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의 꽃” 만찬장, 신라미 담아 완성...HICO 리모델링·미디어센터 신축 속도...숙박·관광 인프라 총력 정비...“짧은 준비기간에도 차질 없다”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가 막바지에 들어섰다.
경북도와 경주시는 지난 9일 정상회의장과 만찬장, 국제미디어센터, 전시장 등 핵심 시설 공정률이 8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짧은 준비 기간에도 불구하고 시설 공정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성공 개최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주시 인왕동 국립경주박물관 중앙마당에는 목조 건축 양식의 특별 만찬장이 한창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8일 기준 공정률은 85%. 불과 보름 전 63%에 머물렀던 것을 감안하면 빠른 진척이다.
만찬장은 각국 정상들이 교류하며 식사를 함께하는 공간으로 ‘APEC 정상회의의 꽃’이라 불린다.
내부에는 연회장과 공연무대, 전시공간, 대기실, 케이터링 시설이 들어서며, 외관은 석조계단과 곡선형 처마, 서까래 등 전통 건축 양식을 가미했다.
정부는 한국의 미를 세계에 알릴 상징 공간으로 경주박물관을 선택했다. 신라 금관과 불교 유물 등 문화재를 배경으로 세계 정상들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핵심 회의는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열린다. 현재 VIP 라운지와 양자회담장, 동시통역실, 수행원 대기실 등이 새로 꾸며지고 있으며, 화장실 개보수, 카펫·에스컬레이터·엘리베이터 교체 작업이 진행 중이다. 보안 문제로 외부 공개는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바로 옆에는 2층 규모의 국제미디어센터가 신축되고 있다. 국내외 언론이 머무는 공간으로 방송센터, 기자실, 브리핑룸, 인터뷰실을 갖춘다. 경북도는 초고속·보안 강화 와이파이를 구축해 ‘IT 강국 코리아’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계획이다.
경주엑스포대공원 내 전시장도 공정률 90%로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전시장에서는 이차전지, 반도체, 자동차, 바이오 등 한국의 첨단 산업을 소개하는 경제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각국 정상과 수행원 숙소 마련도 마무리 단계다. 경주지역 12개 주요 호텔은 총 1천7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정상급 숙소(PRS) 35개를 확보했다.
외교부는 국가별 숙소 배정을 완료했으며, 경주시는 반경 10㎞ 이내 1만2천800여 객실을 확보해 총 7천700명 규모의 방문객 수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포항 영일만항에 대형 크루즈선을 정박시켜 글로벌 CEO 숙소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도시 인프라 정비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 중이다. 보문관광단지 도로 재포장과 인도 블록 교체, 야간 경관 조성, 공중화장실 개축, 공용주차장 정비가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북문화관광공사는 269억원을 들여 신라왕조 신화를 소재로 한 상징조형물과 미디어아트 광장을 조성하고 있다.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는 준비기간이 16개월로, 2005년 부산 APEC(19개월)보다 짧았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예비비로 선제 설계에 착수하며 공기를 맞출 수 있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짧은 준비기간에도 큰 차질 없이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행사인 만큼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지진·풍수해·테러·감염병 등 모든 위험요소에 대비해 빈틈없는 안전망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