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의 전략적 선택인가
시의회 자치행정위 시의원 “당혹스럽고 황당하다”
자치행정위 소속 의원 7명 가운데 4명 특정의원 연구모임

ⓒ김창숙 기자

포항시가 심혈을 기울여온 포항도시공사 설립안을 포항시의회에 제출했다가 시의회가 16일 상임위에서 의안처리를 유보하자 다음날인 17일 돌연 철회한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일고 있다.

포항시는 이날 포항시의회 사무국에 도시공사설립을 위해 자치행정위에 상정한 포항시시설관리공단 조직변경 동의안과 포항도시공사 전환 설립에 따른 출자 동의안, 포항도시공사 설립 및 운영 조례안 총 3건의 의안을 철회한다고 시의회 사무국에 통보했다. 포항시의회 자치행정위는 당혹해하는 분위기다.

포항시가 시의회에 상정한 의안에 대해 단순 철회만한 것인지 사업 자체를 포기한 것인지는 정확히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지만, 집행부와 시의회 자치행정위 간 정면충돌로 해석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파장은 만만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의회 자치행정위 A위원은 “당혹스럽고 황당하다”며 “집행부에서 아무런 설명도 없이 돌연 사업을 철회한 것은 시의회를 상대로 감정적인 대처를 한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고 했다.

의회 일각에서는 자성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오고 있어 자칫 시의원 간 갈등 구조도 표면화되는 양상이다.

일부 시의원들은 “자치행정위 소속 의원 7명 가운데 4명이 특정 의원 연구모임 회원으로 가입돼 있어 특정 세력화 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위원장이 이 모임에서 모아진 의견을 반영하고 있는 양상”이라고 했다.

시의회 자치행정위 간담회에서 도시공사 설립 동의안에 대해서는 반대 4, 찬성 2로 나눠졌다. 위원장은 이를 반영해 유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는 집행부 측 담당국장 및 과장과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아 포항시의 의도와 진위는 확인이 되지 않고 있지만 정치계 일각에서는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 성격의 의안 철회로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포항시의 의안처리를 다목적 카드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관측도 있다. 포항시 전격적인 도시공사설립 의안 철회는 포항지역 역점사업으로 부각된 도시공사 설립을 시의회 자치행정위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시의회 자치행정위 소속 시의원의 당혹감은 이런 관측에 해석될 수 있다. 자치행정위 소속 다수 시의원들은 포항도시공사 설립 취지는 이해하지만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집행부에 주문하면서 16일 포항도시공사 설립안에 대해 유보했다

신중한 접근의 의미에 대해서 시의원들은 “유보 결정은 반대를 위한 것이 아니고 포항시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 이후 결정키로 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시의회가 집행부와 충분한 소통과 공감대를 형성한 이후 포항도시공사 설립안을 통과시켜 주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17일 포항시가 철회 카드를 던지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닥뜨리게 됐다.

한편 자치행정위가 요구하는 소통의 의미는 집행부가 충족시켜주지 않으면 동의해주지 않겠다는 뜻도 내포돼 있다는 점에서 집행부는 자치행정위가 쉽게는 동의해주지 않겠다고 받아들이며 철회를 결정했다는 관측이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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