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의회 행감서 관리 부실 지적, 빛이끼 악취 논란 속 철거 필요성 제기
관리가 끊긴 채 흉물로 남아 있어 "환경오염을 키우기 전에 이제는 철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4일 대구 동구의회 도시건설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아양교 상·하류에 각각 설치된 '고사분수의 철거 필요성' 이 도마에 올랐다.
고사분수는 2003년 대구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앞두고 iM뱅크가 5억3000만원을 들여 설치한 뒤 이듬해 동구에 기부채납했다.
그러나 2014년 작동이 중단된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재가동되지 않고 있어 사실상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동구는 그동안 "낙동강 물길정비 사업으로 금호강 수위가 오르면서 진흙과 녹조 등이 유입돼 '펌프가 고장난 것' 이 중단의 원인" 이라고 설명해 왔다.
하지만 동구의회는 "작동 중단의 핵심 이유는 기계 고장이 아니라, 관리 소홀로 번진 빛이끼와 그로 인한 악취 민원" 이라며 반박했다.
노남옥 동구의원은 "물길정비 사업 이후에도 분수는 문제없이 가동됐다. 정작 작동이 중단된 이유는 구청이 제때 관리하지 않아 빛이끼가 펌프 안에서 자라고, 100m 이상 분사될 때 암모니아성 악취가 발생해 민원이 이어졌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악취를 줄이기 위해 분사 높이를 낮춰 '빛 분수' 형태로 운영하자는 대안도 제시했지만 집행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시설은 계속 방치됐다" 며, "이대로 두면 오염물질이 축적될 가능성이 크고, 환경단체의 문제 제기도 불가피하다"며, "철거 여부를 올해 안에 결정해야 한다" 고 덧붙였다.
동구는 철거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사업비가 걸림돌이라는 입장이다.
공원녹지과 관계자는 "분수 철거는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과 연계해 진행됐어야 하는 사안이다. 하지만 사업이 멈추면서 1억원에 달하는 철거 비용이 구청 부담으로 남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표는 "'빛이끼'가 낀 시설은 시민에게 위생적·경관적으로 부정적인 인상을 준다. 장기간 방치될 경우 또 다른 환경문제를 부를 수 있는 만큼 사용 의지가 없다면 철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김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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