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연구진, 15년마다 대홍수·가뭄 반복 전망 제시

▲ 김종훈 교수 ⓒ포스텍
포항공과대학교 연구진이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파키스탄에서 15년 주기로 극한 홍수와 가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극한 기상 재해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고산지대의 기후 변화 영향을 정밀하게 예측한 연구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감종훈 포스텍 환경공학부 교수팀은 중국 쑨얀센대 왕다강 교수팀과의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파키스탄의 미래 하천 전망 데이터를 보정하는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대기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Environmental Research Letters'에 게재됐다.

파키스탄은 인더스강을 비롯한 주요 하천이 국가의 생명줄 역할을 하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강수량과 적설량 변동으로 수자원 관리가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사우스 국가로서 선진국 대비 경제적·기술적 인프라가 부족해 기후 위기 대응 연구가 미흡한 상황이었다.

연구팀은 기존 기후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를 도입했다. 기존 모델은 파키스탄 같은 고산지대의 복잡한 지형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좁은 골짜기나 가파른 산맥 등의 변화를 과소평가하거나 강수량을 과대 추정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과거 하천 유량 데이터를 실제 관측값과 비교하며 여러 AI 모델을 학습시켜 과거 발생한 이상 기후 현상들의 예측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AI 모델이 보정한 데이터는 기존 모델보다 신뢰성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 결과, 인더스강 상류에서는 약 15년마다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대홍수와 극심한 가뭄이 반복될 수 있으며, 주변 하천은 그 주기가 약 11년으로 더 짧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파키스탄 정부가 일괄적인 물 관리 정책에서 벗어나 각 하천 유역의 특성에 맞춘 맞춤형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함을 시사한다.

감종훈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AI 기술은 기후모델의 불확실성을 크게 줄여줄 것"이라며 "파키스탄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특히 취약하고 관측데이터가 부족한 다른 고산지대나 물 부족 국가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기후 데이터를 생산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개인기초연구사업과 BK21 FOUR Program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박사과정 라자 하산 연구원은 Global Korean Scholarship의 지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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