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바뀌자 곧바로 압수, 정치 경찰의 소설 수사” 격분…참고인 신분 조사…보조금 지원 행사 특혜 의혹 수사 확대…정치권 “TK 보수 핵심 리더 흔들릴 수도”
경찰은 2022년 포항에서 개최된 언론사 주최 행사와 관련, 경북도가 예산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특정 혜택을 부여했는지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4일 도지사 관사에 수사 인력을 투입해 이 지사의 휴대전화와 관련 서류를 확보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이 지사는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 대상에 올랐으며, 경찰은 9월 중 직접 출석 조사를 통보한 상태다.
이번 수사는 2023년부터 시작돼, 도청 전·현직 공무원 5명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조사해왔다.
경찰은 지난 2월 도청 본청도 압수수색한 바 있다. 당시 행사 관련 실무 책임자였던 김장호 구미시장(당시 도 기획조정실장) 역시 참고인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철우 지사는 같은 날 강경한 입장문을 내고 경찰 수사를 ‘정치 경찰의 소설 수사’라고 비판했다.
그는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다”며 “정권이 바뀌자마자 압수수색을 다시 시도한 것은 정치적 의도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또 “암 투병 중인 상황에서의 수사는 인권 침해”라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도청 관계자 역시 “압수수색은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며, 예산 집행은 정당한 절차를 거쳤다”고 해명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수사가 단순 참고인 조사를 넘어 TK(대구·경북) 보수 정치의 핵심 인물인 이철우 지사를 겨냥한 수사로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 지사는 국민의힘 내에서도 대표적인 광역단체장 겸 행정 전문가로 꼽히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도 일정한 소통 라인을 유지해 온 인물이다.
2022년 재선에 성공하며 TK 민심을 안정적으로 끌어온 점에서 차기 대권주자군 또는 당내 중진급 조정자로 거론돼왔다.
그러나 도지사 관사 압수수색이라는 강제수사 조치로 도정은 물론 향후 정치적 행보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지사가 수사 결과에 따라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을 경우, TK 보수 재편에 혼선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특히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역 정당 조직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욱이 이 지사는 입장문을 통해 암 투병 사실을 공개하며 요양 중임을 밝힌 상태다. 이로 인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향후 3선 도전 혹은 중앙정치 복귀 가능성에도 회의적 시각이 번지고 있다.
정치 평론가들은 “수사 결과보다 '예산 비리 의혹'이라는 프레임 자체가 이철우 지사에게 정치적으로 치명적일 수 있다”며 “청렴 이미지를 중시해온 인물에게 이번 수사는 부정적 인상을 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경찰은 향후 이 지사의 출석조사와 함께 보조금 집행 과정 전반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역 정치권은 수사 향방과 여론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강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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