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본사 전경. ⓒ영남경제 자료
▲ 포스코 본사 전경. ⓒ영남경제 자료

포항을 거점으로 한 이차전지 핵심소재 기업 포스코퓨처엠이 전기차(EV) 수요 둔화, 이른바 ‘캐즘(Chasm)’ 장기화 여파로 글로벌 투자 속도 조절에 나섰다.

이에 따라 포항 블루밸리에 조성 중인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설비의 완공 일정도 연기될 전망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중국 현지 합작법인의 자본금 납입과 포항 공장 시설투자 일정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포스코퓨처엠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함께 설립 중인 합작법인인 절강포화신에너지재료유한공사(양극재 생산)와 절강화포신에너지재료유한공사(전구체 생산)의 자본금 납입 시기를 기존 6월에서 12월로 늦췄다.

이는 전기차 시장의 일시적인 수요 공백에 따른 조정으로, 현지 파트너사와 협의해 일정 조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퓨처엠은 절강포화에 1769억 원(지분율 50.43%), 절강화포에 1041억 원(지분율 32.49%)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들 합작사는 중국 내 배터리 생산 수요 확대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거점으로 설립되었지만, EV 시장의 변동성으로 인해 자본 투입 속도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특히 지역 산업계의 주목을 끄는 부분은 포항 블루밸리에 조성 중인 인조흑연 음극재 생산공장의 투자 일정 조정이다.

포스코퓨처엠은 당초 올해 6월 30일 완공을 목표로 총 4612억 원을 투입해 연산 1만3000톤 규모의 인조흑연 설비를 구축을 계획했다.

그러나 전기차 시장의 흐름 변화에 따라 고객사와의 협의가 길어지면서 완공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일정 변경은 포항시가 역점적으로 추진 중인 배터리 소재 산업 클러스터 조성에도 일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포항은 국가산단 재편과 더불어 이차전지 관련 기업 유치에 힘써 왔으며, 포스코퓨처엠의 음극재 공장은 그 상징적 핵심 시설로 여겨져 왔다.

포스코퓨처엠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를 ‘EV 캐즘 극복 원년’으로 보고 중장기 성장 전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2026년부터 본격적인 실적 회복에 나서며 2027년까지 8조3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한편, 포스코퓨처엠은 최근 1조1,000억 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대주주인 포스코홀딩스는 5256억 원을 부담하며 자회사에 대한 전략적 지원에 나선다.

회사는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이차전지 시장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유동성 확보가 필수라고 판단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의 투자 조정은 단기적인 조치이지만, 포항시와 이차전지 산업 생태계 전반에 신중한 전략 조율이 필요한 시점임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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