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교역 둔화·금융시장 불확실성 겹치며 지역 기업 실적 전반 압박

대구지역 상장기업들이 지난 3분기 누적 실적에서 매출·영업이익·당기순이익이 모두 감소하며 전반적인 부진을 나타냈다.

글로벌 교역 둔화와 달러 강세, 국내 비용 부담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지역 대표 기업들의 실적에도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구상의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53개사의 연결기준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 3분기 누적 매출액은 51 8,3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9,115억원)했다.

영업이익은 2조6,426억원으로 3.1% 감소(–842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1,052억원으로 30.4% 급감(–4,825억원)하며 수익성 악화가 더욱 뚜렷해졌다.

매출 상위기업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한국가스공사(26조7,350억원) ▲iM금융지주(5조7,857억원) ▲에스엘(3조8,310억원)이 1~3위를 차지했다.

특히 이수페타시스가 전년 대비 확대된 수주 기반을 바탕으로 매출 순위 10위권에 새롭게 진입하며 존재감을 높였다.

상위 10개사가 전체 매출의 85.2%를 차지해 지역 경제의 대기업 의존 구조는 여전히 고착화된 모습이다.

업종별로는 운송업(+11.4%), 제조업(+5.7%), **건설업(+2.3%)**이 선전한 반면, 기타 산업(–14.9%), 전기가스업(–5.9%), 유통업(–3.8%), **금융업(–2.9%)**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제조업 내에서는 업종별 양극화가 더욱 뚜렷했다.

전기·전자·반도체(+20.6%), 식품(+11.0%), 의료·바이오(+9.9%), 자동차부품(+6.9%)이 성장세를 이끈 반면, 섬유(–8.9%), 이차전지(–3.0%), 소재·화학(–0.7%)은 수출 둔화와 단가 하락 영향으로 부진이 이어졌다.

전체 53개사 가운데 매출 증가 기업은 30개(56.6%), 감소 기업은 23개(43.4%)였으며, 수익성은 더 악화돼 영업이익·순이익 증가 기업은 24개(45.3%), 감소 기업은 29개사(54.7%)로 절반을 넘었다.

매출 증가 상위 기업으로는 1위 THN(+2,254억원), 2위 이수페타시스(+1,793억원), 3위 티웨이항공(+1,306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수익성 측면에서는 지역 기업들의 어려움이 더욱 뚜렷해졌다. 당기순이익 흑자 기업은 29개사로 전년 대비 12개사 감소(–22.7%p)했다.

흑자 지속 28개사(52.8%), 흑자 전환 1개사(1.9%), 적자 지속 10개사(18.9%), 적자 전환 14개사(26.4%)로 분석됐다.

특히 순익 급감은 글로벌 금리 변동, 금융비용 증가, 환율 불안, 원자재 가격 변동 등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상길 대구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글로벌 교역 둔화와 금융시장 변동성, 국내 규제·비용 부담이 겹치며 지역 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압박받고 있다”며 “기업들이 불확실성을 뚫고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면 규제 혁신, 재정·세제 지원 확대, 산업전환 투자 촉진 등 기업 친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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