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사 인수 주주 불만 고조...물류비 절감·공급망 안정 등...긍정적 효과 기대감도 ‘교차’

포스코그룹이 해운사 HMM 인수를 놓고 사업성 검토에 나서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정책성 인수”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반면, 장기 투자자들 사이에선 물류비 절감과 공급망 안정이라는 긍정적 기대도 존재한다.

단기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커졌지만, 장기적으로는 주주가치에 미칠 영향이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HMM 주가는 인수 기대감에 반등히고 있지만, 포스코홀딩스 주가는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선 대규모 인수 자금 부담과 배당 여력 감소 우려가 불거졌다.

“철강·2차전지 등 본업과 무관한 해운사 인수에 왜 수조원을 쓰느냐”는 불만도 나왔다. 반대로, 물류비 절감을 통한 실질적 비용 구조 개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포스코는 삼일PwC·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과 자문단을 꾸려 HMM 인수 타당성을 분석했다.

현금성 자산 7조23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산업은행이 가진 지분(36%)을 단독 인수할 여력은 충분하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주주들은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현금이 있다고 해서 꼭 써야 하는 것은 아니며, 차라리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으로 주주가치 제고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반대론자들은 해운업의 구조적 리스크를 강조한다.

HMM은 2011~2016년 불황기에 파산 위기까지 몰렸고, 정부가 수조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해 가까스로 살려냈다. 변동성이 큰 업종 특성상 안정적 수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찬성론자들은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을 내세운다. 포스코는 원재료 수입에 연간 3조원에 달하는 물류비를 지출한다.

HMM을 인수하면 비용 절감은 물론, 중국과 글로벌 경쟁사 대비 물류 통제력이 강화돼 전략적 시너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포스코홀딩스 외국인 지분율은 2023년 초 50%에서 현재 29.6%까지 떨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은 곧 정부 영향력 강화로 이어졌고, “정책적 판단이 주주가치를 압도하는 구조”라는 우려를 키운다.

그러나 일부 장기 투자자들은 “물류비 절감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면 배당 확대가 가능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낸다.

현재 포스코의 배당수익률은 3.62%로 시중은행 예금금리보다 높아, 배당 재원 확대는 주주환원 강화로 연결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지난 3월 주총장에서 일부 주주들이 입구 봉쇄로 권리 행사를 못하는 사태가 벌어진 점도 투자자 불신을 키운다. “주주 권리를 보장하지 못한 회사가 대규모 M&A를 추진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론이 여전히 남아 있다.

다만 포스코는 1968년 설립 이래 국가 기간산업을 이끌어온 ‘국민주’ 기업으로서 산업적 상징성을 지닌다. 정부와 시장 사이에서 균형을 잡을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주주 불안이 주가에 부담을 주지만, 장기적으로 물류비 절감과 공급망 안정이 가시화된다면 시장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이번 HMM 인수 논의는 ▲정부 주도의 정책성 M&A 논란과 ▲전략적 시너지 확보라는 두 가지 시각이 충돌하는 가운데, 포스코가 주주 신뢰를 어떻게 회복하고 산업 경쟁력을 설명할 지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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