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각을 다투는 뇌졸중 환자
‘이제’ 대도시 병원 갈 필요 없다
환동해권 의료 새 지평을 열었다
전국 3개, 경북 유일의 뇌혈관 전문병원
병원개원 10년, 뇌동맥류 수술 2천례 돌파
365일, 24시간 응급 뇌졸중 환자 수술 가능
대통령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 기업’ 선정
경북동해안 넘어 환동해권 뇌질환 전문병원
하나님,이웃,자신에게 성실하고 진실해야
24시간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환자 만족


‘환자의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 ‘환자의 가족이 되겠다’는 김문철 에스포항병원 대표병원장은 경북 포항 등 동해안 지역 뇌졸중 환자가 1분1초를 다투는 다급한 상황에도 ‘왜 목숨 걸고 대도시로 가야만 하나’라는 문제를 놓고 깊은 고민 끝에 이를 해결하기위해 뇌 질환·척추 질환 병원을 만들었다고 한다.

김 원장이 2008년 병원 설립 당시에는 뇌·척추질환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신경외과병원 모델이 한국에는 없는 시절이어서 동료 및 선후배 교수들이 많은 우려를 했으며, 심지어 미쳤다는 소리까지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에스포항병원은 개원한 그해 수술(뇌혈관 수술 기준) 34회, 이듬해 173회, 2010년 244회 등 1년 후인 2011년에는 무려 수술을 644회를 하는 기록을 경신했으며, 2012년 731회, 2018년 800회 돌파해 지난해 2019년에는 1천95회로 1천회 이상 수술해 양과 질적인 측면에서 크게 성장하고 있다.

김문철 대표병원장은 교육과 연구를 통해 전문의료로 사랑하고 섬김으로써 고객 감동, 신뢰와 화합의 조직문화를 창출해 소통과 복지를 베풀고 봉사하는 사랑을 실천하며 이 땅에서 의료 봉사를 통해서 하나님의 지상 명령인 선교의 사명을 다할 것이라고 한다.[편집자 주]

Q.에스포항병원을 간략히 소개해주신다면.
A.전국에 단 3곳뿐인 보건복지부 지정 뇌혈관 전문병원으로 경북지역에서는 가장 많은 숫자의 신경외과 의료진(11명)이 몸담고 있다. 응급실에는 365일 24시간 전문의가 당직을 선다.

시간을 다투는 뇌혈관, 심장질환 응급환자에게 최대한 빠른 진료를 제공할 수 있다. 에스포항병원의 이름은 뇌졸중(Stroke)과 척추(Spine)의 앞글자 에스(S)를 이용했다.

뇌 질환과 척추 질환 모두를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병원으로, 현재는 심혈관을 포함한 전신의 모든 혈관을 치료할 수 있는 전문병원으로 성장하고 있다.

Q.에스포항병원을 설립한 동기나 이유가 있다면 무엇인가.
A.촌각을 다투는 뇌졸중 환자가 목숨을 걸고 대도시로 가야만 하는 상황을 막으려면 환자들이 빠르게 접근할 수 있는 최전선에 제대로 된 시스템과 장비, 의료진을 갖춘 병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같이 지역민에게 빠르고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에스포항병원을 설립했다.

Q.병원을 설립할 때 어려웠던 일은 없었는지.
A.2008년 설립 당시, 뇌혈관 질환과 척추 질환을 모두 치료할 수 있는 신경외과 병원의 모델은 기존에 없었기 때문에 처음에는 미쳤다고 했다. 대도시의 유명 병원으로 가서 치료받는 것이 최선이라는 환자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도 큰 과제였다.

그렇게 때문에 의료의 전문성과 치료 성과를 높이는데 더욱 매진했다. 그리고 2011년, 보건복지부의 전문병원 제도가 생기면서 국내 유일의 ‘신경외과 전문병원(1주기)’로 지정됐다.

에스포항병원의 신경외과 병원 모델이 성공했고 지역민들에게 신뢰받기 시작했음을 공인받는 쾌거였다.

Q.개원 10여 년만에 전국적으로 뇌혈관 전문병원으로 알려진 이유는.
A.보건복지부 지정 전문병원은 특정 진료과목이나 질환 등에 대해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기관이다. 역량 있고 우수한 중소병원을 지정하는데 해당 진료에 대해서는 대학 병원 수준이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다.

