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구체 국산화 이어 3961억 투자…美 FEOC 규제 종료 맞춰 2027년 양산 목표

포스코퓨처엠이 중국 의존도가 절대적인 배터리 소재 시장에서 ‘탈(脫)중국’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구체 국산화에 이어 구형 흑연 내재화에 나서며 음극재 공급망 자립을 추진하는 동시에, 미국의 해외우려기업(FEOC) 규제 종료 시점에 맞춰 양산 계획을 세워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는 구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퓨처엠은 올해 하반기 구형 흑연 생산공장 착공에 돌입, 2027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총 투자비는 3961억원이다. 구형 흑연은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를 제조하기 위한 핵심 중간 소재다.

현재 구형 흑연 시장은 중국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천연 흑연 기반 음극재의 약 80%, 구형 흑연의 99%를 중국 기업이 생산하며, 전체 음극재 시장에서 중국 점유율은 올해 2분기 기준 95%에 달한다.

반면 포스코퓨처엠과 대주전자재료의 합산 점유율은 2.8% 수준에 불과하다.

미국의 FEOC 규제 유예 종료는 판도를 바꿀 변수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배터리가 보조금을 받으려면 중국산 소재 사용 비중을 대폭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천연 흑연은 그룹 차원에서 아프리카에서 조달하고, 인조 흑연 원재료인 코크스는 포스코에서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했다. 이를 바탕으로 2027년 구형 흑연 양산 시점을 FEOC 규제 종료와 맞춰잡았다.

포스코퓨처엠은 이미 전구체 국산화에도 성공했다. 지난 6월 완공한 연 4만5000톤 규모 전구체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을 가공해 만든 양극재를 최근 처음으로 미국 얼티엄셀즈에 공급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음극재 시장이 실리콘 기반으로 전환되는 시기가 중국산 규제 강화와 맞물리면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술 전환 속도와 원재료 확보 능력이 향후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며 “포스코퓨처엠이 탈중국 공급망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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