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영주, 마용성 제치고 전국 상위권 진입…신축 공급 부족 가세

▲ 경북 문경시와 영주시가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에서 서울 강남권을 넘어서며 주목받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경북 문경시와 영주시가 올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에서 서울 강남권을 넘어서며 주목받고 있다. 부동산통계시스템에 따르면 문경시의 올해 누적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4.18%로 전국 시·군·구 중 5위를 기록했다. 이는 비수도권 지역 중 가장 높은 수치다.

상승률 순위를 보면 경기 과천(6.21%), 서울 송파(6.14%), 강남(5.61%), 서초(5.17%)에 이어 문경이 다섯 번째에 올랐다. 서울의 대표적 상승 지역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 중 마포구 2.95%, 용산구 2.86%, 성동구 3.42%보다 모두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인접한 영주시도 2.63%의 상승률로 전국 11위에 랭크되며 '문경·영주' 축의 집값 강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0.34%와 대조적인 흐름이다.

문경시의 집값 급등은 교통 접근성 개선이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1월 중부내륙철도가 문경까지 연장 개통되면서 수도권과의 연결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경기 판교까지 1시간 30분대 도달이 가능해져 기존 시외버스 대비 1시간 이상 단축됐다. 현재 KTX-이음이 하루 왕복 8회 운행 중이다.

영주시 역시 지난해 12월 중앙선 복선화 완료로 청량리영주부산 간 KTX 직통 연결이 가능해지는 등 교통망이 대폭 개선됐다. 이로써 두 도시 모두 수도권 '1.5시간 생활권'에 편입되며 거주 여건이 크게 나아졌다.

문경시는 교통 인프라 개선에 발맞춰 지난 3월 역세권 복합 개발사업에 착공했다. 상업·공공·업무·관광·산업 기능을 결합한 도시공간 조성을 통해 인구 유입과 주거 수요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물론 신규 주택 공급 부족도 집값 강세를 뒷받침하는 주요 요인이다. 문경시는 2023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 신규 입주 물량이 전무한 상태다. 최근 지방 소도시에서 나타나는 PF(프로젝트파이낸싱) 조달 여건 악화로 수년째 신규 분양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영주시도 마찬가지로 최근 3년간 입주 실적이 없었으나, 올해 하반기 '영주아이파크'(428가구), 내년 '영주자이시그니처'(763가구) 입주로 공급 부족 현상이 일부 해소될 전망이다. 이들 단지의 분양권은 2000만~3000만원의 웃돈을 주고 거래되는 등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기존 아파트 가격도 인근 지역 신규 분양가 수준으로 상승하는 '갭 메우기' 현상이 뚜렷하다. 2022년 준공된 '문경모전코아루노블36' 전용 82㎡는 지난달 4억2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직전 최고가 3억3811만원(2023년)보다 8189만원 오른 수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올해 들어 외지 투자자는 물론 지역 내 갈아타기 수요도 부쩍 늘었다"며 "대구에서 온 손님이 '문경 국평이 4억원을 넘었느냐'며 놀랄 정도"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수요와 비교해 매물은 부족한 상황이라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방 소도시인 만큼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한 판단을 해야겠다.

저작권자 © 영남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