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아부다비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100년 동행을 위한 새로운 도약’으로 규정한 공동선언문을 채택했다.

원전·방산·AI·의료·문화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의 협력 체계를 대폭 확장하면서 사실상 ‘초(超)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 정상은 우선 원전 협력과 아크부대 파견, 우주산업 협업 등 기존 협력의 성과를 재확인하고, 이를 기반으로 쌓인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를 “불가역적 수준으로 심화”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이 수주해 건설·운영 중인 바라카 원전은 협력 모델의 대표 사례로 언급됐으며, 양국은 이른바 ‘바라카 모델’을 제3국 원전 시장 진출의 공동 플랫폼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또한 ‘포괄적 전략 에너지 파트너십’ 체계 아래 AI 기반 원전 효율 향상 기술 개발, 원전 전문 인력양성 등 에너지 분야 실질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대표적인 미래 산업인 AI 분야 협력을 핵심 의제로 올렸다. 한국과 UAE는 AI 데이터센터를 공동 설립·운영하는 방안과 글로벌 AI 스마트 항만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AI 기술을 핵심 성장축으로 삼는 both 국가의 전략이 맞물리면서 향후 대규모 투자와 공동 연구·개발(R&D) 협력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국방·방위산업 분야 협력도 질적으로 한 단계 도약한다. 양 정상은 기존 무기 판매 중심의 방산 협력에서 벗어나 무기 공동개발·현지생산·기술이전 등 고도화된 협력 구조를 구축하기로 뜻을 모았다.

UAE가 중동 지역 내 가장 적극적으로 한국산 무기체계 도입을 추진해온 국가라는 점에서, 향후 대규모 프로젝트 협력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제약·디지털 의료기기·재생의료 연구 및 투자 확대를 위한 ‘K 메디컬 클러스터’ 설립 논의가 본격화된다.

의료기술·병원운영 경험이 풍부한 한국과 중동 의료 수요 확대가 맞물려 양국 간 윈윈 효과가 클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교육·인적교류 협력도 선언문에 대폭 반영됐다. 양국은 청년 인턴십 프로그램을 확대해 차세대 인재 교류를 늘리고, 관광·문화 협력 플랫폼을 확충하기로 했다.

특히 UAE 내에 K-컬처, K-푸드, K-엔터 산업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될 ‘K 시티(K-City)’ 조성에 합의한 점은 눈길을 끈다. UAE를 문화·관광 허브로 삼아 한류 확산과 양국 민간 교류를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양 정상은 내년 UAE·세네갈 공동 주최의 ‘UN 물 회의’를 양국 물 기술·기후 혁신 협력을 확대할 기회로 평가하고, UAE가 추진 중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워터 이니셔티브’를 언급하며 물 산업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

이번 협력 이행을 위해 양국은 고위급 인사의 정례 소통체계를 구축하고, 한국 외교부 내에 전담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해 합의 이행 상황을 상시 점검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빈 자이드 대통령은 “미래 세대에 평화와 번영의 유산을 남기겠다”며 양국이 자주 만나 특별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지속적으로 심화해 나가겠다는 뜻을 공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