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미래는 지방 기업 성공이 관건

지역기업 육성·성공에 온몸 다바쳐
영남大(대)전체수석·서울大(대)대학원 수석졸업
경북테크노파크 제 3·6·7대 원장 추대
경북TP·지역기업과 20여년 동고동락
주인의식·실행·협동·정직이 기업성공
에티오피아·우즈벡 경북TP 벤치마킹
전국최초 ‘부패방지경영시스템’ 인정
중기부, 경영평가 2년연속 전국최우수
KOLAS 국제공인시험기관 인정 획득


“우리나라가 지금 세계 경제 10위권으로 도약했으나 지방 기업이 육성·발전해야만 한국의 미래가 열린다”고 강조하는 이재훈 경북테크노파크 원장은 고등학교 졸업 후 한국은행에 취업했으나 학업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않았다.

이 원장은 낮에는 직장에 근무하면서 영남대 경영학과에 들어가 주경야독으로 열심을 다한 결과 영남대 수석 졸업에 이어 서울대학원에도 수석으로 졸업한 후 세계적인 명문대인 코넬대학교에 유학해 박사학위를 취득한 수재다.

그는 경북TP 3대·6대 원장을 역임한 후 또다시 제7대 원장으로 추대돼 영남대 경영학과에서 후진을 양성하는 한편 20여 년 동안 테크노파크에 몸담으면서 수많은 업적을 세운 한국 테크노파크의 산증인이다.

열정과 소신을 일한다고 웃으면서 말하는 이 원장을 직접 만나봤다.[편집자 주]

Q.먼저 경북도민과 경북도내 기업인들께 경북테크노파크의 소개를 부탁드린다.
A.경북테크노파크는 1998년 8월 선도 테크노파크로 설립돼 경북지역 기업 및 산업지원을 통해 지역산업 경쟁력 강화의 허브기관으로 오늘날의 발전된 경북을 일구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지역균형발전과 경북도 산업육성에 이바지했으며, 지역벤처기업육성과 중소기업의 발굴·지원을 통해 지역 산업 인프라 확산에 최선을 다했다고 자부한다.

경북테크노파크는 초심으로 돌아가 ‘열정과 최고의 기업지원서비스로 기업성장과 산업발전에 기여한다’를 미션으로 삼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테크노파크 임직원 모두 노력하고 있다.

‘기업하기 좋은 경북, 기회의 땅 경북’을 만들기 위해 기업지원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지역 산·학·연·관들과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지역 기업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겠다.

Q.테크노파크(TP)라는 말이 생소하기도 하다. 무슨 역할을 하는 기관인지.
A.테크노파크는 지역 산·학·연·관을 비롯한 지역혁신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지역 실정과 특성에 맞는 산업발전 전략 및 정책을 수립해 지식기반 강소기술기업을 발굴 육성하는 지역산업 육성의 거점기관이다.

산업기술단지 지원에 관한 특례법을 근거로 한 테크노파크는 초기에는 입주기업 지원사업을 중심으로 연구개발, 창업보육, 정보유통, 시험생산지원, 교육훈련 지원, 장비이용 지원 등 기업보육과 기술지원에 집중했다.

그러나 시대가 변할수록 지역균형발전이 대두됨에 따라 지역산업육성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지역·산업 성장 전략 수립과 모니터링 기업군 관리, 지역산업육성지원DB 구축 등의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오늘에는 기업지원 네트워크 허브로서 기업특성 조사와 산학연 연계협의회 운영, 기업거점 역할 수행까지 기업지원 통합 플랫폼을 도맡아 지역의 기업과 소통하며 발전하게 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Q.경북테크노파크를 위주로 조금 더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A.쉽게 말씀드린다면 테크노파크는 초기에 장비, 공간 등을 확보해서 지역 중소기업에 고가 장비를 저가에 임대하고 없는 공간을 만들어 기업들이 일을 하기 위해 입주 공간을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20년 전에는 기업을 위한 보육기관이 없어서 창업 보육 역할도 맡았다. 크게는 지역의 기업이 활동을 하기 어려워 단지를 조성하면 기업이 들어오고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까지 테크노파크에서 진행했다.

