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분기 대경권(대구·경북) 지역경제가 제조업 생산 회복에도 불구하고 수출·건설·인구 흐름에서 뚜렷한 약세를 보이며 ‘반등과 둔화’가 뒤섞인 복합 양상을 나타냈다.

특히 대구는 수출이 두 자릿수 증가세로 전환된 반면 경북은 철강과 화학 부문의 부진이 겹치며 수출 감소 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동북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3분기 대경권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대경권 광공업 생산은 전년 동분기 대비 4.5% 증가했다.

금속가공(16.9%), 의료정밀광학(31.7%), 전자·통신(2.8%) 등이 호조를 보이며 제조업 전체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1차금속(-3.7%), 의약품(-9.9%), 가구(-39.8%) 등 일부 업종은 수요 둔화가 이어지며 하락세를 기록했다.

수출과 건설경기는 여전히 부진하다. 3분기 대경권 수출액은 125억 5,800만 달러로 3.2% 감소했다.

무선통신기기(23.1%), 비철금속(19.9%) 등은 증가했지만, 방송기기(-22.4%), 철강판(-29.8%), 합금강판(-14.6%) 등 지역 주력 품목이 약세를 보이면서 총액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건설수주액도 1조 8,519억 원으로 19.5% 줄었다. 공종별로는 토목이 13.4% 증가했으나 건축 수주가 34% 급감하며 전체 흐름을 끌어내렸다.

대구는 전체 흐름과 달리 수출이 14.2% 증가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보여줬다. 기타 유기·무기화합물(88.6%), 전기·전자 기타제품(64.0%), 인쇄회로(40.1%) 등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반면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이 무려 816.8% 급증하며 지역 제조업 전방 투자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고용지표도 비교적 안정적이다. 대구 고용률은 58.1%로 0.1%p 상승했으며 취업자는 1,216,100명으로 소폭 증가했다. 서비스업 중심으로 일자리가 늘었고 제조업·건설업은 감소했다. 실업률은 2.6%로 0.2%p 하락했다.

물가도 안정적 흐름이다. 소비자물가지수는 1.8%, 생활물가지수는 2.0%, 상품물가는 2.2% 상승하는 등 대부분 품목에서 완만한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순인구는 466명 유입됐지만, 20대(-501명), 60대(-207명) 등 특정 세대의 순유출이 지속됐다. 구·군별로는 서구(1,688명), 중구(1,044명) 순으로 인구가 증가한 반면 달서구(-867명), 달성군(-760명)에서 빠져나오는 흐름이 이어졌다.

경북은 광공업생산이 3.4% 증가하며 나름의 회복세를 보였다. 금속가공(23.1%), 의료정밀광학(42.0%), 식료품(10.7%)이 증가한 반면 1차금속(-3.6%), 의약품(-16.6%) 등은 부진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1.4% 증가하며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소매판매는 0.9% 감소하는 등 소비 회복세는 여전히 미미하다.

지역 경기의 핵심인 수출은 6.4% 감소했다. 경북 경제 비중이 큰 철강·화학류에서 부진이 이어지면서 전체 지표를 끌어내렸다. 특히 철강판, 방송기기, 기타 화학제품 등이 모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인구 유출은 더욱 뚜렷하다. 경북은 3,932명 순유출을 기록했으며, 20대(-2,629명), 10대(-784명), 30대(-668명) 순으로 빠져나감이 두드러졌다.

시·군별로는 영천(-634명), 포항(-633명), 칠곡(-549명)에서 유출이 컸고, 반대로 경주(+108명), 구미(+66명)는 소폭 증가했다.

대경권 경제는 생산과 고용에서 유의미한 개선이 나타났지만, 수출·건설·인구에서의 구조적 약점이 여전히 뚜렷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철강·화학 중심의 경북과 서비스 중심의 대구가 서로 다른 흐름을 보이면서 지역 내 산업 구조 차이가 경기 격차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지역 경제 전문가들은 “제조업 생산 회복이 뚜렷하지만 수출이 반등하지 않으면 경기가 본격 상승 국면으로 전환되기 어렵다”며 “지역 산업의 공급망 구조·수출시장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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