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탄소중립·마이스도시로 도약…지속가능 미래 위한 국제협력 강화....탄소중립·국제행사·산업 전환으로 지속가능한 미래 청사진 제시....세계녹색성장포럼·UN GIH S.I.W 성공적 개최…기후 거버넌스 주도권 확보

▲ 지난 7월 3일 열린 UN GIH S.I.W 개막식. ⓒ포항시
▲ 지난 7월 3일 열린 UN GIH S.I.W 개막식. ⓒ포항시

대한민국 대표 산업도시 포항이 ‘탄소중립 선도 도시’를 향한 대전환의 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철강을 중심으로 한 중화학 산업 도시의 이미지를 넘어,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기후 대응과 녹색경제 전환의 흐름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핵심은 오는 2028년 제33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3) 유치다. COP는 190여 개국 정상급 인사들이 참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기후정상회의로 COP33은 2028년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며, 개최 도시는 연내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유치 성공 시 포항은 국내 산업도시 최초로 ‘기후 외교의 중심 무대’에 오르게 된다. 이는 곧 산업구조 혁신과 도시 브랜드 전환, 글로벌 투자 유치로도 연결되는 중대한 분기점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부산, 인천, 광주, 제주, 포항 등이 유치전에 뛰어든 상태다.

이 중 부산은 2030 세계엑스포 유치 실패 이후 COP 유치에 외교역량을 집중하고 있고, 인천은 송도 GCF 본부 등 기후 관련 국제기구가 밀집한 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제주와 광주는 생태·자연친화 도시라는 이미지 자산을 바탕으로 후보로 거론된다.

그러나 포항은 단순한 '상징성'을 넘어 실질적인 기후산업 기반과 국제행사 경험, 그리고 과학기반의 산업전환 사례를 보유한 점에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실제로 포항은 MICE(회의·관광 복합산업) 유치 전략도 병행하며, 이차전지·수소·철강 등 지역 주력산업과 연계된 기술포럼과 국제세미나를 지속적으로 개최해 국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 포항시-GGGI-포항시의회 녹색성장 협력 MOU 체결식 ⓒ포항시

◇ 세계녹색성장포럼, 기후산업 도시 전환의 신호탄
지난 5월 포항에서 개최된 ‘세계녹색성장포럼(WGGF)’은 이러한 도시 대전환을 알리는 출발점이 됐다. 포럼에는 에너지·환경·기후산업 관련 국내외 전문가들과 정부·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포항시는 이 자리에서 자신을 ‘기후산업 도시’로 공식화하며, 산업 중심 도시에서 지속가능 성장 중심 도시로 나아가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기존 철강·수소·해양에너지 중심 산업구조에 탄소저감기술과 디지털 기반 환경관리 시스템을 접목한 ‘포항형 기후산업 모델’은 참가자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받았다.

이 모델은 단순한 온실가스 감축을 넘어, 국제 탄소시장 참여, 녹색 일자리 창출, ESG 연계 투자 기반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2025 세계녹색성장포럼(WGGF)의 탄소중립 선도도시 세션에 이강덕 포항시장이 참여하고 있다./포항
▲ 지난 5월 열린 2025 세계녹색성장포럼(WGGF)의 탄소중립 선도도시 세션에 이강덕 포항시장이 참여하고 있다. ⓒ포항

◇ UN 기후혁신 워크숍, 국제적 신뢰 기반 구축
이어서 7월 초 열린 ‘UN기후변화글로벌혁신허브 시스테믹 혁신워크숍(UN GIH S.I.W)’은 포항의 국제적 입지를 확인시켜준 상징적 사례다. 국내 최초로 개최된 이 공식 UNFCCC 워크숍에는 유엔 기후 기구 및 세계 각국의 연구기관, 기업, 정책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특히 세계적인 기후과학자인 마크 마슬린 런던대학교 교수가 직접 포항을 찾아, 기후위기의 과학적 기반과 글로벌 대응 전략을 제시해 주목을 받았다.