전국적으로 테크노파크 사업은 1997년 국가 시범 테크노파크를 선정하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그해 11월 말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국가부도상황까지 맞닥뜨려 ‘사업이 백지화되는 것은 아닐까’하는 우려가 제기됐다.

정부가 바뀌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혼재된 가운데 있었지만 오히려 테크노파크의 필요성은 대두됐다. 그 이유는 먼저 외환위기 앞에 ‘대마불사’라는 말이 무색하게 대기업이 떨어져 나가면서 중소기업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그 가운데 기업들도 수도권 중심이 아니라 지역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이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할 기관이 테크노파크임이 인정됐고 경북테크노파크는 1998년 8월 27일 설립하게 된다.

외환위기 가운데도 해마다 50억원씩 지원받으며 5년 뒤에는 최종적으로 인프라를 갖추게 됐다. 테크노파크는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또다시 주목을 받게 됐는데 지역균형발전의 큰 기치가 내세워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역할을 수행할 지역의 거점 기관을 살펴보니 테크노파크가 반듯하게 구축돼있었다. 당시 정부에서는 대통령이 직접 방문하는 등 최대치로 관심을 받았고 당시 핵심 위원회인 지역혁신협의회를 감사하는 역할을 테크노파크가 맡기도 했다.

이로써 앞서 언급한 세 단계에서 초기 기업보육과 기술지원의 역할에 불과한 테크노파크는 현재에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통합 플랫폼 즉 ‘테크노파크에 기업이 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는 인식을 갖춘 기관이 됐다.

특히나 지금의 정부에는 규제자유특구가 핵심 사업이라 볼 수 있는데 이에 포항이 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경북테크노파크가 해당 특구를 위주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Q.그렇다면 경북테크노파크만의 대표적인 성과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다.
A.지난해 굵직한 성과를 말하자면 앞서 말한 포항규제자유특구 지정을 포함해 국책사업비 3천억원 확보와 성장단계별 지원기업 플랫폼 구축, 전국 테크노파크 최초 ISO37001인증 획득이 대표적이다.

세부적으로는 먼저 기업육성 부문에는 IPO 10개사, WC300 18개사, PRIDE기업 400개사가 있으며 협력네트워크 부문에는 DB 구축 2천676건, 연계협력 381건, 사업 발굴 342건이 있다.

인프라 활용 부문에는 입주 기업 수 1천169개사, 총 매출액 4조4천948억원, 총 고용인원 1만2천434명, 지식재산권 25건 특허, 논문 54건, 기술 중개 800건, 기술 이전 14건이 있다.

아울러 경북테크노파크의 인프라를 함께 소개한다면 본원이 소재한 경산시에는 대학특성화 촉진센터와 경북TP 2단지, 그린카부품기술연구소, 첨단메디컬융합섬유센터, 무선전력전송기술센터가 있다.

영주시에는 경량소재융복합기술센터가 있으며 김천시에는 Open LAB, 영천시에는 천연소재융합연구센터가 있어 경북도내 기업을 위한 여러 가지 인프라 및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Q.유달리 경북테크노파크는 해외 교류가 활발하다고 들었다.
경북테크노파크가 다른 지역의 테크노파크와 차이점이 있다면 해외에서 벤치마킹을 자주 온다는 점이 있다. 우리 역시 해외에 컨설팅도 자주 나가며 국격을 상승시킬 수 있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해외 특히 동남아 등지에서 왜 이렇게 경북테크노파크에 관심이 있느냐고 볼 때 우리나라가 인구도 많지 않고 과거에는 못 살던 나라였는데 왜 지금은 잘 사느냐에 대해 궁금해 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개발도상국의 경우 미국처럼 절대선진국은 전혀 따라잡으려고 생각하지 않지만 한국처럼은 할 수 있겠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한국을 따라잡으려 하다 보니 그들 국가에 없는 테크노파크에 정답이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우리는 국격 상승과 한국 기업 유치, 한국 청년 취업 등의 목표를 갖고 해당 국가는 벤치마킹과 기술 확보 등 상호 간의 윈윈할 수 있어 나부터도 영어가 가능하다 보니 적극적으로 해외 강의는 물론 장관을 만나 여려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Q.경북 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경북테크노파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A.정확하게 미래에 필요한 산업을 예측하고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례로 경주시에는 하이테크성형가공센터가 설립되는데 얼핏 관광도시에 왜 성형가공과 관련된 기관이 들어서는지 의구심이 들 수 있다.

