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영향평가와 구미시 당초 고시 20층 제한...구미시, 20층 제한 고시 4개월 만에 24층으로 상향 특혜...입주자 모집공고 이후에 층수 변경고시 “의문투성이”
구미시가 환경영향평가에서 20층으로 제한했던 구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에 대해 층수 제한 조치를 무시하고 24층으로 높여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구미시는 특히 당초 자체 고시에도 20층으로 제한했던 아파트 층수를 불과 4개월 만에 정상적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24층으로 상향 조정해주는 특혜를 부여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층수 제한은 주변 환경이나 경관을 고려해 같은 사업이라 할지라도 차등을 둘 수 있는데 층수가 늘어날 경우 사업성이 크게 확대되기 때문에 정상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층수 완화는 특혜 시비와 민관 유착 의혹을 불러일으킬 소지가 높다.
구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는 구미 원호지구 도시개발사업 일원으로 추진되면서 층수가 완화됐는데 지구 밖에 위치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호지구 도시개발사업에 포함시키면서 편법 추진 논란도 야기하고 있다.
구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는 원호지구 경계 안에 포함돼있지 않지만 원호지구에 포함해 관련 평가 및 고시를 진행했다. 구미시가 이처럼 개별 아파트 사업을 원호지구에 편법 포함한 것은 의도적으로 층수를 완화해주기 위한 꼼수였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원호지구 B2블록으로 표시된 구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와 실제 원호지구에서 추진되는 B1블록 구미 원호 자이 더 포레 간의 거리는 약 1km에 달한다. 원호지구 고시에도 B2블록은 도시개발구역 외 지역이라고 표시돼있다.
도시계획전문가들은 구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가 구역 외 지역이라면 원호지구 도시개발구역으로 묶일 필요 자체가 없는데 무슨 의도로 묶였는지 모르겠다며 더욱이 건폐율, 용적률, 높이 등을 원호지구 고시에서 정한다는 점은 더욱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구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는 지난 2016년 2월 24일 원호지구와 상관없이 개별적으로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 고시를 받았으나 이후 개별 고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이후 원호지구에 포함되면서 같은 지구의 일환으로 함께 고시되기 시작했다.
층수 제한에 따른 특혜 시비 및 민관 유착 의혹이 제기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구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는 구미시가 지난해 5월 10일 까지만 해도 환경영형평가와 동일하게 층수를 20층 이하로 고시했다.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불과 4개월이 지난 9월 13일 돌연 20층에서 24층으로 층수가 상향 조정됐다. 문제는 구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의 입주자 모집공고일인 7월 30일 이후에 층수 변경이 이뤄졌다는 점이다.
구미시가 아파트 층수 변경 고시도 하지 않았는데 사업자 측에서 사전에 24층 아파트 입주자 모집공고를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20층 제한은 환경영향평가에서 제시된 층수이기 때문에 변경을 위해서는 절차가 더 까다롭다.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영향평가에서 제시된 층수는 사업계획에 해당되기 때문에 환경영향평가법 제33조 제2항에 따라 승인기관의 장 즉 구미시장이 승인하기 전 환경보전방안을 마련한 후 추진하는 것이 원칙이다.
구미시 관계자에 따르면 구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의 층수 완화 과정에서 환경보전방안은 고사하고 층수 완화에 대한 책임 부서조차 도시계획과인지 공동주택과인지 파악조차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영향평가 변경 과정을 누락한 채 층수를 완화해준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구미시에서 사업자가 제시한 24층의 높이를 합법화 해주기 위해 입주자 모집공고 이후에 부랴부랴 사후 조치를 해줬다는 점은 특혜 의혹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
도시계획전문가 A씨는 “구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는 개별 사업이기 때문에 원호지구와 별개로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해 사업을 추진했어야 했다”며 “만일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면 환경영향평가의 내용이라도 제대로 이행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구미시가 환경영향평가 협의 당시 이행하겠다고 한 20층의 층수를 환경보전방안 없이 완화해준 점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24층의 층수를 합리화하기 위해 구미시에서 입주자 모집공고 이후에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해줬다는 점”이라고 비판했다.
구미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구미 푸르지오 센트럴은 원호지구가 아니기 때문에 공동주택과에서 담당한다”고 말했다. 이에 공동주택과 관계자는 “관련 고시에 맞게 진행됐기 때문에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이 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분양 당시에도 홍보 자료를 통해 원호지구인 점을 강조한 구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는 구미시 고아읍 원호리 산44-12번지 일원에 지하 3층~지상 24층, 9개동 규모로 조성되는 아파트로 세대수는 총 819세대에 이른다.
손주락·백진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