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공급 다변화 요구가 커지면서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생산과 핵심 소재 내재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2018년 중국 저장성 퉁샹시에 화유코발트와 함께 양극재 생산법인인 절강포화와 전구체 생산법인인 절강화포를 설립했다.
당시 중국 내 원재료 수급과 현지 시장 접근성을 고려해 각각 연 5,000톤 규모로 출발했으며, 2021년에는 총 2,810억 원을 투입해 3만 톤 규모 증설을 추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비(非)중국산 공급망 선호 현상이 확산되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포스코퓨처엠 엄기천 대표는 지난 3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비중국 공급망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히며, 그룹 차원의 공급망 다변화를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합작사 설립 당시 연계됐던 구미 공장도 올해 상반기 미래첨단소재에 매각되며 사실상 구조조정 수순에 들어갔다.
해당 공장은 생산 효율성이 낮고, 주력 제품인 하이니켈 양극재 생산이 이뤄지지 않아 전략적 가치가 낮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과의 추가 협력 계획도 철회됐다. 지난해 9월 발표됐던 포항 블루밸리산단 내 1조2,000억 원 규모 전구체 공장 투자 계획은 무산됐으며, 중국 CNGR과 추진 중이던 전구체 합작법인 설립도 내년 1월로 지분 취득 시점이 연기됐다. 사실상 중국 관련 신규 투자 계획은 모두 보류된 상태다.
대신 포스코퓨처엠은 국내 생산능력 확대와 소재 국산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달 초 광양에 연산 4만5,000톤 규모 전구체 공장을 준공했으며, 이 공장에서 생산된 전구체는 LG에너지솔루션과 GM 합작사 얼티엄셀즈에 공급될 예정이다. 2025년 1분기 기준, 얼티엄셀즈는 포스코퓨처엠 에너지소재 매출의 22.2%를 차지하는 최대 고객사다.
음극재 원료 국산화도 본격화된다. 지금까지 중국산에 전량 의존해온 구형흑연을 새만금 국가산단에서 2027년부터 자체 생산할 계획이다.
아울러, 중국의 리튬인산철(LFP) 기술을 대체할 리튬망간리치(LMR) 양극재는 시범 생산을 마쳤으며, 연내 양산 기술 확보에 나선다.
포스코퓨처엠이 최근 공시한 1조1,069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에서도 중국 관련 투자는 제외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향후 투자 방향이 국내 중심의 소재 내재화와 공급망 독립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시사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중국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상황에서, 포스코퓨처엠의 탈중국 행보는 글로벌 시장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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