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위베스킬라대 공동 연구팀, 금속 이온 활용해 나노클러스터 전기전도도 정밀 조절 성공
포항공과대학교(POSTECH)와 핀란드 위베스킬라대학교 공동 연구팀이 금 나노클러스터 기반 구조체에서 금속 이온의 종류를 조절하여 전기전도도와 밴드갭을 다양하게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차세대 전자소재 개발에 중요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되며, 미국화학회 권위지 ‘JACS(Journal of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게재됐다.
나노클러스터는 수십 개의 원자가 모여 형성된 초소형 구조체로, 크기와 구조에 따라 독특한 전기적, 광학적 특성을 보인다. 특히 Au25(SR)18과 같은 금 기반 나노클러스터는 높은 안정성과 자가조립을 통한 초격자 형성 능력으로 차세대 전자소재로서 큰 기대를 모아왔다. 그러나 나노클러스터 기반 초격자에서 클러스터 간 간격과 배열을 원자 수준에서 정밀하게 제어하여 전기적 특성을 조절하는 것은 오랜 난제로 남아 있었다.
박선아 POSTECH 화학과 교수와 김신협 통합과정 연구팀은 위베스킬라대학교 하누 하키넨 교수 연구팀과 협력하여 이 문제에 접근했다. 연구팀은 나노클러스터 표면의 카르복실산과 마그네슘(Mg²⁺), 코발트(Co²⁺), 니켈(Ni²⁺), 구리(Cu²⁺) 등 다양한 금속 이온 간의 상호작용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금속 이온의 종류에 따라 클러스터 간 거리를 조절할 수 있는 네 가지 나노클러스터 기반 구조체(Au25-Mg, Au25-Co, Au25-Ni, Au25-Cu)를 성공적으로 합성했다.
연구팀은 단결정 X-선 회절 분석을 통해 금속 이온에 따른 나노클러스터 간 거리 변화를 원자 수준에서 명확히 확인했다. 특히 Au25-Cu 구조체는 클러스터 간 거리가 가장 짧았으며, 이는 Cu²⁺ 내부 전자가 전기 흐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 덕분에 Au25-Mg 구조체보다 전기전도도가 약 31배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 나아가 연구팀은 금속 이온을 변경함으로써 전기전도도, 광학 밴드갭(빛을 흡수하는 에너지 범위), 활성화 에너지까지 정밀하게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물질의 전자 구조를 계산하는 밀도 범 함수 이론(density functional theory) 결과 또한 Au25-Cu 구조에서 Cu²⁺의 전자 상태가 전도성을 가장 높이는 데 기여했음을 뒷받침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클러스터 간 거리뿐만 아니라 금속 이온을 변경하여 전자 구조까지 조절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는 차세대 나노 전자소자와 전기 센서 개발 등 미래 전자소자 설계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선아 POSTECH 교수는 “이번 연구는 나노클러스터 간 상호작용과 전자 구조 조절이 전자 전달 특성에 미치는 영향을 원자 수준에서 밝혀낸 드문 사례”라면서, “나노클러스터의 전기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 연구재단 선도연구센터 및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