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안지환 교수 연구팀...제조속도 20배·성능 89% ↑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수소경제 핵심 인프라인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상용화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마련됐다. 포항공과대학교 안지환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박막형 연료전지의 제조 속도를 기존 대비 20배 향상시키면서 동시에 성능을 89% 끌어올리는 혁신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2025년 8월호 후면 표지 논문으로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연구팀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양대학교, 대면적 진공 증착 장비 전문업체 아바코와의 산학연 협력을 통해 이 같은 성과를 달성했다.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 대응을 위해 탄소중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수소는 가장 유망한 청정 에너지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수소를 전기로 변환하는 SOFC는 높은 전기 생산 효율로 미래 에너지 시스템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다.
그러나 기존 SOFC는 800℃ 이상의 고온에서 작동해야 하는 한계로 다양한 분야 적용에 제약이 있었다. 전해질 막을 머리카락 굵기의 1/100 수준으로 제작한 박막형 SOFC는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500~650℃)에서도 효율적 작동이 가능하지만, 균일한 박막 제작과 전기화학 반응 면적인 삼상계면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노 연료극 기능층(nanoscale Anode Functional Layer, n-AFL)'이라는 새로운 구조를 설계했다. 이 나노층은 연료극과 전해질 사이에 극도로 얇게 삽입되어 전기 생산 반응 면적을 대폭 확장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핵심 기술은 '반응성 스퍼터링' 제조 방법이다. 이 기술은 기존 대비 약 20배 빠른 속도로 나노층을 제작할 수 있으며, 최대 1제곱미터 이상의 대면적에서도 균일한 품질을 보장한다. 아바코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실제 양산에 적용 가능한 대형 장비에서 이 기술의 구현을 완료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박막형 SOFC는 기존 대비 89% 높은 성능을 기록했으며, 16cm² 크기의 대면적 셀에서 650℃ 조건에서 총 19.4W의 안정적인 고출력을 구현했다. 또한 뛰어난 내구성도 확보해 상용화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이번 연구는 SOFC의 성능과 내구성, 대면적화, 고속 제작이라는 네 가지 핵심 과제를 동시에 해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소형 실험실 단계를 넘어 실제 상용화가 가능한 규모로 기술을 확장했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안지환 교수는 "수소 경제의 핵심인 SOFC의 성능 향상과 대량 생산을 동시에 가능하게 한 이번 연구는 학계, 연구기관, 산업계가 긴밀히 협력한 결과"라고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이 연구는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신재생에너지핵심기술개발사업,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대학중점연구소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