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사고가 발생한 세종 안성 고속도로 9공구 역시 5년간 설계변경으로 546억원 추가 공사비 발생... “기본계획부터 면밀한 검토 필요… 과도한 변경으로 인한 지연·일정 압박으로 인한 부실 방지해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정재 의원(국민의힘·포항 북구)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2020년 이후 건설공사 설계변경 현황(연도별 수정)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까지 추진된 고속도로 건설공사 총 60개 사업에서 누적 총 2조 8천억 원의 공사비가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0년에는 47개 사업의 당초 계약금액이 8조8,650억 원에서 변경 후 9조780억 원으로 약 2,100억 원이 늘었다. 2021년에는 55개 사업에서 당초 10조3,680억 원이었던 계약금액이 변경 후 10조6,980억 원으로 약 3,300억 원 증가했다.
2022년에는 57개 사업의 당초 계약금액이 10조9,540억 원에서 11조7,130억 원으로 약 7,600억 원 늘었으며, 2023년에는 57개 사업이 11조7,130억 원에서 12조6,250억 원으로 약 9,100억 원 증가해 가장 큰 폭의 증액을 기록했다.
이어 2024년에는 59개 사업의 당초 계약금액이 12조9,360억 원에서 13조4,970억 원으로 약 5,600억 원 늘었고, 2025년에는 14개 사업의 당초 계약금액이 3조6,800억 원에서 3조7,120억 원으로 약 310억 원 증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변경 사유별로는 ▲물가변동 조정금액이 1조9,088억 원(67.9%)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도로안전 기준 및 시방서 변경 4,772억 원(17.0%), ▲현장여건 변화 3,237억 원(11.5%), ▲민원 275억 원, ▲시공 정산물량 조정 688억 원 순으로 집계됐다.
계약예규 공사계약일반조건 제19조(설계변경 등)에 따르면, 발주기관은 ▲설계서의 내용이 불분명하거나 오류가 있는 경우, ▲지질 등 현장 상태가 설계서와 다른 경우, ▲새로운 기술·공법 적용으로 효율이 높아지는 경우, ▲그 밖에 발주기관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 설계변경을 할 수 있다.
이처럼 다수의 공사에서 설계변경이 반복되면서 사업비가 증가하고, 예산 조정 과정에서 공정이 지연되거나 무리한 일정 추진으로 인한 부실시공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근 2월 교량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세종~안성 고속도로 9공구 역시 지난 5년간 설계변경으로 546억 원의 추가 공사비가 발생했다. 해당 공구는 2020년 당초 계약금액이 2,106억 2,300만 원이었으나, 설계변경과 물가조정을 거치며 2025년 현재 2,652억 3,800만 원으로 늘었다.
김정재 의원은 “기본 계획에서 사업비가 조정될 경우 예산을 적기에 투입하지 못해 공사 지연이 불가피하고, 무리한 일정 압박은 부실시공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며 “최초 사업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면밀히 검토해 정확한 총사업비와 사업기간을 도출하고, 과도한 설계변경으로 국민 세금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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