경북테크노파크에서는 3년 전부터 정책기획단에서 빅데이터센터를 만들어 4차산업혁명이 주목받기 전부터 선제적으로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 나선 바 있다. 이때 경주시의 데이터를 분석했는데 의외의 결과가 도출된 것이다.

경주시 GRDP(지역내총생산)에 가장 크게 관여한 것은 산업분야 중 관광이 아니라 자동차 부품과 금속 제조 분야가 63%라는 사실이다. 경주시가 문화관광이 먹거리이긴 하지만 실상 주 먹거리는 이러한 분야였다는 것에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과거 경북 또한 알루미늄과 타이타늄, 항공기 MRO 등 부정확하거나 너무 먼 미래에 대한 수요를 예측하다 보니 실패 아닌 실패를 하기도 했다. 경북테크노파크는 3~5년 정도의 미래를 정확하게 내다봐야 하는 사명이 있다.

기업들에도 사실상 이러한 부분을 설명한다. 새로운 사업을 하거나 변화가 요구될 때 경북테크노파크와 소통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기업에 특성에 맞게 미래 시대에 필요한 산업을 연구하는 것이 우리의 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Q.경북테크노파크만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설명한다면.
A.경북테크노파크는 전시성 행사에 연연하지 않고 찾아가는 서비스도 등 내실 있는 사업만을 챙기며 기업들에 가까이 가서 이야기를 듣고 중앙정부에 요청해서 사업화를 하고자 노력한다.

중앙정부에 사업이 없으면 경북도를 설득해서 경북도에서 앞서 사업을 추진하고 정부를 설득하는 방식을 통해 현장 지향 방식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사업을 많이 하고 있다.

테크노파크가 지역의 기업을 지원하는 플랫폼의 역할을 하는데 기업을 지원하는 기능을 집중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웬만큼 큰 기업이 아니면 기업에 맞는 국책사업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볼 여력조차도 없다.

이 같은 기업이 무턱대고도 경북테크노파크에 오면 우리는 적극적 지원자 또는 안내자로 역할을 한다. 꼼꼼한 연결망을 갖고 있으며 직접 또는 연계 플랫폼 기능으로 최대한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것이 테크노파크의 궁극적 목적이라 본다.

Q.원장님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다. 현재까지는 3대와 6~7대를 하고 계신다.
A.경북도에서 이쁘게 봐준 것도 있고 기업들에 나름 평이 괜찮다는 이유도 있다고 들었다. 몇몇 기업에 물어보니 격의 없이 대해주고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기업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들 한다.

특히 기업의 내력도 많이 알고 있어 업종, 경쟁력, 현재 상황 등 정보를 많이 알고 있다 보니 해당 기업이 정말 원하는 것을 대체로 잘 파악한다. 여러 사업 중 꼭 맞는 사업을 추천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기업이 경북테크노파크를 좋게 보고 있다. 그 덕에 원장인 나 역시도 덕을 보는 것이 아니겠냐는 생각이 든다. 마찬가지 경북도에서도 외부에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기 때문에 신뢰하고 맡기는 것 같다.

