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병원과 대학이 협력해 함께 연구...“AI로 초음파 영상기술”로 고화질과 안정의 혁신 이끌다

▲ 김철홍 POSTECH 교수 연구팀은 박덕호 에스포항병원 교수 공동연구팀과 함께 인공지능을 활용한 차세대 초음파 영상 기술을 개발했다. ⓒ포스텍

의료진이 초음파 검사 중 흐릿한 화면을 오래 들여다보는 모습은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특히 빠른 속도로 촬영하는 초음파는 화질 저하로 정확한 진단에 제약이 있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혁신적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김철홍 POSTECH 교수 연구팀은 박덕호 에스포항병원 교수 공동연구팀과 함께 인공지능을 활용한 차세대 초음파 영상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의료영상 분야 최고 권위 학회인 'MICCAI 2025'에서 상위 9%에만 주어지는 조기 승인 논문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초음파는 방사선 노출 위험이 없고 실시간으로 인체 내부를 관찰할 수 있어 안전하고 경제적인 검사 방법으로 널리 활용된다.

하지만 촬영 방식에 따른 상충되는 특성이 존재했다. 집속빔 초음파는 한 점에 음파를 집중시켜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지만 촬영 속도가 느리고, 평면파 초음파는 음파를 넓게 분산시켜 매우 빠른 촬영이 가능하나 화질이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해 2단계 AI 기술을 설계했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디퓨전 모델을 활용해 흐린 평면파 초음파 영상을 집속빔 초음파 수준의 선명한 영상으로 변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는 스마트폰의 사진 화질 보정 앱과 유사한 원리로 작동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초음파 장비가 수집한 원시 신호 단계부터 고품질 영상을 재구성하는 딥러닝 모델을 구축했다. 이 모델은 다양한 주파수 정보를 동시에 분석해 세밀한 조직과 혈관 구조까지 선명하게 구현할 수 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실제 임상 환경에서의 검증이다. 연구팀은 에스포항병원에서 실제 환자 데이터를 활용해 기술의 유효성을 확인했다. 경동맥, 갑상선, 근골격계 등 다양한 부위에서 임상용 초음파 장비를 통해 고해상도 영상을 안정적으로 획득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김철홍 교수는 "초음파 기계가 생성하는 원시 신호 단계에서 직접 고화질 영상을 얻을 수 있는 기술"이라며 "초음파 검사의 정확성을 높여 환자 부담을 줄이고, 지역 의료 현장부터 대형 병원까지 초음파 촬영 기술의 활용 범위를 크게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덕호 교수는 "지역 병원과 대학이 협력해 실제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증한 만큼 연구의 의의가 더욱 크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교육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정부 부처의 다양한 연구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인공지능대학원사업, BK21 FOUR 사업, Glocal 30 대학 사업 등이 연구비를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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