마슬린 교수는 UN IPCC 보고서의 주요 작성자로도 활동해온 인물로, 그의 포항 방문은 단순한 워크숍 참가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는 “기후위기 시대, 기술과 산업이 함께 진화하지 않으면 도시의 미래는 없다”며 포항의 전환 행보에 주목했다.

◇ 60개국 참가하는 저탄소 철강 국제워크숍도 예정
오는 8월에는 포항에서 UN산업개발기구(UNIDO)와 공동 주관하는 ‘저탄소 철강 국제워크숍’도 열린다. 전 세계 60여 개 국가의 정·재계 인사와 글로벌 철강사, 에너지 전환 기업들이 모여 철강산업의 탄소 감축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포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철강 클러스터를 갖추고 있는 도시지만,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 다량 배출 산업이 밀집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이번 행사는 포항이 ‘탄소 감축’이라는 글로벌 과제에 있어 기술 실증과 정책 실험의 중심지로 거듭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포항시는 이 워크숍을 통해 ‘철강에서 녹색산업으로’의 구조 전환을 가속화하고, 국제 공동 프로젝트 유치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지난 7월 3일 열린 UN GIH S.I.W에 세계적 기후과학자 마크 마슬린 런던대학교 교수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지난 7월 3일 열린 UN GIH S.I.W에 세계적 기후과학자 마크 마슬린 런던대학교 교수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포항시

◇ COP33 유치, ‘산업-환경-외교’가 교차하는 승부처
UN은 지역 그룹 간 형평성을 위해 매년 대륙·지역을 바꿔가며 COP를 개최하고 있다.

COP28은 아시아그룹(UAE), COP29는 동유럽그룹(아제르바이잔), COP30은 남미그룹(브라질)으로 이어지는 순환이며 COP33(2028년)은 아시아 그룹 재순환 시기로, 대한민국 유치가 확정됐다.

한국은 2009년 COP15 코펜하겐 회의 당시 ‘녹색성장’ 전략 발표, GCF(녹색기후기금) 유치(송도)로 기후외교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재 포항시는 COP33 유치를 위한 인프라 확충, 정책 설계, 시민 참여 기반 확대 등 전방위적 준비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COP33 유치를 국가 공약으로 천명한 가운데, 포항은 중앙정부와의 협업을 통해 최적의 후보 도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무엇보다 포항은 전국 기초 지자체 중 드물게 산업 기반, 기후 전략, 연구 인프라를 동시에 갖춘 도시다.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민간 탄소저감 기술의 집약, 포스텍·R&D기관의 연구 생태계, 그리고 수소·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클러스터는 유엔과 국제사회가 중시하는 기후혁신 요소들과 직결된다.

▲ 포항시-GGGI-포항시의회 녹색성장 협력 MOU 체결식 ⓒ포항시

◇ MICE 도시 전략…기후 중심 산업외교도 병행
포항시는 이 기회를 계기로 국제포럼·세미나·산업 전시회를 잇달아 유치하며,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도시로서의 위상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역 특화산업인 이차전지, 수소, 해양에너지와 연계한 기술 세미나는 국제 투자자 및 기관의 실질적 협력 창구 역할도 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기후위기 대응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도시 생존의 문제이며, 녹색산업으로의 전환은 경쟁력 그 자체”라며 “포항은 탄탄한 산업 기반 위에 기후 전략을 더해 탄소중립 선도 도시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사회와의 실질적 협력을 통해 포항을 아시아 기후 거버넌스 중심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기후위기가 전 세계 도시의 미래를 바꾸고 있는 지금, 포항은 가장 산업적인 도시에서 가장 기후지향적인 도시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산업과 환경, 기술과 외교가 만나는 그 교차점에서, 포항의 선택은 한국 기후 전략의 시험대이자 기회의 출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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