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 연구팀, 액체 상태 방사성 물질 차단 기술 개발로 후쿠시마 오염수 처리 새 해법 제시

▲ 연구 이미지 ⓒ포스텍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연구팀이 방사성 폐수에서 위험한 삼중수소를 액체 상태로 분리할 수 있는 혁신적인 그래핀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술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비롯한 전 세계 방사성 폐수 처리 문제의 새로운 해결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엄우용 첨단원자력공학부·환경공학부 교수 연구팀의 이번 성과는 미국 화학회(ACS) 발간 국제 학술지 '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원자 한 겹 두께의 그래핀이 양성자만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키면서 삼중수소를 포함한 방사성핵종은 차단하는 특성에 착안해 이 기술을 개발했다.

삼중수소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성되는 방사성 수소로, 대부분 물 분자 형태로 존재한다. 인체 내부에서 방사선을 방출할 수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지만, 지금까지는 기체 상태에서만 분리가 가능했고 액체 상의 삼중수소 제거는 해결되지 않은 과제였다.

연구팀은 고분자 전해질 막인 나피온(Nafion)의 수용액 상에서의 치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테플론(PTFE) 기반 멤브레인에 나피온을 합침시킨 후, 그 위에 그래핀을 전사하여 최종 분리막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 전기장을 가했을 때 가벼운 수소 이온(H⁺)은 막을 빠르게 통과했지만, 무거운 중수소(²H)와 삼중수소(³H)는 막을 통과하지 못하고 농축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무거운 수소 동위원소가 이동 시 더 큰 에너지 장벽을 느껴 이동이 억제됨을 입증한 것이다.

이 기술의 핵심 장점은 원전 폐수처럼 상온 액체 상태에서도 높은 수준의 분리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기존 상용화 기술인 극저온 증류 및 촉매 교환방식은 낮은 분리계수로 인해 높은 공정비용이 필요했다. 반면 새로운 기술은 고분자 전해질막 수전해(PEMWE) 공정에 해당 멤브레인을 적용해 물 상태 그대로 상온에서 삼중수소를 걸러낼 수 있다.

연구를 이끈 엄우용 교수는 "이번 기술은 원자력과 핵융합 산업의 방사성 폐수 문제 해결 및 삼중수소 활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1저자인 김효주 연구원은 "그래핀이 수소 동위원소 분리에 전기 이동과 확산 조건에서 각각 어떻게 다르게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했다"면서, "이차원 물질을 활용한 동위원소 분리 기술 발전의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술이 실용화되면 후쿠시마 오염수를 비롯한 전 세계 원자력 발전소의 방사성 폐수를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는 지역원자력산업 기반 에너지기술공유대학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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