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고율 관세·파생품목 확대 여파…포스코·현대제철 ‘4~5년 버티기’ 고심
지난달 대미 수출액과 물량 모두 전년 대비 25% 안팎 감소해 2년 6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업계는 향후 파생상품까지 포함한 광범위한 관세 확대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효과까지 겹치며 미국 시장 입지가 더욱 축소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7월 한국의 대미 철강 수출액은 2억8,34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3억8,255만 달러)보다 25.9% 감소했다. 이는 2021년 3월(2억7,057만 달러) 이후 최저치이자, 감소율은 2023년 1월(-32.7%) 이후 최대폭이다.
수출량도 19만4,000t으로 전년 동월 대비 24.3% 줄어 2023년 1월(17만4,000t) 이후 가장 적었다. 올해 상반기 20만t대를 유지하던 흐름이 7월 들어 붕괴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3월 철강·알루미늄에 25% 품목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6월에는 이를 50%로 인상했다.
더 나아가 7월 18일부터 냉장고·변압기·트랙터·전선 등 철강·알루미늄이 포함된 파생제품 407종까지 고율 관세를 확대 적용했다.
무역협회는 “25% 관세 때는 미국 내 가격 상승으로 큰 충격이 없었지만, 50% 관세로 바뀌면서 수입업체들이 ‘재고 버티기’ 전략으로 돌아섰다”며 “신규 발주가 급감하면서 수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 “화장품처럼 철강과 직접 연관성이 없는 품목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된 만큼 향후 관세 대상이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내년부터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효과가 본격화하면 한국산 철강의 미국 내 입지가 더 좁아질 것으로 본다. 중국발 공급 과잉, 글로벌 수요 위축에 더해 미국의 고율 관세까지 삼중고에 직면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에 일관제철소를 건설해 관세 장벽을 회피할 계획이지만 상업생산은 2029년 이후여서 최소 4~5년간은 관세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미국 내 고객사 이탈이 현실화되면 단순 수출 감소를 넘어 글로벌 공급망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며 “정부 차원의 현실적인 지원책과 교섭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강신윤 기자
max24876@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