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전 소자 성능 4배 향상 원리 개발…3D 열전 설계 이론 세계 최초 제시
국내 연구진이 70년간 해결되지 않았던 열전 소자 설계의 핵심 과제를 풀어내며 성능을 4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는 새로운 원리를 밝혀냈다.
손재성 POSTECH 화학공학과 교수와 양성은 박사 연구팀은 류병기 한국전기연구원 박사와 공동으로 3차원 구조와 열 경계조건을 동시에 고려한 열전 소자 설계 원리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화학회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 'Energy & Environmental Science'에 게재됐다.
열전 효과는 열을 전기로, 전기를 다시 열로 변환하는 현상으로 자동차 폐열 회수와 우주 탐사선 전력 공급 등에 활용되는 차세대 재생에너지 기술이다. 하지만 기존 이론은 70여년 전 제시된 1차원 구조에 국한돼 복잡한 3D 구조와 다양한 환경에서 작동하는 실제 소자를 최적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전 소자가 실제 환경에서 마주할 수 있는 8가지 조건을 이론적으로 정리했다. 온도 고정, 열 흐름 고정, 공기나 물 같은 매체와의 접촉 등 다양한 상황을 체계화한 것이다.
핵심 혁신은 ‘G 인자(Geometric factor)’라는 새로운 설계 지표의 도입이다. 이 지표는 소자의 형태 변화에 따른 내부 전기저항과 열전도율 변화를 함께 반영해 최대 출력이나 최대 효율을 달성할 수 있는 최적 형태를 이론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한다.
연구팀은 대표적인 열전 재료인 (Bi, Sb)₂Te₃를 사용해 다양한 단면의 소자를 제작하고 성능을 검증했다. 실험 결과 기존 원통형 구조 대비 출력은 최대 422%, 효율은 최대 466% 향상됐으며 재료 사용량은 67%까지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이론 계산값과 실제 실험 결과가 거의 정확히 일치해 개발된 설계 원리의 신뢰성을 입증했다.
손재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난 70여 년간 공백으로 남아있던 3D 열전 소재의 설계 이론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며 “자동차 배기가스나 산업현장의 폐열 회수, 웨어러블 기기용 전력원 설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