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까지 포항·영덕에 초저온 저장시설 신설…어획량 급증 불구 쿼터 제약…“WCPFC 협의로 조정 필요”
경북 동해안에 참다랑어(블루핀참치)관리 기지가 구축된다.
경북도는 지구온난화 현상으로 영덕, 포항 등 바다에 참치떼가 몰리는 현상이 빚어지자 참다랑어를 고부가가치 수산품으로 육성하기 위해 동해안 최초로 초저온 냉동시설 구축에 나섰다.
경북도는 이와함께 쿼터 확대도 병행 추진하고 있다. 국제 쿼터 부족으로 인해 참치가 대량으로 잡혀도 상당수 참치를 폐기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쿼터 확대는 시급한 문제다.
22일 경북도에 따르면, 포항수협과 영덕 강구수협에 각각 500t, 1000t 규모의 초저온 냉동 저장시설을 2028년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모두 218억4천만원이 투입되며, 영하 55~60도의 저장 온도에서 참다랑어를 즉시 급랭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포항수협은 78억4천만원(도비 30%, 시비 30%, 자부담 40%)이 투입되며 이전을 앞둔 강구수협은 도비 70억, 군비 42억원 등 총 140억원이 투입된다.
저장과 수출 유통까지 가능한 고도화된 냉동 인프라는 국내 동해안 최초로 참치를 중심으로 다양한 어종의 급랭시설로 활용될 예정이다.
참다랑어는 지속적으로 헤엄쳐야 호흡하는 특성 탓에 어획 즉시 폐사한다. 이 때문에 항구로 옮겨 신속히 내장을 제거하고 피를 뺀 뒤 급랭해야 상품성이 보장된다.
강구수협 관계자는 “신선도에 따라 ㎏당 가격이 20만~30만원까지 차이 날 정도로 고가에 거래된다”며 “냉동 인프라가 제대로 갖춰지면 고급 수출품으로도 경쟁력이 높다”고 말했다.
실제 경북 동해안의 어획량은 폭증 중이다. 2020년 5t에 불과했던 어획량은 2023년 168t, 올해는 7월 현재 322t을 돌파했다.
지난 8일에는 영덕 앞바다에서 참다랑어 1300마리가 한꺼번에 잡혀 주목을 받았지만, 문제는 '쿼터 초과'였다. 잡은 참치는 국제협약상 할당량을 넘겨 전량 폐기됐다.
참다랑어는 WCPFC(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가 자원 보존을 위해 국가별·지역별로 연간 어획 쿼터를 정해 관리한다.
한국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 어업 단체와 지방자치단체에 다시 쿼터를 배분한다.
한국은 2024년 748t에서 올해는 1219t를 늘어났다. 이 쿼터는 WCPFC(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2026년까지 유지된다.
올해 쿼터량 121t9 중 대부분은 참치 선망업체가 운영하는 먼바다 원양어선 몫이며, 연안 어업으로 분류되는 동해안·남해안·제주 610t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연안 정치망 어업에 배정된 쿼터량은 200t으로 전체 할당량의 16% 안팎만 배정된다.
경북의 2024년과 올해 연안어업용 쿼터는 106.3t에 불과하다. 반면 제주도는 140t, 경남 남해안권은 약 160t이 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도는 지난 8일 참치가 밀려들자 긴급히 해수부와 협의해 두차례에 걸쳐 포항과 영덕에 총 102t을 추가 배정했다.
이 때문에 과거 어획 실적에 따라 배분되기 때문으로, 최근 급격히 어획량이 늘어난 경북의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최영숙 환동해지역본부장은 “올해 절반 이상이 초과 어획돼 폐기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정부, 해양수산부, 수협 등과 협의해 쿼터 재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북도는 어민 대상 급랭 기술 교육, 위생 가공 매뉴얼 구축 등도 병행해 산업화를 꾀할 계획이다.
경북도는 냉동시설과 쿼터 확대를 통해 참다랑어를 ‘동해 특산 고급 수산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일본, 미국 등 고급 횟감 소비시장을 타깃으로 한 수출도 중장기 전략에 포함됐다.
동해 수온 상승으로 참다랑어 외에도 청새치, 황다랑어 등 아열대성 어류가 늘고 있어 향후 ‘기후형 어장’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북도는 “기후변화에 선제 대응해 수산업 구조 자체를 전환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