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로또’ 참다랑어 무더기 잡혀도 폐기해야...해양수산부, 경북 참치 쿼터 110톤에서 150톤 추가 배정...경북도 150톤 가운데 영덕 35톤, 포항 22톤, 울진 9톤 배정...84톤 유보량 남겨…상황에 따라 배정...어민들 “하루 수십억원 참치 폐기” 분통

▲ 8일 경북 영덕 앞바다에서 잡힌 대형 참다랑어(참치)가 강구수협 위판장 앞에 놓여 있다.
▲ 8일 경북 영덕 앞바다에서 잡힌 대형 참다랑어(참치)가 강구수협 위판장 앞에 놓여 있다.

‘바다의 로또’라 불리는 참다랑어가 포항, 영덕 등 경북 동해안에서 무더기로 잡히고 있지만 쿼터에 묶여 하루 수십억원치의 참치를 폐기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포항, 영덕 강구, 울진 죽변 등 경북 동해안 정치망어장에는 하루에 수백톤에 달하는 참다랑어가 잡히고 있지만 쿼터량 소진으로 인해 2마리당 500만원에서 700만원 호가하는 대형참치(200㎏급) 수백마리를 버려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해양수산부가 9일 경북도에 추가 쿼터량 150톤을 배정하는 등 진화에 나섰지만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경북도의 쿼터는 종전 110톤에서 260톤으로 늘어났다.

경북도는 추가 확보한 150톤 가운데 영덕 35톤, 포항 22톤, 울진 9톤 등 66톤을 배정하고 84톤은 유보량으로 남겼다.

유보량 84톤은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배정하기로 했지만, 포항, 영덕, 울진 정치망에 잡히는 하루 참치량이 수십톤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배정 쿼터량은 하루 이틀이면 소진된다.

우리나라의 올해 쿼터량은 모두 1219톤에 달한다. 2024년 748톤에 비해 63%가 증가했지만 동해의 수온 상승으로 인해 해마다 증가하는 참치 어획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어민들은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동해에서 잡히는 참치 대부분은 정치망 어장에서 발생하고 있다. 어민들은 “정치망에 들어온 참치는 살려서 방류하기에는 불가능하다”며 정부의 피해 대책을 촉구했다.

영덕군의 8일 참치 사태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영덕 앞바다 정치망에서 1300마리의 참다랑어가 대량 잡혔지만 모두 폐기됐다.

평균 무게가 130kg에 달할 정도로 상품성이 좋았고, 300여 마리는 200kg를 넘어가기도 했다. 종전 같으면 200kg급이면 1마리당 500~700만원에 거래됐었다.

이날 폐기 처분된 참치 가치는 30여억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컸다.

참다랑어는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의 협약에 따라 국가별로 연간 어획량이 엄격히 제한돼 있다. 한국은 2025년 기준으로 경북도 전체에는 110t의 쿼터가 배정됐고, 이 중 영덕군은 47.28t을 할당받았다.

이 같은 사정은 포항도 마찬가지다 포항의 올해 참치쿼터 24톤은 이미 소진된지 오래다. 9일 경북도가 22톤을 추가 배정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포항시 관계자는 “포항시 관내 정치망은 20여개 달하는데 1개 정치망에서 참치가 하루에 50톤이 잡히고 있는데 배정량은 하루 분도 안된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영덕군도 올해 참치 누적 어획량은 100톤이 넘는다. 쿼터를 두 배 이상 초과했다. 관련 규정에 따라 초과된 참치 어획물은 유통은 물론 수산물로도 인정받지 못해 모두 폐기 처분된다.

쿼터량을 초과한 참치의 폐기 과정도 문제다. 처리비 등 손실은 물론 국제협약에서 참치 쿼터량 늘리는데 장애 요인이 된다.

경북도 관계자는 “대량 폐기될 경우 국제협약에서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말하면서 대책에 어려움을 하소연했다. 정치망 어업인은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과 국제적 협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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