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중국 현지 언론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이달 3일 청산그룹과 장자강포항불수강의 지분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부터 청산그룹 경영진이 해당 법인의 이사회에 합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매각 금액이나 지분율 등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지난해 매각 추진 당시 책정된 가치를 기준으로 5,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장자강포항불수강은 포스코가 2002년 중국 진출의 교두보로 세운 스테인리스 전문 제철소다. 연간 생산능력은 110만톤으로, 이는 한국 내 스테인리스강 생산량(약 200만톤)의 절반을 웃도는 규모다.
포스코홀딩스가 58.65%, 포스코차이나가 23.88%를, 중국 사강그룹이 17.5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수익성 악화가 매각의 결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했다. 중국 정부의 철강 자급화 정책과 공급 과잉에 따라 가격 경쟁이 격화되면서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장자강포항불수강은 2022년부터 2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냈고, 누적 적자만 3,77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매출은 3조421억원으로 전년 대비 9% 감소했고, 당기순손실은 1,299억원을 기록했다.
포스코는 장인화 회장 취임 이후 고강도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지난해부터 125개의 저수익 자산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했고, 이 중 45개에 대해 구조조정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6,625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상태다. 이번 장자강 제철소 매각 역시 이 같은 자산 효율화 전략의 일환으로, 확보된 자금은 미국·인도 등 해외 제철소 투자에 재투자될 계획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장자강포항불수강은 복수의 인수 후보자와 협의를 진행한 결과”라며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비공개 사항”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매각 대상인 청산그룹은 중국 내 스테인리스강 생산량 기준 상위권에 위치한 민영 철강 기업으로, 최근 급격한 외형 확장을 추진 중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청산그룹은 스테인리스 분야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매각은 포스코의 중국 내 사업 재편과 선택과 집중 전략의 상징적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경쟁 심화로 외국계 철강사의 생존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포스코는 핵심 시장에 자원을 집중하는 전략으로 장기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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