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최장수 뿌리기업...1대 김춘생 사장 포항고등학교 부지 기증...현 시가 기준 수백억원...노블리스 오블리제 실천...친환경 선박 제작 선두주자...친환경 다이버전용선 제작 도전

▲ 김수환 동성조선 대표이사 ⓒ동성조선
▲ 김수환 동성조선 대표이사 ⓒ동성조선

동성조선은 79년을 이어온 포항의 뿌리기업이다. 앞으로 21년이 지나면 백년기업이 된다.

동성조선은 김수환 대표의 조부가 해방 이듬해 1946년 창립한 항도조선이 모태다. 포항제철이 1967년 설립되고 시민제과가 1949년에 영업을 시작한 점 등을 감안하면 동성조선은 포항의 최장수 기업이다.

동성조선의 도약은 김 대표가 2013년 3대 경영을 이어받아 혁신경영을 본격화하면서 시작됐다.

사회공헌도 남다르다. 김 대표 조부인 동성조선 1세대 김춘생 대표는 인재 양성을 위해 포항의 명문 포항고등학교에 부지를 무상 기증했다. 포항지역사회에서 오랫동안 회자되고 있지만 이를 아는 시민들은 그리 많지 않다.

동성조선은 지난해 매출 260억원을 기록해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직전년도인 2023년 172억원에 비해 50%를 넘는 성장을 보였다. 이 회사의 매출 60~70%는 예인선 등 선박건조에서 창출되고 선박수리 비중은 비교적 적다.

예인선 메타7호는 동성조선의 하이브리드 친환경 선박제조 기술능력을 세계에 알렸다. 여기에는 하상현 생산총괄이사 등 임직원의 헌신과 김수환 대표의 혁신경영이 작동했다. 동성조선의 어제와 오늘을 반추하고 미래를 향해본다.(편집자주)

▲ 다이버보트 예상도. ⓒ크레이티브퍼스 신홍우

◇하이브리드 친환경 선박 기술, 국제무대가 인정했다
국내 최초 하이브리드 추진 예인선 메타7호의 건조는 동성조선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올해 5월 19일~21일 벨기에서 열린 예인선 컨퍼런스에서 ‘올해의 선박 후보’로 선정되는 쾌거를 올렸다.

최종적으로 올해의 선박에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후보 선박에 오른 것만 해도 동성조선의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셈이다. 메타7호는 정부 예산 16억원을 지원받아 총 90억원으로 동성조선이 건조한 예인선이다.

23년 4월 진수식에 이어 취항식을 개최했다. 메타7호는 하이브리드 추진선으로서 화석연료 절감효과는 30~40%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1년도 하반기에 해양수산부의 친환경사업 정책자금을 지원받아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해 1년 11개월만에 건조됐다.

▲동성조선1공장 전경. ⓒ동성조선

주기관 7천마력을 포함해 하이브리드 1천마력 추진력을 보유한 예선으로 현장의 작업을 위한 이동시에 동력을 사용하지 않고 전기추진력만으로 이동을 하게 되는 구조다.

매연 발생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항만의 미세먼지 감소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부산항에 기항하는 컨테이너 선박의 초대형화 추세에 따라 도선사들이 안전한 부두 이 접안 하는데,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부산항에서 가장 큰 마력인 7천마력급을 투입한 것이다.

동성조선은 울산항 예선사 선진종합, 군산항 월드마린에 6천마력급 등도 건조했다. 평택과 인천항에 5천마력급 LNG추진엔진 예선 2척이 현재 운항중이다.

▲동성조선3공장(삼민중공업) 전경. ⓒ동성조선

◇정부 국책 연구과제 참여…새로운 도전에 나서
동성조선이 수행하는 다이버전용선 프로젝트는 정부의 해양레저장비 및 연구기술 개발 일환으로 추진되는 사업이다.

해양레저장비 및 안전기술개발에는 모두 465억원이 투입된다. △1세부 다이버전용선, 세일링 요트 제작 △2세부 수중안전로봇 △3세부 다이버 장비 평가체제 및 안전장비 등으로 분류해 수행하고 있다.

참여기관 업체를 보면 충남대, 공주대, 중소조선연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한화시스템 등 국내 유수 산학연이 망라돼 있다.

이 사업의 연구과제 주관은 포항소재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이 담당하고 위탁연구기관으로서는 중소조선연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등 23개 산학연이 참여한다.

