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무산·부동산 침체 여파로 13개 금융기관·사모펀드 ‘타격’...이미 251억 PF 대출받아 감정가 못 미칠 시 손실 파장은 불가피...3차 입찰 진행… 6차 공매 땐 2·3순위 채권자 사실상 전액 손실
포항시 북구 흥해읍 성곡리에 추진됐던 지식산업센터 부지가 감정가 250억8902만원(평당 감정가 328만4천원)으로 공매 시장에 나왔다.
사업 무산과 함께 부동산 경기 침체의 여파가 본격화되며, 남포항농협 등 13개 금융기관과 사모펀드가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방식으로 이미 251억7334만원을 대출해 놓은 상태로, 감정가를 상회하고 있으며 공매 낙찰가가 감정가를 크게 밑돌 경우 손실로 인한 파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당초 사업시행자인 ㈜포항성곡스퀘어는 성곡리 913-6번지 외 32필지(총 면적 2만5255㎡, 약 7640평)의 부지에 지식산업센터 2개동(1단지 114실, 2단지 104실)을 조성할 계획이었다.
올해 1월에는 건축심의까지 마친 상태였지만, 이후 부동산 경기 급냉과 입주 수요 실종으로 사업 추진을 전격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식산업센터는 제조업과 지식산업, 정보통신산업 등이 하나의 건축물 내에 복합적으로 입주할 수 있는 다층형 집합건축물이다.
흔히 ‘아파트형 공장’으로 불리며,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수요가 높았지만 지방에서는 분양성과 수익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번 공매는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이 신탁사 권한으로 남포항농협 등 12개 대주단과 함께 공매를 신청하면서 진행됐다.
공매는 지난 7월 28일 1차를 시작으로 9월 29일까지 총 10차례에 걸쳐 순차적으로 이뤄질 계획이다. 입찰가는 감정가에서 매 회차 약 5%씩 하락하며, 최종 10차에는 158억1600만원까지 떨어지게 된다.
현재까지는 3차 입찰(226억6440만원)까지 진행된 상태로, 12일에 해당 차수의 개찰 결과가 발표된다. PF대출 규모를 고려하면, 차수를 거듭할수록 대주단의 손실 가능성은 점점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PF 자금으로 투입된 대출 총액이 251억7334만원에 이르고, 이는 감정가(250억8902만원)를 넘는 규모라는 점이다. 대주단은 남포항농협(40억원)을 중심으로 신경주농협(20억원), 동경주농협(17억원) 등 경북지역농협도 다수 포함돼 있다.
여기에 사모펀드인 케이아이에스드림제일차도 24억7334만원을 별도로 투자한 상태다.
담보 우선순위를 보면, 머스트삼일저축은행(25억원)과 오투저축은행(10억원)이 2순위, 드림포워드(10억원)와 선프라자개발(15억원)이 3순위 채권자로 구성돼 있다. 총 60억원이 후순위로 편성돼있다.
6차 공매(194억1600만원)를 기준으로 2·3순위 채권자들은 사실상 전액 손실을 입게 되고 1순위 채권자 회수도 위협받기 시작한다. 공매가 장기화될 경우 대주단의 채권 회수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구조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 부동산 경기가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이미 진행된 PF사업 상당수가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번 공매 결과가 지역 금융기관의 건전성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포항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사업시행 당시 과도한 대출 구조와 낙관적인 수요 예측이 낳은 ‘예고된 실패’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실제로 사업 초기부터 포항지역 내 지식산업센터에 대한 실수요가 불투명하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사업자는 이를 감안하지 않고 고가의 PF대출로 사업을 강행했다는 지적이다.
성곡리 부지의 향후 공매 진행 상황과 낙찰 결과가 지역 부동산 시장은 물론 향후 유사 PF사업의 구조와 리스크 관리에 중요한 선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