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지난 26일 에코프로의 무보증사채 및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각각 기존 ‘A-(부정적)’, ‘A2-’에서 ‘BBB+(안정적)’, ‘A3+’로 낮췄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비엠 역시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이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신용등급 강등 배경에는 업황 둔화와 가격 하락으로 인한 매출 급감, 수익성 악화, 과중한 투자로 인한 차입금 증가 등이 있다.
특히 에코프로는 2024년 매출이 전년 대비 56.9% 급감한 3조1279억원을 기록했고, 핵심 자회사인 에코프로비엠도 59.9% 감소한 2조7668억원에 머물렀다.
수익성 악화는 포항지역 첨단산업 전반에 불안감을 안기고 있다. 포항은 에코프로 그룹의 생산기지와 연구개발 거점이 밀집한 지역으로, 기업의 경영 상황이 지역 고용과 투자에 직결되기 때문이다.
최근 에코프로가 추진해온 포항 영일만산단 내 신공장 증설 및 양극재 연구개발 센터 확장 등도 속도 조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기평은 “양사의 현금흐름이 저조하고 차입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에코프로비엠의 순차입금은 2025년 3월 말 기준 1조6984억원으로 확대됐으며, 차입금 의존도는 44.9%까지 치솟았다.
에코프로의 경우도 2022년 말 1조2349억원이던 순차입금이 2025년 3월엔 2조6864억원으로 두 배 이상 불어났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단기적인 수익성 저하를 극복하기 위해 생산 효율화와 원가 절감을 추진하고 있으며, 필요 시 자본 확충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분간 신용등급 회복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기평은 “리튬 가격이 고점이던 2021~2023년과 달리 향후엔 판가 회복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양사의 영업현금흐름과 잉여현금흐름이 당분간 적자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지역 산업계에서는 포항의 이차전지 특화단지 조성, 관련 연구기관 유치, 기술인력 확보 등에 있어 전략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신용등급 하락이 향후 프로젝트 파이낸싱이나 공공 지원 연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포항시 경제계는 “지역의 주력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만큼 행정·재정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시기”라며 “기업과 긴밀히 소통하며 대응방안을 마련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강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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