▲하이브리드 추진 예인선 1호선(메타 7호) ⓒ동성조선

로봇융합연구원은 수중다이버 활동 안전지원 로봇관련 경량로봇 플랫폼 기술과 정밀자율제어 관제시스템 등의 개발을 맡는다.

동성조선은 1세부(해양레저선박 표준제작)에 참여해 다이버전용선 표준제작기술에 참여하면서 새로운 분야의 도약을 기대하게 됐다.

다이버전용선 프로젝트에는 동성조선의 선박제작을 비롯해 선박디자인 설계는 부산소재 크레이티브퍼스사가 담당한다.

중소조선연구원이 연구수행관리를 하고 자율운항 연구 총괄은 로봇융합연구원이 한다. 피엠그로우는 배터리팩 연구를, 아비커스는 자율운항장치를 제작하는 등 2개 연구기관 기업이 참여하면서 다이버전용선의 새로운 시대를 연다.

▲하이브리드 추진 예인선 2호선(선진 111호). ⓒ동성조선

동성조선은 국책연구과제인 다이버전용선 표준제작기술에 참여하면서 또 한번의 도약을 기대하게 됐다.

다이버전용선 연구과제는 잠수다이버의 안전을 위해 하이브리드 워터제트 추진 시스템을 적용하는 사업이다.

다이버전용선 표준화 백서에도 참여한다. 동성조선이 제작하는 다이버전용선에는 자율운항시스템이 도입되고 하이브리드 추진 통합모듈 제작을 통해 안전성과 친환경을 도모한다.

다이버전용선은 입출항시 친환경 배터리를 사용하며 환경오염을 차단하면서, 운항시는 일반엔진을 사용한다. 동성조선은 올해부터 다이버전용선 선체 제작에 들어간다. 이 프로젝트는 2022년 착수했고 오는 2027년 완료할 계획이다.

▲하이브리드 추진 예인선 3호선(윤스 8호) ⓒ동성조선

◇포항고등학교 학교부지 무상 제공…사회공헌 앞장서
1954년 항도조선소 사장이었던 흥해 출신 김수환 대표의 조부인 동성조선 1대 김춘생(1917~2000) 사장은 과수원 땅 3천여평을 포항고등학교 부지로 무상 기부했다.

포항고는 당시 두호동 가교를 사용하다가 1954년 김 대표 조부가 기증한 대신동 74-1번지 땅에 교사를 신축해 이전했다. 포항고는 두호동 무역검사소 가교사 시절을 마감하고 대신동 교사로 이전하면서 학교의 면모를 비로소 갖추게 됐다.

포항고는 대신동 교사를 30년 동안 사용하다가 1984년 현재 학산동 교사로 이전했다.

포항고 대신동 교사는 포항고가 이전한 후, 항도여중이 사용했다. 2000년 항도여중이 죽도동으로 이전하면서 대신동 교사는 선린병원에서 부지가 매각됐고 현재 선린한방병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 첫 교사였던 대신동 교사. 현재 선린한방병원.

선린병원은 이 땅을 2016년 229억8973만원에 사들였다. 김춘생 1대 사장이 인재양성을 위해 기부한 땅은 현 시가 기준 수백억원에 달한다.

동성조선은 포항크루즈에도 2억원을 출자했다. 포항크루즈는 2013년 6월 포항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포항상공회의소가 주관, 포항 향토기업 13개사가 공동 출자해 설립한 사회적기업이다.

적자 경영 우려 때문에 공모에 응하는 업체가 없어 당시 포항상공회의소 최병곤 회장을 중심으로 포항지역 기업이 나서 출자금 손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참여했다.

▲대신동 교사 시절. 사진 아래쪽이 학교.

2억원을 출자한 기업은 삼구건설, 삼도주택, 동성조선 등이다. 당시 동성조선의 매출 실적으로 볼 때 2억원은 큰 금액이었으나 포항 해양 관광산업을 위해 이처럼 출자한 것이다.

동성조선은 올해 경북산불 피해 성금 1천만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매년 송도동 취약계층을 위해 명절을 맞아 후원을 지속하고 있다.

김수환 대표는 “선친의 뜻에 따라 학교부지를 기부한 포항고등학교가 명문 학교로 거듭나기를 기원하고 있다”며 “지역사회와도 상생하는 노력을 지금처럼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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