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설 면적 당초 15만㎡→ 9만7277㎡ 축소하고 환경영향평가 도중 백지화...환경영향평가 항목 등 결정 2022년 1월 20일 공개...탐해3호 항로 8만8천㎥ 준설…중금속 오염 실태조사 안 해...심의위원 어민피해, 환경오염 우려...포항 구항 일대 퇴적물 중금속 오염 심각...수은, 니켈 등 관리기준 초과

ⓒ김창숙 기자
ⓒ김창숙 기자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이 포항 구항 퇴적물 8만8552㎥에 대해 중금속 등 유해물질 오염실태조사 등을 실시하지 않고 매립 처리해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본지 12일 1면 보도) 당초 진행했던 환경영향평가를 도중에 중단하고 사업을 추진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 때문에 환경영향평가를 통한 어민피해 보상 여부 등이 파악되지 않아 ‘깜깜이 퇴적물 준설사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KIGAM은 물리탐사선 탐해3호(5천톤급)의 포항 구항 접안과 항로 확보를 위해 총사업비 156억원 투입해 항로준설(50억5300만원) 및 신규 탐사선 계류장 확장 공사를 2023년 3월 착공해 올해 6월에 완료했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과 KIGAM은 이 사업을 위해 2022년 1월 20일 환경영향평가 진행을 위해 ‘신규탐사선 계류장 확장 및 준설공사에 따른 환경영향평가 항목 등의 결정내용’을 공개했다.

포항해수청 홈페이지 등에 사업내용을 14일 동안 공개하고 어민피해 등 주민의견 수렴에 나서는 등 관련 절차를 진행했지만, 해수청과 KIGAM의 환경영향평가 진행은 여기까지였다.

어찌된 영문인지 더 이상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한 것이다. 환경영향평가 항목 등 결정 심의위원 등이 제기한 어민피해 보상, 환경오염 우려 등 주민의견 수렴 등이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지 않아 반영되지 않았다.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불거질 우려가 있는 퇴적물 준설에 따른 어민피해 보상 우려 등을 차단하기 위해 환경영향평가 진행을 중단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환경영향평가 항목 결정에는 해양퇴적물 관련 중금속 등 20개 항목의 오염도 현황을 비롯해 대기질, 악취, 해양수질, 해양 동식물 서식 현황 등에 대한 세부조사계획을 담았지만, 환경영향평가 중단으로 인해 어업피해 우려, 중금속 오염 현황을 파악하지 않은 깜깜이 준설이 됐다.

KIGAM은 당시 항로 및 선회장 준설면적 15만㎡, 준설량 20만㎥ 등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환경영향평가 절차를 진행했다. 이 사업 규모는 시간이 지나면서 준설공사 면적은 9만7277㎡, 준설 규모는 8만8852㎡로 축소되고 평가 역시 사라졌다.

KIGAM은 당시 준설 대상 면적이 10만㎡을 초과한 15만㎡에 해당된다며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했다가 준설대상 면적을 10만㎡ 이하로 줄이고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았다.

포항 구항 준설을 위한 탐해3로 접안 및 항로 확보 계획은 2018년 1월부터 12월까지 진행한 ‘포항 구항 탐사선 부두 확장 사전타당성 조사’를 시작으로 본격 추진됐다.

포항지역사회단체 관계자는 “3년 동안 준비해 수립한 사업계획을 도중에 축소한 점은 납득하기가 어려우며,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지 않기 위한 꼼수가 있는 것이 아니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포항 구항 퇴적물 준설에 따른 환경오염문제와 어민피해 우려 등은 환경영향평가항목 범위 결정 심의위원 사이에서 제기됐다.

A심의위원은 “준설사업 인근에는 1200여건의 어업권을 득해 조업을 영위하는 해역이며 준설에 따른 부유토사 발생으로 인해 어업에 피해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신규 탐사선 계류장은 당초 항만기본계획에 포함돼있지 않아 전략환경영향평가와 환경영향평가 및 어업피해 영향조사 등이 선행된 이후에 공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항 신항은 수역시설 준설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부유토사의 확산으로 인해 어업피해 보상이 있었던 점과 대조적이다.

KIGAM은 “항만법 제10조 및 11조에 따라 선박용 항로 확보를 목적으로 시행한 비관리청 항만개발사업”이라며, “해양오염퇴적물 조사 및 정화범위에 관한 규정에 적용 미대상이라 해양퇴적물 실태조사 등을 하지 않고 흥해읍 용한리 913-3번지 영일신항만 배후단지에 매립 처리했다”고 밝혔다.

한편 KIGAM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은 이유는 예산상 사업 규모를 축소했기 때문이다"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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