분양관리지역으로 묶은 탁상행정이 초래한 결과며, 지금이라도 지역 특수성에 맞는 세밀한 맞춤형 부동산 관리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020년 12월 조정대상지역 지정 이후 현재까지 포항 남구(동지역)의 신규 아파트 분양 실적은 전무하다. 신규 분양 수요가 없는 지역을 부동산 투기를 우려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해놓고 전국을 운운하면서 해제를 미루는 것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해제 요건이 충족된 지역별 맞춤형 해제가 필요하다”며 “지역의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상태에서 전국적 상황에 매몰되면 부동산 정책을 실패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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