Q.원장님의 우수한 학력은 익히 들어 소문이 났다.
A.영남대학교에 다녔다. 대학교에 다니면서 한국은행에 취직해있었기 때문에 영남대는 야간에 다녔다. 열심히 공부도 했으며 그 덕에 대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게 되고 ‘공부를 더 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서울대학원 경영학과로 갔는데 마찬가지 성적이 잘 나오니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됐고 또 수석으로 졸업했다. 인원이 다른 학과와 달리 180명이나 됐기 때문에 서울대학원 수석 졸업은 의미가 컸었다.

‘여기서 멈춰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수석 졸업을 했으니 명예를 지켜야겠다는 생각에 미국의 와튼 스쿨에 갔다가 지도교수와 함께 코넬대학원으로 옮기게 됐고 아이비리그라서 소명을 갖고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취득 후 한국에 돌아가서 모교인 영남대에서 교수로 활동한 다음 30대 후반인 1996년 테크노파크 기획 사업부터 참여하게 됐다. 지금도 교수로 있는데 영남대 4명을 포함해 총 7명의 제자가 교수로 있다는 점은 아직도 가장 큰 자랑거리다.

Q.3대에 일러 원장직을 맡고 계신데 어려운 점은 없는지.
A.오래 하다 보니 어려움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모두 말할 수는 없지만 근거 없는 비난도 많다. 아무래도 다행인 것은 돌아갈 자리가 있다 보니 소신 있게 밀어 붙일 수 있었다는 점이다.

덕분에 위기가 와도 타협하지 않고 더욱 자신감 갖고 진행했다. 주위에서 전문지식 없이 여러 사업을 하고 무너져가는 것을 보는 안타까운 점도 있다. 곧장 쓴소리를 하는 성격이라 잘못 마찰이 일어날 때면 힘들 때도 있다.

Q.지방 기업 발전을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방안을 듣고 싶다.
A.지방의 큰 문제는 돈이 잘 들어오지 않는 것이다. 문제는 지역 은행도 있지만 투자 기능이 약하다. 투자 기능이 약하다보니 경북도가 출연해서 투자기관을 만들어도 서울에 가는 경우도 있다.

자본이 거대시장을 중심으로 형성된다고는 하지만 지역이 스스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지방펀드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 펀드사도 지역 기업에 투자를 하도록 해야 한다. 이럴 때 보면 테크노파크가 이러한 기능을 못하는 것이 아쉽다.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이러한 기능을 하는데 신생 기업밖에 지원하지 못한다. 미국이나 선진국을 보면 테크노파크와 같은 기관이 투자를 한다. 우리나라는 기업을 모르는 기관이 투자를 하다 보니 엉뚱한 투자를 하게 된 경우가 많다.

미국에는 20마일 룰이 있다. 20마일(약 30km) 떨어진 회사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단순히 돈놀이하는 식의 투자를 지양하려면 테크노파크에도 투자 기능이 있어져야 한다고 본다.

Q.마지막으로 임직원들과 경북도민, 기업인에게 한 말씀 한다면
A.간단하게 경북테크노파크의 비전과 경영철학으로 얘기하고자 한다. 우리의 비전은 GBTP다. GBTP는 경북TP에서 가져온 말로 Great Business and Talent with Passion으로 지역 기업을 위한 경북TP와 열정 있는 구성원이 되자는 뜻도 된다.

경영철학과 인재상은 OATH인데 O는 Ownership으로 주인의식, A는 Action으로 실행력, T는 Together로 협동심, H는 Honesty로 정직성이란 뜻을 가졌으며 이 모두를 OATH, 맹세 즉 굳건히 지키겠다는 뜻이다.

임원들에게는 어디를 가나 공부를 시키고 발표하는 습관을 지니도록 한다. 명절 전이나 연말이 되면 단과 실장이 자기 사업을 설명케 할 정도다. 직원들 역시 어디를 가더라도 자료를 수집해 공부하고 테크노파크를 자랑스럽게 홍보했으면 좋겠다.

또 경북도민께서는 경북테크노파크를 찾아주시고 우리가 먼저 도민께 잘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으며, 특히 기업인께서 언제든지 문을 두드려주시면 원활한 소통과 확실한 대안으로 만족을 주는 기관이 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백남도·손주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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