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읍 다원복합센터 개관...수요조사도 없이 위치 선정...오천실내수영장 ‘파산 임박’...매출 3개월 전 대비 3분의 1

▲ 포항 오천실내수영장 외관. ⓒ네이버 지도
▲ 포항 오천실내수영장 외관. ⓒ네이버 지도

포항시는 남구 오천읍에 ‘다원복합센터’가 준공해 주민의 문화 향유와 생활 편의를 높이는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 대대적인 홍보를 펼쳤지만 정작 인근 오천실내수영장은 파산이 임박하고 있다.

주변 상권과 인접 시설들을 제대로 파악치도 않고 제대로 된 수요조사도 없이 위치를 선정해 국비 공모사업이라고 막무가내로 추진한 포항시의 어눌한 행정 탓이다.

국비사업을 추진했던 포항시의 담당자들은 진급해 영전하는 영광을 얻었겠지만 40억여원을 들여 실내수영장을 운영했던 사업주는 이달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포항시는 지난 4일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서 ‘다원복합센터’ 준공식을 열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다원복합센터가 본격 운영에 들어가자 인근 800여m 거리의 오천실내수영장은 매출이 3개월 전 대비 1/3로 쪼그라들었다.

오천실내수영장 측에 따르면 다원복합센터 개관이 임박해지면서 수영장을 찾는 회원수가 약 300명 가까이 줄었다. 때문에 오천실내수영장을 운영하는 A씨는 이달 폐업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A씨는 포항시가 주변 상권과 인접 시설들을 제대로 파악치도 않고 제대로 된 수요조사도 없이 막무가내로 사업을 추진한 어눌한 행정의 직격탄을 제대로 맞았다.

오천지역 주민의 문화 향유와 생활 편의는 높아졌겠지만 포항시의 어눌한 행정이 40억원을 들여 채육사업의 꿈을 키웠던 A씨를 파산지경으로 내몰고 수영장 직원 15여명을 길거리로 내친 것이다.

오천실내수영장의 파산 위기는 4년 전부터 예견됐었다.

다원복합센터의 착공임박 시점인 2021년, A씨는 포항시를 찾아 인접한 곳에 수영장이 있음을 알리고 대안 마련을 요청했지만 포항시는 4년여를 질질 끌었다.

담당자들은 진급 또는 이리저리 인사이동됐지만 민원은 4년이 흘렀지만 그 자리에 있다.

더 문제는 다원복합센터 개관식이 있던 4일, 현수막과 피켓을 들고 시위에 나섰던 A씨에게 “곧 수영장을 임대를 해주겠다”는 책임질 수 없는 말로 A씨의 시위를 막았다는 것이다.

순간순간 땜질식으로 시간을 끌며 A씨의 민원을 4년여간이나 방치해온 포항시의 어눌한 행정이 또다시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사업주 A씨는 “학생들의 생존수영 실습장이었던 덕업관이 문을 닫아 포항시에 실습장이 없으니 오천실내수영장을 학생들의 생존수영 실습장으로 사용할 수 있게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는 “당초 사업주는 시설의 매입을 요청해왔고 이를 알아본 결과 매입은 선례가 없고 법적으로 불가한 사항이었다”며 “생존수영장도 권했지만 매입만 주장하고 이를 거부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어린이수영장으로 리모델링을 하기 위해 체육진흥공단 등에 대출을 알아봤지만 사업주의 사정으로 이마저도 불가했다”며 “현재로서는 사업주를 지원해줄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다원복합센터 개관까지 4년여를 방치한 포항시의 민원처리가 40억을 들인 실내수영장 사업주 A씨의 파산을 방조한 꼴이 됐다.

김민정 포항시의원은 “포항시가 제대로 된 수요조사도 없이 위치를 선정하고 포항시의회와 협의 없이 졸속으로 사업을 추진하니 민간 시설을 가진 개인사업자만 무너져 내린다”고 포항시의 어눌한 행정을 질타했다.

다원복합센터가 주민 생활SOC 향상이라는 명분 아래 추진된 만큼, 민간 피해 최소화를 위한 행정의 사후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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