뇌혈관 전문병원은 언급한 것과 같이 에스포항병원을 포함해 전국에 3곳뿐이다. 2018년 5월 개원 10년 만에 신경외과 최고난도 수술인 뇌동맥류 수술을 2천례 돌파했다.

뇌동맥류 수술은 고도의 기술이 집약돼 진단과 수술, 중환자실 및 병실 치료, 재활 치료까지 모두 전문적이어야 최적의 진료가 가능한 만큼, 아무 곳에서나 할 수 없으며 치료 성적이 해당 병원의 수준을 알려주는 평가 기준이 된다.

Q.원장님만의 치료한 환자 가운데 특별히 기억나는 사람이나 사건이 있다면.
A.혈관병이라는 것이 촌각을 다투는 만큼 사연이 다 있는 환자라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기억에 남는다. 최근 환자 중에서 말을 하자면 한 어머니가 모야모야병을 갖고 있었던 경우다.

환자는 대구의 모 대학병원에서 진단을 받았는데, 수술할 수 없으니 의사로부터 지금처럼 지내라고 권유를 받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모야모야병은 뇌혈관이 혈류 공급이 안 돼 두통이 오고 뇌출혈이 오게 된다.

환자 역시 만성적인 두통에 뇌경색이 여러 왔다. 우연찮게 왔는데 수술해야 한다고 하니 대구에서 못한다고 하는데 여기서 어떻게 하느냐고 남편이 반대했다. 설득 끝에 수술에 들어가 현재는 재발하지 않고 있다.

그렇게 어머니는 정상적인 삶을 이어가다가 외래 진료 중 딸을 데려왔는데 딸이 달리기 할 때마다 쓰러진다고 알려왔다. 모야모야는 유전될 확률이 아주 높은데 검사 결과 똑같이 모야모야병이었다.

결국 지난해 11달에 수술을 마쳐 잘 지내고 있는데 가족이 뇌혈관 병이 겹쳐서 오면 마음이 짠하다. 부모는 자기 몸을 돌보는 것보다 아이가 자기 탓 때문에 이렇게 됐구나 하는 모습에 죄책감에 시달리는데 그것을 지켜보는 의사의 마음도 아프다.

이 외에 뇌졸중의 환자들을 보면 여러 사연이 많다. 뇌혈관 질환은 똑같은 상황이 없다. 오늘도 수술이 3개나 있었는데 파열된 꽈리의 모양과 위치가 다 달랐다. 개원하고 2천500 케이스가 넘는 수술 경험이 있어서 자신은 있다.

그러나 매 케이스마다 똑같은 상황의 꽈리가 없다. 다 다르다. 그렇게 보면 뇌혈관 질환은 사람을 참 겸손하게 만드는 병이다. 상황이 늘 다르기 때문에 자만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를 보면 하나님이 사람을 겸손하게 하신 것 같다.

Q.다른 병원에 비해 환자들에게 여러 혜택을 주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A.병원비를 사실 원장 한 명이 낮춘다고 낮춰지는 것은 아니다. 병원 사업 자체 역시 워낙 저수가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이윤이 남는 사업도 아니다.

병원을 처음 시작했을 당시, 병원으로 큰 돈을 벌어 빌딩을 사고 대대손손 잘 먹고 잘 살아야 겠다는 그런 생각으로 한 것도 아니고 내가 하는 일이 얼마나 내가 살고 있는 이 지역을 행복하게 만들 것인가를 가지고 시작을 했다.

그런 면에서 돈이 없는 환자에게는 못 받을 때도 있고 급한 돈이 필요한 사람은 적게 받을 때도 있다. 원칙을 정하기보다 상황에 맞게 조절해나갈 수 있으면 최대한 환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이 전부다.

그렇기 때문에 병원에서 돈을 번 것은 사실 없다. 이런 것이 지역을 섬기면서 목숨을 담보하고 있는 병원이 가진 가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원장뿐만 아니라 병원의 모든 가족들이 이런 사명으로 일하고 있다.

Q.이러한 상황에서도 우수한 의사를 어떻게 영입했는지 궁금하다.
A,처음에는 어려웠다. 이런 병원에 대한 경험이 부족했으니 동료 교수들이나 선후배 교수들이 처음에는 ‘무슨 짓을 하려나’하고 심히 우려했다.

