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무의미…‘듣보잡’ 후보 경선무대 올리고도 “개혁공천” 주장

중앙당 추천인물 내려꽂기 공천 ‘지역출신 유력정치인 배제’


미래통합당의 TK지역 현역의원 도려내기 공천 후폭풍이 거센 가운데 포항지역도 ‘듣보잡 공천’, ‘원칙 없는 경선’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중에는 이를 빗대 ‘포항사람 탈락’, ‘포항출신 서울사람 공천’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관련기사 5면

이는 미래통합당 수뇌부가 지역여론과 정서를 외면하고 개혁공천 명문을 앞세워 ‘TK지역 현역의원 몰아내기’, ‘토박이 정치인 공천배제’란 지적과 ‘지방정치인의 국회진입 한계성’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공존한다.

▲포항지역 최종 경선후보…포항출신 서울사람
미래통합당 포항지역 총선 최종 경선 대진표는 포항북구의 경우 현역의원인 김정재 의원과 신예인 강훈 예비후보, 남구는 신예인 문충운·김병욱 예비후보 2명이 경선주자로 최종 결정됐다.

당초 지역민의 기대를 모았던 박승호 전 포항시장과 김순견 전 경북도지사는 컷오프 된 박명재 의원과 함께 경선에서 배제돼 지역정치권에 큰 충격을 던져줬다.

이와 관련 최종 결승진출이 무산된 지역출신 정치인들은 미래통합당의 이번 결정에 대해 항의하는 등 재심청구를 접수했지만 여의치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사실상 4명 모두 포항이 고향인 서울TK
이번 미래통합당의 포항지역 경선후보 압축결과를 보면 사실상 전원 ‘서울 TK’들로 구성됐다는 평가이다.

포항남구 경선후보로 확정된 문충운·김병욱 예비후보와 포항북구 경선후보인 강훈 예비후보 등 3명은 이번 21대 총선출마를 위해 포항에 내려온 ‘확실한 서울 TK’다.

여기에 포항북구 경선후보로 선정된 김정재 의원의 경우에도 과거 서울시의원을 지내는 등 서울TK 정치인으로 활약하다 지난 20대 총선당시 전략공천으로 포항북구에 내정돼 금배지를 달아 정치적 뿌리로 보면 4명 경선후보 모두 서울 TK로 볼 수 있다.

▲각종 여론조사와 인지도에서 앞섰던 지역 정치인 배제
이번 포항지역 미래통합당 최종 경선후보 결정을 보면 개혁공천이 아니라 중앙당 추천인물 내려꽂기 공천으로 지역 출신 유력정치인 배제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재선 포항시장을 역임하고 경북도지사 출마 경력이 있는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나 경북도의원과 경북도 경제부지사 등 지방정치의 최선봉에 있었던 김순견 전 부지사의 탈락은 향후 지역정치인의 앞날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시 말해 지역에서 바라보는 지역정치인에 대한 시선과 그들의 정치구력을 전혀 안배하지 않고 있음이 이번 미래통합당 최종후보 압축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이와 관련 포항지역 지방의원 A씨는 “지역민을 대변하는 지역구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에서 오랜 정치구력을 갖춘 지역정치권인사를 모조리 배제했다는 것은 큰 충격”이라며 “결국 아무리 지역에서 정치경력과 인지도를 쌓아도 결국 중앙정치권에서는 전혀 감안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 암담할 뿐”이라고 허탈해했다.

▲총선의 변화가 차기 지방선거에도 100% 영향 미쳐
이번 총선을 통해 드러난 서울TK들의 지방장악은 사실상 지방선거에 까지 그 영향이 고스란히 이어질 것으로 보여 또 다른 문제를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정당공천으로 출마하는 시·도의원들의 경우 사실상 지역구 국회의원의 낙점으로 공천자로 확정되는 현행 정당시스템으로 견줘 지방의회가 ‘서울TK’ 손아귀에서 좌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단체장 역시 예외는 아니다. 포항의 경우 내부적으로 남·북구 국회의원의 동의하에 중앙당에서 공천하기 때문에 포항시장 후보역시 그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이 정치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역정치전문가 K씨는 “벌써부터 전·현직 지방의원들이 포항 남·북구 유력 총선주자들을 중심으로 줄 대기에 나서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이번 총선에서 최종 당선되는 인물이 차기 지방선거 공천에 절대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로 결국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예속돼 있는 근본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상”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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