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수혜 기업으로 주목...ESG 역량·원산지 추적성이 핵심
글로벌 배터리 밸류체인이 저탄소 공정·원산지 추적성을 새 기준으로 정립해 가는 가운데, 에코프로비엠이 대표적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제품 탄소발자국(PCF), 배터리 패스포트,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 글로벌 규제가 속속 시행되면서 ESG 기반 니켈 자원 확보력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지표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배터리 소재 공급사에게 탄소 배출량과 공정 이력 데이터 제출 의무화가 가시화되고 있다.
단순히 저가 원료 공급이 아니라, 생산 과정 전반에서 저탄소·친환경 원재료를 입증할 수 있어야 글로벌 OEM과의 협상력이 높아진다.
국내 배터리 양극재 선도기업 에코프로비엠은 인도네시아 니켈 광물과 ESG 니켈 제련소 지분을 기반으로 이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갔다는 평가다.
에코프로비엠이 보유한 인도네시아 제련소는 고압산침출(HPAL) 방식을 통해 니켈 중간재(MHP)를 연간 4만톤 생산할 수 있다.
니켈 MHP는 배터리 양극재 생산에 직접 투입되는 핵심 소재로, 가격과 품질이 양극재 원가 경쟁력에 직결된다.
특히 이 제련소는 ESG 경영을 강조하며 재생에너지 활용·폐기물 최소화 공정을 내세우고 있어, IRA와 EU 규제에 부합하는 ‘친환경 니켈 밸류체인’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실제로 미국 IRA는 배터리 핵심광물이 미국 또는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추출·가공되고, 중국 등 우려 외국기업(FEOC)과 연계되지 않아야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한다.
EU도 2027년부터는 채굴·제련 단계의 배출량과 이력 관리가 담긴 배터리 패스포트 제출을 요구한다. 에코프로비엠의 ESG 니켈 제련소는 이러한 글로벌 기준을 충족하는 공급망을 이미 확보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의 양극재 사업 원가 안정성이 강화될 것으로 본다. 니켈 중간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함으로써 원가 변동 리스크를 줄이고, 완성차 업체와 장기 공급 계약에서도 유리한 협상 지위를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글로벌 주요 고객사들이 ESG 경영과 원산지 추적성을 강화하고 있어, 에코프로비엠의 프리미엄 포지셔닝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물론 도전과제도 있다. 인도네시아 HPAL 방식이 고온·고압 조건과 높은 에너지 소모를 수반한다는 점은 부담 요소다.
다만 에코프로비엠은 제련 공정에서 재생에너지 투입 확대, 폐기물 관리 고도화를 통해 환경성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쟁사인 제이스코홀딩스가 추진하는 ‘VAT 침출(VAT leaching)’ 같은 친환경 대체공법이 부각되는 만큼, 기술 혁신과 친환경성 강화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배터리 소재 경쟁은 단순한 가격경쟁을 넘어 ESG 역량과 원산지 추적성이 핵심”이라며 “에코프로비엠처럼 친환경 니켈 밸류체인을 선제적으로 구축한 기업이 글로벌 조달 시장의 우선순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