그러나 뇌졸중의 완결된 시스템, 그리고 양질의 의사, 교육된 직원들, 훌륭한 장비들 이것이 대학병원에만 갖춰져 있다면 작은 지역에서는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수가 없다.

포항에서 제일 빠른 곳이 대구라면 포항의 병원까지 가는 데만 응급상황이 발생하고 30분이 걸린다. 병원에서 어떤 병인지 검사를 해야 하니깐 30분이 또 걸린다. 설명하고 대구까지 가면 거리상으로만 봐도 1시간이 걸린다.

병원에 가더라도 수술 준비가 바로 돼있지 않으니 수술까지 최소 5~6시간이 걸리게 된다. 그러나 에스포항병원에 온다고 하면 뇌졸중이 발생하고 30분만에 도착하고 30분 검사를 받은 후 1시간이면 수술이 가능해진다.

뇌세포가 죽어가기 시작하면 이 정도의 시간 차이는 엄청나다. 지역 전선에 이런 시스템을 갖춘 병원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시작을 하게 됐는데, 경험이 없다보니 의구심도 많이 받은 것이 사실이다.

다행히 포항시민분의 특징이 신뢰를 한 번 주면 계속 준다는 것이다. 에스포항병원은 그 덕을 많이 봤다. 결국 시간이 지나 성과가 나오니 학회에서도 인정해주기 시작했다. 우리 병원이 좋은 모델로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에스포항병원 이름을 따가서 창원시 등 여러 병원에서 인용하기 시작했고 그러다보니 의사를 구하기 쉬워졌다. 추가적으로는 내가 처음부터 호소했던 인력지원풀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기 시작했다.

후진들은 계속 자라니깐 그 사람들이 에스포항병원과 이 같은 전문병원에 갈 수 있도록 팀을 만들자. 이는 병원을 세울 때부터 주장했던건데 이제 대학의 교수들이 그런 시스템을 인정해주니 수월해졌다. 지금은 인력 구하기는 더 쉬워졌다.

Q.에스포항병원이 추구하는 방향이나 목표는 무엇인가.
A.에스포항병원은 병원 이름처럼 뇌혈관과 척추를 전문적으로 봤다. 그러나 각 질환은 그 질환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복합질병을 동반해왔다. 이런 가운데 ‘뇌혈관 수술만을 잘한다고 될 문제가 아니구나’라고 생각됐다.

뇌혈관에 문제가 있는 환자는 심장과 하지 혈관에 문제가 발생하고 파킨슨과 치매 뇌전증을 동반할 수 있다. 척추 질환 역시 동반되는 질환이 많이 발생하기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전신의 혈관을 다 봐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각종 뇌질환에 대해 대학병원에 가야만 볼 수 있는 희귀하고 깊은 지식이 요구되는 즉 이런 병을 볼 수 있는 그룹의 의사가 모이고 각종 질환에 대해 보다 전문성과 확장성을 갖출 필요가 있게 됐다.

처음에는 뇌혈관과 척추인 것이 이제는 머리에서 발끝까지 모든 것을 보게 되는 병원으로 성장할 필요가 생겼다. 누구를 이기기 위해 성장하는 것이 아니고 자연스럽게 병을 치유하기 위해 특화하고자 보니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을 느껴진다.

그러다보니 자본이 더 많이 들고 덩치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커져서 지금은 개인병원으로 돼있는데 당연하지만 법인으로 가야하는 상황이다. 법인은 안정적인 구조로 갈 수 있고 이 정도 규모는 개인의 소유도 힘들다.

당연히 법인화 하는 것이 당면한 과제고, 병원의 여러 수익구조나 이런 부분에서 힘든 점이 많아서 법인을 만들 상황이 아직 못돼서 그렇지만 여러 가지 준비는 계속하고 있어서 조만간 법인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말미에 의료선교를 펼치고 싶은 게 꿈이다. 동남아나 이런 지역에 우리 병원 같은 좋은 콘텐츠를 가진 병원을 만들고 손에 흙을 묻히면서 활동하는 것이 서원했던 내용이어서 그런 삶을 가지려고 한다.

에스포항병원은 2세대 3세대 계속해서 이어가길 바란다. 우리 병원은 직원끼리 사귀어서 결혼하면 100만원을 준다. 전국에 대부분 기관이 직원 간 결혼하면 한 사람은 사표를 받는데 우리는 오히려 장려하면서 돈도 주고 열심히 봉사하게 한다.

