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 40.9%…2013년 이후 최고치 기록

▲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입니다. ⓒ영남경제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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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의 재무구조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전체 기업 중 40% 이상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소 비제조업체를 중심으로 수익성 악화가 뚜렷해지며 ‘한계기업’ 문제에 대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11일 발표한 ‘2024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외부감사 대상 비금융 영리법인 3만4167개 중 이자보상비율(CR)이 100% 미만인 기업 비중은 40.9%로 전년(39.0%)보다 1.9%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이자보상비율은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얼마나 충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 비율이 100%를 밑돌면, 기업은 벌어들인 이익으로 대출 이자를 모두 갚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영업적자로 인해 이 비율이 0% 이하인 기업은 전체의 28.3%로, 이 역시 전년(27.0%) 대비 상승했다.

반면 전체 기업의 평균 이자보상비율은 298.9%로, 전년(221.1%)보다 오히려 상승했다. 이는 대기업과 일부 제조업체가 실적 개선을 보인 데 따른 것으로, 기업 간 수익성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보였다. 전체 기업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4.2% 증가했고, 제조업은 5.2%, 비제조업은 3.0% 각각 성장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 매출이 증가했지만, 중소기업의 증가율은 3.2%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대기업 중심으로 뚜렷한 개선세가 나타났다.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3.6%에서 5.6%로, 세전순이익률은 4.8%에서 5.7%로 상승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영업이익률이 4.8%에서 4.6%로, 세전순이익률은 3.4%에서 3.0%로 오히려 감소했다.

이처럼 전체 수치는 개선된 듯 보이지만, 중소기업과 비제조업 분야는 여전히 수익성 하락과 재무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도소매업·부동산업 등 경기 민감 업종의 수익성 저하가 뚜렷해지면서, 고금리·고물가 환경 속에서 취약 기업의 위기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정영호 한국은행 기업통계팀장은 “중소기업, 특히 비제조업체의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금리 고착화 상황에서 이들 기업의 재무 스트레스는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들의 평균 부채비율은 101.9%로 전년(102.0%) 대비 소폭 하락했고, 차입금 의존도는 28.3%로 0.4%포인트 줄었다.

하지만 이는 양호한 대기업 중심의 흐름으로, 중소기업의 건전성은 별도 관리가 필요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금융권이 중소기업의 구조조정 및 회생지원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기업들이 금리변동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금융, 신용보증 확대 등 실질적 유동성 지원책 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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