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문화관광공사와 MOU...“확정된 것 없다” 태도 보여...과거 웨이브파크 때와 유사
국내 대표 위스키 제조 기업인 골든블루가 최근 경주보문관광단지에 ‘관광형 양조장’ 건설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연고지인 부산 지역 여론이 들썩이고 있다.
부산 지역 대표 향토기업인 골든블루 역시 지역 여론이 섭섭함을 넘어 책임론으로까지 번지자 경주보문관광단지 투자 계획에 대해 “확정된 것은 없다”며 거리두기를 하고 나섰다.
부산 지역 여론은 당초 골든블루가 관광형 양조장 건설을 계획한 곳이 부산시가 개발한 오시리아관광단지였다는 점에서 골든블루의 ‘경주행’ 결정을 놓고 골든블루에게는 ‘배신감’을, 부산시에게는 ‘무능함’을 지적하고 있다.
골든블루를 경주에 빼앗겼다고 말하는 부산 지역 민심은 부산시가 이보다 앞서 5년 전 세계 최대 도심형 인공서핑 테마파크인 ‘웨이브파크’를 경기도 시흥시에 빼앗긴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웨이브파크는 부산 소재 기업인 대원플러스건설이 부산시에 먼저 제안했으나 부산시가 미온적인 태도로 2년 넘게 검토만 하다가 경기도에 빼앗기는 결과를 낳았다.
골든블루가 부산을 버리고 경주를 선택한 배경 역시 웨이브파크 때와 유사하다는 지적이다.
골든블루는 당초 부산 오시리아관광단지를 관광형 양조장 사업의 1순위 후보지로 놓고 사업을 추진해왔다.
이 사업은 2019년 골든블루 출시 10주년 행사에서 박용수 회장이 직접 숙원사업으로 발표한 것으로, 당시 박 회장은 연간 100만명이 찾는 대만 카발란 양조장에 견줄 관광명소를 만들겠다며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오시리아관광단지가 아직까지 활성화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남은 필지의 면적도 1만㎡ 필지 2개 뿐이라 골든블루가 원하는 면적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관광진흥법 상 관광단지에는 양조장을 포함한 공장이 들어설 수 없다는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
이 와중에 경북문화관광공사가 지난해 개정된 관광진흥법 시행규칙을 국내 최초로 선제 적용하며 ‘복합시설지구’ 신설을 추진하자 부산을 버리고 경주로 방향을 선회하기에 이른 것이다.
게다가 같은 부산 지역 기업인 우양산업개발이 소유한 신라밀레니엄파크 부지에 우양산업개발이 추진하는 호텔과 글램핑장, 리조트, 고급 시니어복합시설과 함께 조성된다는 점에서, 보문관광단지의 인프라와 같은 부지 내 타 시설과의 시너지를 함께 누릴 수 있다는 이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골든블루는 부산시의 한 발 늦은 대처와 지지부진한 오시리아관광단지 활성화 전략에 지쳐 있던 중, APEC 정상회의 유치를 계기로 새로운 청사진을 그리고 있는 경주보문관광단지를 선택하게 됐다.
하지만 사업성 제고와 숙원사업 실현을 위해 ‘고향’을 떠나는 것에 대한 부산 지역의 민심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골든블루가 경주보문관광단지 사업을 추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부산시의 눈치를 보고 있는 이유다.
부산 지역 여론의 감정과는 별개로 골든블루의 경주보문관광단지 입주는 계속 진행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골든블루 투자 유치에 결정적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지는 우양산업개발 측 관계자는 “골든블루가 부산 지역 언론에 ‘확정된 것 없다’고 답변한 것은 사실과 다른 발언”이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골든블루 역시 사업계획서 작성은 물론이고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는 지금까지의 추진 과정에 많은 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안다”며, “우리가 추진하는 호텔·리조트 사업과 연계해 잘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골든블루는 총 3940억원을 투입해 경주보문관광단지 신라밀레니엄파크 부지 내 약 4만9587㎡(연면적 2만8471㎡)에 관광형 양조장과 복합문화공간 등을 조성할 계획을 발표하며, 지난달 경북문화관광공사와 MOU를 체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