현재까지도 9~10호까지 커플이 생겼다. 이런 사람이 아이를 낳고 육아는 병원 어린이집에서 시키고 원어민 영어 교사도 있어서 영어도 가르치고 프로그램도 있다. 이런 아이들이 의과대학에 가고 그 아이가 4대, 5대 병원장으로 오는 것이 꿈이다.

우리 병원은 원장의 자녀가 이어 받는 것이 아니라 직원 또는 시민의 자녀가 원장을 맡도록 하는 것이다. 개원하고 11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똑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Q.훌륭하신 생각이다. 이 같은 생각을 가진 이유는 있는가.
A.어릴 적 가훈이 있다. 아버지께서 얘기하신 것이 ‘삼성지도’라 하셨다. 세 가지 성실의 도라는 뜻인데, 하나님, 이웃, 나 자신에게 성실하고 진실해야 한다는 의미다.

아버지가 목사님이셔서 늘 가르쳤던 부분이다. 나 역시 지금의 가훈으로 그대로 이어받아 자녀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아침 6시 30분이면 출근해서 병원 교회에서 30분 기도하고 7시 30분 전 스텝이 다 모여서 회의를 시작한다.

전날 수술한 환자와 입원 환자, 어려운 환자에 대해 집중 토의한다. 끝나고 회진을 돌고 수술에 들어간다. 마지막으로 저녁 회진 돌고 난 뒤 회의까지 끝나면 7시가 되고 정리까지 마치면 9시가 된다.

그때부터 성경을 보거나 사회가 돌아가는 것을 듣는다. 항상 밤 11시가 되면 퇴근한다. 365일 이렇게 산다. 술도 마시지 않고 골프도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뭔 재미로 사냐고 물어보지만 난 너무 행복하다.

나는 이것이 너무 행복하고 재밌다. 지역민께서 많이 신뢰해줘서 고맙고 사실은 재밌어 하는 일로 주목받고 인정받고 있는 행복은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공치러 가서 푸른 잔디를 보는 행복과는 비교할 수 없다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만났던 환자와 보호자 지역민들, 삶과 전망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은 행복이고 이 행복을 오랫동안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내가 평생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Q.마지막으로 지역민과 직원, 그리고 가족에게 한 마디 한다면
A.지역민께는 우리 병원을 이만큼 사랑해주는 만큼 인력과 장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이 지역이 보다 행복하고 안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의사니 의술로서 보답해 이 사회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

더욱 열심히 할 테니 신뢰를 거두지 마시고 더 신뢰해주시길 소원드린다. 병원 직원들한테는 미안하기도 하고 고마운 것이 병원장이 돈에 관심이 없다보니 직원들까지도 가져가는 혜택이 많지 않다.

나는 추가로 생기는 돈을 가져가지 않는다. 세무서에서 지난해 개원 이래 처음으로 세무조사를 했는데 조사 이유가 개인 병원 원장임에도 불구하고 재산이 늘지 않아서라고 했다. 물론 조사에서 어떤 문제점도 발견되지 못했다.

따라서 직원들 입장에서 불만이 많을 텐데 못난 사람 믿어주고 따라줘서 고맙다. 아침마다 기도하는 것이 직원들 전체가 행복할 수 있도록 터가 만들어줬으면 좋겠고 감사함과 기쁨이 넘치는 직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한다.

기도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직원이 너무 밝다. 특별히 친절 교육을 매뉴얼대로 받은 것 같지도 않은데 밝다는 얘기는 많다. 정서도 그대로 유지되니 환자 보호자도 그대로 기분이 좋아지고 하니 그런 병원으로 계속 됐으면 좋겠다.

가족들에게도 참 고맙고 미안하다. 집에도 잘못 가고 교육에 별로 관심이 없으니 집사람도 여느 의사집 사모님처럼 살지 못한다. 그래도 아이들이 인격과 신앙적으로 잘 자라고 있어서 고마울 뿐이다.

김문철 대표병원장은 인터뷰 가운데 자신의 개인적인 목적보다는 환자와 직원, 지역민에게 이르기까지 어떻게 하면 에스포항병원과 병원장 자신이 보다 헌신하고 사랑을 실천할 수 있을지에 대한 깊은 고민이 묻어나왔다.

욕심 없이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겠다는 김문철 병원장의 의료 행보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백남도·손주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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